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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그래?"

백연신은 시선을 피하는 그녀의 볼이 희미하게 붉어진 것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때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고 두 사람은 천천히 백연신이 차를 주차해 둔 곳까지 걸어갔다.

한지영은 한시라도 빨리 백연신을 보내고 싶었는지 주차장에 다다르자 얼른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럼 잘 가요."

한지영이 뒤도 안 돌아보고 다시 집으로 가려고 몸을 돌리자 백연신이 한발 빨리 한지영의 팔을 낚아채 그녀를 자신의 품에 끌어안았다.

"아!"

한지영은 그의 가슴께에 코를 부딪치고 많이 아픈지 소리까지 냈다. 이런 식으로 갑자기 부딪힌 게 이번 한 번이 아니었지만, 매번 적응되지 않았다.

백연신은 허리를 숙여 입술을 그녀의 귓가로 가져가더니 나지막이 속삭였다.

"아까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비밀로 해주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준다고 약속했었지?"

"뭐... 뭐 해줄까요?"

한지영은 침을 한번 삼키며 당황한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나한테 키스해. 그리고 내가 제일 좋다고 말해."

백연신의 요구에 한지영이 눈을 깜빡이며 재차 물었다.

"여기서요?"

"응, 여기서."

지금은 8시도 채 안 된 시간이었기에 아파트 단지를 걸어 다니고 있는 주민들이 꽤 많이 있었다. 두 사람이 있는 주차장에는 그나마 사람들이 적은 편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아무도 없는 건 아니었다.

한지영은 입술을 깨물고는 물었다.

"장소만 좀 바꾸면 안 될까요?"

"왜? 내가 창피해? 그래서 그래?"

백연신이 눈썹까지 치켜들며 물었다.

"그게 아니라, 이런 곳에서 하다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뒤에서 수군거릴 게 뻔한데."

"뭐가 문제지?"

백연신이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는 지금 애인 사이 아닌가? 커플이 키스하는 건 당연한 거야. 마음대로 수군대라고 해."

‘하지만 우리는 얼마 안 가 곧 헤어질 거잖아요!’

한지영은 다행히 속으로만 내뱉었다. 이런 ‘끝’은 서로가 알고 있음에도 굳이 꺼내지 않는 것이 예의이니까. 한지영은 백연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달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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