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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민준아, 나 잠깐 바람 좀 쐬고 싶어."

"그래, 같이 나가자."

진세령의 말에 소민준은 그녀를 데리고 베란다 쪽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가는 길에 둘만 들을 수 있게 작은 목소리고 그녀를 향해 말했다.

"넌 알고 있었지.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거라는 걸. 그래서 아까 내가 아무 말 못 하게 막았던 거고."

"저들이 자초한 일인데 내가 굳이 귀띔해줄 필요는 없지."

진세령이 옅게 웃었다.

"이렇게 되면 우리 두 가문을 제외한 다른 가문들도 강지혁의 눈 밖에 나게 될 거야. 아마 더 심할지도 모르지."

소민준은 진세령의 얼굴을 보고는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실망감과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는 마치 뭔가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이제부터 그는 눈앞에 있는 여자와 딱 붙어서 서로의 가문을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

한편, 멀지 않는 곳에서 모든 광경을 쳐다보는 사람이 또 한 명 있었다.

강현수는 차가운 얼굴로 싸우고 있는 여자 세 명을 보더니 손에 들린 와인잔을 단번에 마셔버렸다.

아까 세 명의 여자에 의해 임유진이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되어버린 걸 발견했을 때 강현수는 그녀를 위해 나서고 싶었다. 그래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어느샌가 강지혁이 그녀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제야 그는 또 쓸데없는 짓을 하려고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임유진은 강지혁이 알아서 지켜줄 것이기에 그가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또한, 임유진을 괴롭혔던 여자들도 강지혁이 어련히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강현수는 일전 강지혁에게서 임유진을 뺏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했었다.

그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더니 멍청하게 굴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 조소했다.

임유라는 옆에서 그런 그를 바라보다 자기도 모르게 ‘현수 씨...’라고 불렀다. 그녀는 강현수가 점점 더 멀어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애초에 가까웠던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만 가죠."

강현수는 임유라를 향해 한마디 내뱉더니 곧바로 몸을 돌려 연회장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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