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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황주엽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고 황인아도 살짝 화난 듯한 말투로 쏘아붙였다.

“이거 분명 임유진이 허세 부리려고 일부러 그런 거예요. 강지혁이 관심 가져주니까 틀 차리는 거잖아요...”

순간 황주엽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왠지 이번 일이 생각처럼 쉽게 끝날 것만 같지 않았다.

“아빠, 그 사람들 시간 없다고 했으니 우리도 이만 돌아가요.”

황인아가 입을 비죽거렸다.

이때 황주엽의 휴대폰이 울렸고 전화를 받은 그는 낯빛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황인아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빠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여 통화를 마치자 그녀는 재빨리 질문을 건넸다.

“왜 그래요 아빠?”

순간 황주엽이 손을 번쩍 들어 딸에게 가차 없이 싸대기를 날렸다.

“얼어 죽을 년! 너 때문에 우리 집안이 다 망하게 생겼잖아!”

세무 비리는 더이상 감출 수가 없게 됐다. 방금 그가 어렵게 인맥을 동원해 도움을 구했지만 이번 일은 끝까지 조사할 거라며 아무리 사정해도 방법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는 단순히 세금 추징과 과징금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 과징금 부과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게 되면 회사 자금줄이 끊기고 자금줄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 전체에 차질이 생긴다.

그때 가서 은행 대출로 잠시나마 회사를 안정시킬 수는 있지만... 어느 은행에서 그들에게 대출해줄까? 황주엽은 문득 좀 전에 강씨 일가의 집사가 한 말이 떠올랐다.

강지혁은 황씨 가문이 이 위기에 처할 것을 알고 있었을까? 혹은 또 강지혁이 바로 배후의 조력자인 건 아닐까? 좀 전에 도움을 청한 사람은 세무에 관련된 일은 보름 정도 시간을 줄 수 있다면서 보름 안에 사람을 찾아 일을 해결하면 모든 걸 만회할 여지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여지도 없다고 한다.

황주엽은 딸 황인아를 목 졸라 죽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계집애가 생각 없이 설쳐대더니 집안 전체를 죽음으로 몰아간 셈이다!

그 시각 강씨 저택에서 임유진은 밖에서 일어난 일들을 전혀 모른 채 거실 소파에 쪼그리고 앉아 새로 방영된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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