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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아뇨, 전혀요. 아드님이 아주 귀여운데요.”

임유진이 말했다.

“그런데 이 칼국수를 먹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칼국수를 아주 뚫어져라 쳐다보던데요.”

“진짜 먹으라고 주면 오히려 안 먹을 수도 있어요. 얘는 그냥 남들 따라 하는 걸 좋아해서 그래요.”

여자는 말하면서 남자아이 앞에서 두 손을 움직였다.

임유진은 당황했지만 이내 깨달았다. 여자는 수어를 하고 있었다.

“이 아이...”

임유진은 저도 모르게 말이 나왔다.

여자가 대답했다.

“듣질 못해요. 수어는 조금 할 줄 알아서 간단한 수어로 얘기하면 알아들을 수 있어요.”

여자는 말하면서 계속해 입으로 천천히 말했다.

“이모한테 사과해야지.”

그녀는 말하는 동시에 수어를 했다.

곧이어 임유진은 남자아이가 사과하듯 자신을 향해 허리를 숙이는 걸 보았다.

임유진은 참지 못하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렇게나 어린데 듣지 못하다니. 이 아이에게는 이 세상의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여자는 아이를 안고 떠났고 임유진은 계속해 칼국수를 먹었다. 그러나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칼국수를 다 먹고 가게를 떠나려는데, 임유진은 곁눈질로 가게 입구에 직원을 구한다는 글을 보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가게의 배달을 맡을 배달부를 찾는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임유진은 곧바로 몸을 돌리더니 계산대로 향하여 사장에게 물었다.

“혹시 배달부 필요하세요?”

“네.”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저 면접 볼 수 있을까요?”

임유진이 물었다.

사장은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아가씨가 배달부를 한다고요?”

“안 되나요?”

“아뇨. 젊어 보여서요. 이 나이대 여자들은 배달부처럼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하잖아요.”

사장이 말했다.

“저에겐 일자리가 있는 것만으로 다행인걸요. 전...”

임유진은 잠깐 망설이다가 솔직히 얘기했다.

“전 전과가 있어요. 교통사고로 사람을 숨지게 해서 일자리를 찾는 게 아주 어려워요. 가능하다면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어요.”

임유진이 전과가 있다고 했을 때 사장의 눈동자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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