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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임유라는 이런 느낌을 오랜만에 받아봤다. 임유진이 강지혁과 함께 있을 때도 그녀는 자신이 임유진보다 못하다는 느낌은 받은 적이 없었다. 자신은 강현수가 인정한 여자친구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자기도 모르게 임유진을 자꾸 의식하게 되고 자신이 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현수는 넋을 놓고 바라보다 임유라의 부름에 곧장 정신을 차리고는 임유진에게 인사를 건넸다.

"또 만났네요."

"네, 안녕하세요."

임유진도 그를 향해 짧게 인사했다.

강현수는 이번에 시선을 돌려 강지혁을 바라봤다.

"네가 이번 연회에 참가할 줄은 몰랐네."

"여자친구 데리고 눈도장 찍으러 왔어. 앞으로 자주 봐야 할 테니까."

강지혁이 담담하게 내뱉은 말에 임유라는 속으로 상당히 놀랐다.

‘임유진을 자주 봐야 한다고? 설마... 강지혁이 지금 임유진과 결혼할 수도 있다는 소리야?’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임유라는 또 질투심이 피어올랐지만, 겉으로는 티 내지 않고 웃는 얼굴로 임유진에게 말을 걸었다.

"언니, 오랜만이야. 그러고 보니 언니한테는 사과부터 해야겠네. 무덤 옮긴 일 말이야, 엄마와 아빠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전화로 얘기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탓에 뭔가 오해가 생긴 것 같아. 아빠도 요즘 언니 보고 싶다고 하셔. 그러니까 언니, 시간 되면 아빠 보러 집으로 좀 와."

임유라는 마치 이 모든 것이 정말 오해였던 것처럼 얘기했다.

그에 임유진은 피식 웃더니 곧 웃음을 지우고 말했다.

"사과는 됐어. 어차피 그 일은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잖아. 그런데 네가 왜 사과를 해."

감정이 하나도 섞여 있지 않은 듯한 말투에 임유라는 말문이 막힌 채 그저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강현수는 임유라를 힐끗 바라봤다. 그는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몰랐지만, 썩 좋은 얘기는 아니라는 건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피곤하지? 저쪽으로 가서 좀 쉴까?"

강지혁이 임유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

임유진은 예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 웃음에 강현수는 갑자기 심장이 저릿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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