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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유리창 너머에는 메인 홀이 보였고 거기에는 가수들이 노래하며 춤추고 있었다.

시끄러운 홀과는 달리 룸 안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강현수는 마치 다른 세상 같은 메인 홀을 바라보며 조용히 차를 음미했다.

그때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고 구두 소리가 룸에 울려 퍼졌다.

강현수는 고개를 돌려 들어온 사람을 향해 물었다.

"왔어? 너도 한 잔 줄까?"

"됐어."

강지혁은 강현수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용건만 간단히 하고 갈 거야."

그에 강현수가 눈썹을 치켜세웠다.

"용건이 뭔데?"

"네가 임유라 그 여자와 헤어지든 말든 그건 내 알 바 아니지만, 유진이 끌어들이지 마. 나도 참는 데 한계가 있어."

강지혁의 경고 섞인 말에 강현수의 눈빛이 변했다.

"무슨 뜻이야?"

"오늘 임유라 부모가 유진이를 찾아와서 행패 부렸어. 네가 그 여자와 헤어진 게 유진이 때문이라고."

강지혁이 말을 이었다.

"그래서, 임유라 부모가 이런 짓을 벌이도록 원인 제공 한 사람이 임유라 그 여자야 아니면 너야?"

강현수가 손에 든 찻잔을 돌리자 차향이 열기를 따라 룸 전체에 퍼졌다.

"지금 그게 중요해?"

"내가 이렇게 널 찾아온 거 보면 중요하지 않겠어?"

강지혁이 말했다.

강현수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는 강지혁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강지혁의 목소리가 적막을 깨고 또다시 울려 퍼졌다.

"그 여자하고 헤어진 게 유진이와 어떤 연관이라도 있는 거야?"

그 질문에 강현수의 손이 움찔했고 강지혁은 그 미세한 움직임을 곧바로 알아챘다.

강지혁의 눈동자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고 룸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한참이 지난 후 강현수가 천천히 시선을 위로 올리더니 강지혁의 눈을 정확히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 내가 그렇다고 하면?"

그 말에 강지혁의 눈동자가 전례 없이 차가워졌다.

"죽고 싶어?"

"너한테는 유진 씨가 매우 소중한가 봐. 하지만 내가 만약 유진 씨를 가지려고 마음먹으면 그게 강지혁 너라고 해도 쉽게 막지 못할 거야."

강현수는 여전히 강지혁의 눈을 똑바로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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