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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심지어 강현수는 지금 당장 손을 풀지 않으면 강지혁이 자신의 손을 그대로 끊어버릴 것 같은 예감도 들었다.

여자 하나 때문에 강지혁과 척을 질 필요는 없다. 어차피 임유진은 그가 찾고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이건 이미 전부터 납득한 일 아니었나?

강현수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더니 임유진을 붙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풀었다.

"미안해요. 내가 실례한 것 같네요. 유진 씨가 제가 아는 고인과 너무 닮아서 저도 모르게 그만."

강현수가 예의를 갖춰 사과했다.

"내 여자친구는 네가 아는 고인이 아니니까 앞으로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

강지혁은 차갑게 경고하더니 임유진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떴다.

강현수는 멀어져 가는 임유진의 뒷모습을 보며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편 임유라는 지금 손으로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니라고? 아니, 아마 임유진이 맞을 거야.’

만약 강현수가 방금 말한 고인이 화실에 걸려 있는 그림 속 여자를 지칭하는 거라면 임유진과 그 어린 소녀가 동일인물이라고 임유라는 거의 확신할 수 있다.

임유진이 입었던 치마와 여자아이의 얼굴 그리고 강현수가 아끼는 은팔찌까지, 이 모든 것이 다 임유진을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임유라는 이 비밀은 무덤까지 묻어줄 생각이다.

"현수 씨, 아까 저한테 프로듀서분들 소개해 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임유라는 태연한 표정으로 강현수에게 말을 걸었다.

강현수는 임유라를 힐끗 보더니 아련한 눈빛을 거두고 곧 다시 원래의 그의 모습으로 돌아와서는 옅게 웃었다.

"저쪽으로 가죠."

그러고는 임유라를 데리고 프로듀서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임유라는 강현수의 팔짱을 끼고 있는 지금도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강현수의 여자친구는 자신이고 그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도 자신인데 마치 어떻게 해도 넘어가지 못하는 선이 존재하듯 그와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다.

‘기필코 강현수를 내 남자로 만들어서 누구보다 잘 살 거야!’

...

강지혁은 임유진을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갔다.

"피곤할 텐데 여기 앉아."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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