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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알았어요... 유진 씨한테 아무 말 안 할게요.”

탁유미는 잠시 머뭇거렸다.

“비록 지금 유진 씨가 강지혁 씨 여자친구란 걸 알게 됐지만 저는 애초에 유진 씨를 이용할 마음 같은 건 없었어요. 앞으로도 당연히 없을 거고요. 유진 씨를 채용한 이유는 저처럼 감방 생활도 했고 측은지심이 들어서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었어요.”

강지혁의 눈가에 스친 싸늘함이 조금은 가셨다.

“유미 씨랑 이경빈 씨 사이의 일은 간섭하지 않을게요. 저는 그저 유진이가 이곳에서 시름 놓고 일하기만 바랄 뿐이에요. 유진이한테 무슨 일 생기면 언제든지 저한테 연락 주세요.”

말을 마친 강지혁은 자신의 전화번호를 탁유미에게 알려줬다.

탁유미는 냉큼 받아적었다. S 시에서 강지혁의 번호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탁유미는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의 번호를 얻게 됐다.

강지혁은 그녀와 이경빈의 일을 간섭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녀의 행방도 이경빈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뜻이겠지.

탁유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지혁은 줄곧 가게에 있었고 임유진과 함께 가게에서 저녁까지 먹었다.

하루일과를 마친 후 식당 동료들은 임유진에게 기가 막힐 정도로 잘생긴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다 알게 됐다.

동료들은 강지혁의 정체를 미처 몰랐다. 임유진이 그들 앞에서 ‘혁아’라고만 불렀으니까.

동료들은 임유진이 돈 많은 남자친구를 만나서 부잣집 사모님이 될 운명이라고 장난치듯 수다를 떨었다.

이에 임유진은 담담하게 웃을 뿐이었다.

만약 동료들이 그가 강지혁이란 걸 알게 돼도 계속 농담할 수 있을까? 아니면 임유진과 강지혁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어 버릴까?

강지혁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임유진에게 말했다.

“누나네 가게 사장님 참 괜찮은 분이야.”

“맞아, 유미 언니는 참 좋은 분이야.”

임유진도 대답하다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

“아참, 내일 윤이 수술 날이라 유미 언니랑 언니네 어머님이 병원 가서 윤이 병간호해야 해. 그럼 며칠 동안 가게 문 닫을 거라 나 출근 안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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