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66화

정장 차림에 가죽 구두, 거기에 만화를 막 찢고 나온 것 같은 얼굴까지, 이런 사람을 갑자기 남자친구라고 소개하면 그 누가 믿을 수 있을까.

한지영은 하늘을 바라보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요 며칠 일어난 일들을 회상하며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일의 시작이 된 그 맞선. 한지영은 그날 선 자리를 그렇게 망쳐버린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보니 한지영의 엄마가 노발대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왜 남자친구가 있는데 자기한테 얘기를 안 하냐고, 그것 때문에 자기가 어떤 말을 들었는지 아느냐고. 그러고는 집요하게 남자친구가 누군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에 한지영은 마침 근처에 있던 친구가 자신의 사정을 듣고 일부러 남자친구인 척 도와줬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고는 어느 친구냐는 질문에 적당히 자신과 친한 남자애의 이름을 대고 다음 날 말을 맞추려고 했었다.

하지만 말을 맞추기도 전에 마침 백연신에게서 전화가 왔고 전화를 받지 않는 한지영이 이상했던 그녀의 엄마가 핸드폰을 낚아채 대신 전화를 받고는 백연신과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한지영과의 관계를 물었고 백연신은 당연하다는 듯, 이 한마디를 던졌다.

"어머님, 제가 바로 그 남자친구입니다."

그 한마디에 한지영네 집은 초토화가 됐고 한지영의 엄마는 언제 한번 시간 내서 집으로 오라고 쐐기를 박았다. 한지영이 필사적으로 핸드폰을 잡으려고 했지만, 한지영의 아빠가 그녀를 제지했고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엄마와 백연신이 통화하고 있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여차여차 통화를 끝낸 후 한지영은 엄마와 아빠한테 족히 2시간을 더 잡혀있었다.

"너는 애가 남자친구가 있으면 있다고 얘기를 하면 될 것을, 뭘 그렇게 꼭꼭 숨기고 그러니? 얼굴이 못생겼든 직장이 변변치 않든 가족들한테는 얘기는 했었어야지. 아니면 덜컥 애라도 생기고 나서야 얘기하려고 했어?!"

"..."

한지영은 맹세코 그런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백연신과는 감정 없는 연애를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