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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남자는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누군가에 의해 바닥에 꼴사납게 널브러졌다.

"실수, 발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바람에."

실수라고 하기에는 강지혁의 왼쪽 발은 여전히 남자의 심장 쪽을 꾹 짓누르고 있다. 남자는 숨이 막히는 듯한 고통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끙끙 앓으며 신음을 냈다. 발버둥을 치려고도 해봤지만 마치 돌덩이에 깔리기라도 한 것처럼 꿈쩍할 수가 없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옆에서 구경만 하던 노씨 집안 삼촌들과 이모가 헐레벌떡 다가오더니 그에게 사정하기 시작했다.

"저... 아무리 그래도 여기는 장례식장인데 이럴 필요가 있을까요?"

"장례식에서 불상사라도 생기면 안 되잖아요."

"이 사람도 그냥 생각 없이 막 내뱉은 말일 거예요. 진심으로 받아들일 필요 없어요."

강지혁은 세 사람 쪽으로 고개를 돌린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랑해 마지않는 손녀가 이런 어디서 굴러먹다 온 건지도 모를 놈한테 비난이나 듣는 걸 할머니가 아신다면 엄청나게 속상해하지 않을까요? 내 말이 틀렸습니까?"

무표정한 얼굴에 이렇게까지 소름이 끼쳐본 적은 그들도 아마 처음일 것이다.

"그, 그럼요. 그렇고 말고요."

"이 인간 그때 유진이가 프러포즈 좀 거절했다고 속 좁게 이러는 게 틀림없어요. 남자가 돼서는, 쯧쯧."

"이런 인간은 장례식에 올 자격도 없는 사람이에요. 우리 유진이가 어떤 앤데, 이런 막말을 듣고만 있게 해줘서는 안 되죠! 우리 엄마가 평소에 제일 좋아하는 사람도 바로 유진이었는걸요."

세 사람은 금세 태도를 돌변해서는 서둘러 임유진의 편을 서며 강지혁의 기분을 살폈다. 게다가 큰 삼촌은 경비원까지 불러 임유진에게 막말한 남자와 그의 가족들을 전부 다 빈소에서 쫓아내 버렸다.

그리고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본 조문객들은 입을 떡 벌리고 그저 벙쪄있었다.

감옥살이하고 나온 임유진을 당연히 노씨 집안의 천덕꾸러기라고 생각했던 그들은 이제까지 그녀에게 비난의 말을 서슴지 않았는데 그녀 뒤에 이런 무서운 남자친구 있었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아까 까불다가 경비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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