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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숨을 고르고 이마를 만져보니 땀으로 가득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등과 손바닥, 온몸이 땀범벅이었다.

악몽을 꿨나? 하지만 꿈에서 봤던 그 언덕은 마을의 언덕이 분명했다.

그리고 꿈속에서 봤던 광경은...

임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창문 밖을 바라보니 따스한 햇볕이 그녀의 방을 내리쬐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벌써 11시가 다 되었고 그녀는 며칠 만에 푹 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 침대 머리맡을 보자 거기에는 강지혁이 남기고 간 메모가 있었다. 그는 오늘 밀린 회사 업무를 처리하느라 일찍 출근했고 저녁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이 저녁 먹으러 들어오겠다고 한다.

그가 남긴 메모에 임유진은 아까의 불안이 조금 가셔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기지개를 한번 켜더니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 따뜻한 물줄기가 그녀의 몸을 타고 흘러내렸고 임유진은 문득 자신의 왼손을 바라보면서 조금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 손은 아까 꿈속에서 그 남자아이의 손을 꽉 잡고 있던 손이다.

현수... 현수...

그녀가 아는 사람 중에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은 강현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까 꿈에서 봤던 그 광경은 전에 꿨던 꿈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그 꿈에서도 역시 두 아이는 나쁜 사람에게서 도망치는 중이었고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를 데리고 산속에서 도망 다녔다.

그때는 강현수가 이상한 말을 하는 바람에 그런 꿈을 꿨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왜지? 그리고 왜 이렇게 익숙한 느낌이 드는 거지?

그녀는 꿈속 남자아이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았지만 꿈에서 겪은 일이 마치 자신이 직접 겪은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임유진은 그런 경험을 한 기억이 없다.

만약 이런 꿈을 꾸는 게 저번에 강현수가 했던 말 때문이라면 오늘 꿈은 뭐지? 강현수가 오늘 꿨던 꿈 얘기는 해준 적이 없는데?

그리고 이상한 건 만약 정말 실제로 겪은 일이 맞다고 해도 그건 배여진과 강현수 사이의 일이어야 하는데 왜 임유진은 자꾸 그 꿈속 여자아이가 자신이라는 생각이 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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