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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임유진은 고개를 돌려 영정사진 속 외할머니를 바라봤다. 이제는 정말 작별 인사를 고할 때가 왔고 그녀 역시 그걸 알고 있었기에 외할머니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엄마를 잃은 임유진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줬던 건 바로 외할머니의 사랑이었다. 그녀 덕에 임유진은 어린 시절 외롭고 쓸쓸하게 보내지 않아도 됐었고 엄마 다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다음 날 아침, 발인 후 임유진은 결국 외할머니의 화장 순간을 지켜보지 못하고 뛰쳐나왔다. 외할머니가 정말 그녀의 곁을 떠나버렸다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그런 그녀를 강지혁이 옆에서 지켜줬다.

"혁아, 할머니가 나만 버리고 가셨어."

임유진은 구석 쪽에 주저앉아 중얼거렸다.

"나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또 한 명 잃게 된 거야..."

강지혁은 임유진을 꽉 끌어안으며 말했다.

"나는 널 떠나지 않을 거야."

강지혁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응, 알아. 너는 날 떠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나도."

강지혁은 임유진의 불안한 마음을 끊임없이 달래줬고 그녀를 안심시켰다.

화장을 마친 후 임유진의 삼촌들과 이모는 외할머니를 노씨 집안 조상들의 묘지에 모셨다.

외할머니의 묘비 앞에서 노씨 집안 사람들은 예의를 갖춰 향을 피운 후 세 번의 목례를 하고 절을 한번 했다. 이건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방식대로 고인이 어른일 경우 하는 예절이다.

삼촌들과 이모 그리고 배여진이 먼저 인사를 하고 임유진이 마지막으로 절을 한 후 몸을 일으켰다. 그때 어느샌가 옆으로 다가온 강지혁이 아무 말도 없이 그녀와 똑같은 방식으로 향을 피우고 묘비를 향해 목례를 한 후 그들의 방식을 따라 절을 했다.

강지혁이 무릎을 꿇고 절을 하자 노씨 집안 사람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강씨 집안 성묘를 제외하고 그가 이렇게 무릎을 꿇을 일이 과연 또 있기나 할까?

그의 이런 행동은 임유진을 향한 사랑이고 그녀의 외할머니를 향한 존중이다.

배여진은 강지혁의 모습에 눈을 반짝이더니 언젠가는 자신도 강현수를 저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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