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28화

임유진은 머리를 끄덕이고 줄곧 침묵했다. 전에는 유미 언니가 홀로 아이를 키우는 모습에 분명 순탄치 못한 일을 겪었을 거로 여겼는데 이렇게까지 험난할 줄은 몰랐다.

한 여자가 제 아이 아빠로부터 지목을 받고 감옥에 갇히다니, 대체 누가 이런 타격을 감당할 수 있을까?

탁유미가 지금 식당을 운영하고 윤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왜? 탁유미 씨 때문에 속상해하는 거야?”

강지혁이 물었다.

“응, 유미 언니가 고생을 참 많이 했네.”

임유진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강지혁은 안쓰러워하는 그녀의 눈빛을 빤히 쳐다봤다. 그녀는 정말 탁유미를 안쓰러워하는 걸까?

한때 외할머니 때문에, 한지영 때문에 걱정하더니 지금 또 한 명 늘어났다. 강지혁의 마음속에 질투의 불씨가 활활 차올랐다.

그녀의 걱정이 사랑과 별개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여전히 참지 못하고 질투가 났다.

그녀의 감정을 너무 신경 써서 그런 거겠지. 너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지 않은 거겠지. 강지혁은 그녀가 온 신경을 자신에게 쏟아붓길 바랐다.

“그럼 누나는 날 위해서도 슬퍼해 줄 수 있어?”

강지혁이 불쑥 물었다.

임유진은 실소가 새어 나왔다.

“갑자기 뭘 이런 걸 다 물어?”

강지혁은 두 눈을 반짝였다.

“그냥 알고 싶어서. 해줄 수 있어, 없어?”

그는 한사코 그녀 입에서 대답을 듣고 싶었다.

“네게 만약 진짜 무슨 일 생겼다면 당연히 너 대신 속상하겠지. 몰라서 물어? 그러니까 넌 영원히 아무 일 없이 잔잔하게, 평온하게 살아.”

임유진은 이젠 그에게 무슨 일 생기면 어떻게 될지 감히 상상할 엄두가 안 났다.

한 사람을 사랑할수록 그 사람의 안위가 더 걱정되고 그래서 점점 겁쟁이가 되나 보다.

강지혁은 입꼬리를 씩 올리곤 그녀의 손을 잡아당겨 머리를 살짝 숙인 채 손등에 가볍게 키스했다.

“그럼 누나 소원대로 나 절대 아무 일 없을게.”

영롱하게 반짝이는 검은 눈동자가 그녀를 지그시 쳐다봤다. 임유진은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댔고 그의 눈빛 속에 빠져들어 갈 것만 같았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