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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임정호는 얼른 방미령을 부축하더니 임유진을 향해 호통쳤다.

"아무리 계모라도 상대는 어른이야. 버릇없게 굴지 말고 당장 사과해!"

임유진은 냉랭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예전에는 그의 인정을 받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임유라에게 주는 애정 반만이라도 받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고 그걸 깨닫는 순간 임유진은 마음을 닫아버렸다.

"내가 사과를 왜 하죠? 거의 죽일 듯이 달려드는 사람에게 가만히 얼굴을 대줘야 맞는 걸까요? 나뿐만 아니라 저 여자는 지금 내 어머니까지 모욕했어요. 그런데도 나한테 참으라고요? 엄마한테 미안한 짓을 한 장본인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요?"

임정호의 얼굴에 잠시 난감한 기색이 스쳤지만 방미령이 난리를 피우자 금방 표정을 바꿨다.

"이 사람이 널 좀 때리면 또 어떠니? 그리고 유라한테 네가 어떤 짓을 했는지는 왜 말 안 해? 너만 아니었으면 네 동생 헤어지지도 않았어."

그러자 임유진이 차갑게 웃었다.

"그렇게 싸고도는 임유라가 먼저 어떤 짓을 했는지 한번 제대로 물어보고 오세요."

"무슨 헛소리야? 네 동생이 무슨 짓을 저질렀을 리가 없잖아!"

임정호가 무서운 얼굴을 하며 말했다.

"쓸데없는 말 필요 없고 지금 당장 이 사람한테 사과해!"

방미령은 옆에서 동네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나 경찰 부를 거야. 너 이건 살인 미수야 알아?!"

임유진은 두 사람이 신경도 안 쓰인다는 듯 몸을 돌려 탁유미를 향해 말했다.

"미안해요, 언니. 저 때문에 장사에 영향이 가게 생겼네요."

"아니야."

탁유미는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손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비켜 달라고 부탁했다.

임정호는 자신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임유진을 보면서 자존심이 상했는지 바로 달려들어 손찌검하려고 했다.

그걸 알아챈 임유진이 재빨리 피하려고 할 때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를 뒤로 끌어당기더니 임정호를 그대로 발로 차 멀리 날려버렸다.

꼴사납게 날아간 임정호가 다시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이번에는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가볍게 그를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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