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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사실 이 몇 벌의 갈아입은 옷도 그는 그녀가 안 가지고 갔으면 했다. 그러나 그녀가 말했다.

“이 옷들은 내가 평소에 자주 입는 편한 옷들이야.”

그러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에게 가지고 가라고 했다.

짐을 다 싸고 난 임유진이 짐가방을 들려고 하자 강지혁이 먼저 들며 말했다.

“내가 할게.”

두 사람은 오피스텔을 나왔고 임유진은 강지혁의 뒤를 따랐다.

때로 그녀는 그가 종잡을 수 없다고 느껴졌다. 어떨 땐 너무 온유해서 자신한테 정말 뭐든 걸 다 해 줄 수 있 것만 같았고 또 어떨 땐 자신을 지옥에 넣을 것만 같았다.

이번에 강 씨 저택으로 가면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더욱더 불분명해질 것이다.

도대체 언제쯤 진정으로 그와 아무런 사이도 아닌 상태가 될 수 있을까? 그가 그녀에게 질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걸까? 그녀는 물끄러미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의 목에 걸쳐진 목도리에 시선이 향했다.

그녀가 짠 목도리는 모두 낡은 털실을 사용했는데 그가 이런 유명 인사들이 모두 참가한 연회에서 그녀가 짠 목도리와 장갑을 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재밌는 것은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어떤 유명 디자이너의 솜씨인 건지, 수공형 복고형인지 등등을 추측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건 그냥 평범한 사람이 털실로 짠 목도리와 장갑일 뿐이라는 걸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가 전에 말한 바와 같이, 이 목도리와 장갑이 그에게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는 그가 알아서 결정할 것이다.

아파트 단지 밖에 도착했을 때, 임유진은 익숙한 검은색 승용차가 이미 앞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고이준은 차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강지혁의 곁으로 가서 강지혁의 손에 있는 짐가방을 받았다.

강지혁은 몸을 돌려 아직 그의 뒤에 몇 발자국 떨어진 임유진을 보고 입을 열었다.

“왜 그래, 가자.”

말하면서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머뭇거리며 발걸음을 옮겼지만 그의 손을 잡지는 않았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을 거두었다. 그녀가 몸을 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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