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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작가: 유진
임유진은 강지혁을 무서워해야 되지 않을까? 그는 그녀에게 고통을 아주 쉽게 줄 수 있는 남자이니까. 그는 말 한마디로 그녀를 쉽게 지옥에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왜 그가 그녀에게 다가갈 때마다, 그녀의 귓가에 숨을 내쉬었을 때마다, 그녀는 마치 통제력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았을까.

이 남자는 절대 그녀가 쉽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물론 그는 말끝마다 그녀를 누나라고 부르고 있지만, 결국 그녀는 단지 그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 바둑돌일 뿐이다. 그는 그저 심심할 때마다 그 바둑돌로 바둑을 두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때 강지혁은 고개를 숙이고 침대 옆 테이블에 있는 액자를 들고 사진 속의 사람을 살구 같은 눈동자로 지그시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의 얼굴에는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고요함과 아늑함이 있다.

그녀는 그가 이렇게 웃는 얼굴로 자신을 계속 바라본다면 그가 원하던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누나.”

강지혁은 가볍게 부르며 손가락으로 액자 속 사람의 입술을 만지작거렸고 그 사진 속 입술에 키스하고 싶은 생각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방금 그녀의 몸이 너무 경직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두려운 얼굴을 보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로 그녀에게 키스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는 것을 선택했다.

‘왜? 그녀가 놀랄까 봐?’

오늘 월세방에 있을 때 그는 이미 그녀를 한 번 놀라게 했기에 그녀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그는 가볍게 눈을 감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

임유진은 강 씨 저택에서 지내는 첫날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녀는 정말 잘 잤다. 만약 핸드폰 알람 소리가 울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계속 잠에 들어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많은 일이 일어난 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이미 기진맥진해 다른 일을 생각할 힘조차 없었으니까.

일어난 임유진이 핸드폰을 보니 시간은 새벽 5시였다.

그녀는 환경위생과에 6시 전에는 꼭 도착해야 했다.

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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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꼭 그렇게 말할 수도 없는 게 그녀의 정보만 아니었지 임유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L 시의 또 다른 ‘임유진’의 정보는 맞았기 때문이다.다만 그 ‘임유진’은 부모도 친인척도 없는 천애 고아였다.임유진은 당시 기억을 잃은 상태이기에 그 ‘임유진’의 모든 정보가 바로 그녀의 것이라고 하는 말을 아무런 의심 없이 믿었다.그도 그럴 게 ‘임유진’의 집에 있던 사진이나 옷이나 그 모든 것들이 전부 다 임유진의 것이었으니까.그래서 그녀는 ‘임유진’으로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를 아이를 키우며 그렇게 살고 있었다.하지만 분명히 아무것도 기억이 나는 게 없는데 아이의 아빠를 정말 많이 사랑했던 그런 느낌은 확실하게 들었다.게다가 아이도 여자아이 한 명이 다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 뒤로 계속해서 ‘임유진’의 신분으로 살아가다 그녀는 근 2년간 꿈속에서 웬 남자와 웃기도 하고 포옹도 하고 서로 달콤한 말도 속삭이는 광경이 자꾸 보이기 시작했다.임유진은 직감으로 그 남자가 바로 현이의 아빠라고 확신했다.하지만 얼굴이 줄곧 모호했기에 그녀는 어떤 얼굴이 자기 남편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길을 가다가 체격이 비슷하거나 얼굴 윤곽이 비슷한 남자만 보면 바로 달려가서 질문하고는 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찾을 리가 없었고 그녀는 번번이 실망만 했다.가끔 나쁜 마음을 먹고 다가오는 남자들도 있었지만 꿈 얘기를 물어보면 하나같이 대답을 하지 못했기에 금방 쳐낼 수 있었다.그러다 드디어 일주일 전의 꿈에서 남자의 얼굴이 점점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얼굴이 선명해 짐과 동시에 남자의 신분 역시 서서히 기억나기 시작했다.“강지혁!”그녀와 꿈에서 결혼하고 사랑을 속삭인 남자는 S 시에서 제일 유명한 강지혁이었다.기억을 잃은 채 라온시에서 살았어도 강지혁의 이름과 GH 그룹의 기사는 항상 메인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모를 수가 없었다.다만 강지혁은 매스컴에 얼굴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 정면 사진을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였다.지금 딸이 보고 있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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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예쁜 눈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히 이렇게도 예쁜 눈인데 그 눈동자 속에 담긴 감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아니, 감정이 담겨있지도 않는 것 같았다.강지혁은 아들의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강선율의 입에서 이런 헛소리가 나왔다는 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이런 얘기를 흘리고 있기 때문임이 틀림없었다.“아니.”강지혁이 단호한 얼굴로 답했다.“네, 알겠어요.”아이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그리고 이것으로 부자의 대화는 끝이었다.도우미가 강선율을 씻겨주기 위해 방으로 들어오자 강지혁은 발걸음을 옮겨 서재로 향했다.그는 한 서랍 앞에 멈춰서고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이내 천천히 서랍을 열었다.안에는 당시 강지혁과 임유진이 혼인 신고하고 갔을 때 포토 부스에서 찍었던 사진이 들어있었다.강지혁은 사진 속 여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청초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옅게 지은 미소는 온갖 짜증도 다 날려줄 만큼 온화하고 또 부드러웠다.다만 지금의 그에게는 그녀의 얼굴이 단지 편안하게만 다가올 뿐이지 심장이 뛸 만큼의 느낌은 전해져오지 않았다.게다가 깜짝 놀랄 만큼의 미모도 아니었기에 더더욱 무난하게만 느껴졌다.그런데 기억을 잃기 전의 그는 이토록 평범한 여자를 사랑까지 했고 심지어 이 여자와 결혼해 아이까지 나았다.사실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방식을 따랐으면 이름 있는 가문의 여자와 결혼을 했어야 했다. 이런 집안도 변변찮고 심지어 옥살이까지 하고 나온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매번 이렇게 사진을 볼 때면 강지혁의 머릿속으로 파편 같은 짤막한 기억들이 떠오르곤 한다. 하지만 파편 속 여자의 얼굴은 언제나 모호했다.고이준은 그 여자가 바로 임유진이고 강선율의 엄마라고 했다.강지혁은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작은 기억의 파편들과 고이준이 그에게 얘기해준 그가 잊은 것들을 조합해 당시 그와 임유진이 어떤 사이였는지 대충 파악은 했다.하지만 그저 파악만 했을 뿐 여전히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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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봐.”강지혁의 말에 선생님은 물건을 챙기고 방을 나갔다.그렇게 방안에는 오직 강지혁과 강선율 두 부자만 남게 되었다.강지혁은 천 피스는 족히 넘어 보이는 퍼즐을 하나하나 묵묵히 맞춰나가는 아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이렇게 큰 퍼즐은 어른이라도 최소 열흘을 있어야 맞출 수 있다. 그런데 강선율을 마치 생각을 하지 않고도 아는 것처럼 퍼즐을 놓고 맞추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다.다만 강지혁은 거의 다 완성되어 가는 퍼즐을 보고 잠깐 흠칫했다.퍼즐의 그림이 두 명의 남자아이와 한 명의 여자아이가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이었기 때문이다.혹시 동생들이 보고 싶어서 이 퍼즐을 고른 걸까?강지혁은 당시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후 고이준에게서 그에게는 임유진이라는 아내가 있고 그녀의 뱃속에 세쌍둥이가 들어있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임유진이 절벽에서 떨어진 바람에 안타깝게도 세쌍둥이 중 오직 한 명만 살아남았다는 것도 들었다.그 뒤로 몇 년이 지나고 아이가 말을 할 수 있게 됐을 무렵, 강선율은 세쌍둥이 얘기를 어디서 들은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자신에게는 남동생과 여동생이 있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강지혁은 이에 아들에게 물었다.“그런데 왜 남동생 한 명과 여동생 한 명이라고 하는 거지? 두 동생 모두 남동생일 수도 있고 여동생 두 명일 수도 있잖아.”“이유는 없어요.”아이는 강지혁의 의문에 이렇게만 대답해주었다.꼭 남동생 한 명과 여동생 한 명인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강지혁은 강선율의 옆에 앉아 아이가 퍼즐을 완성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다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남동생이 필요하면 아빠가 남동생도 입양해 올게.”애초에 소안나를 입양한 건 강선율이 길에서 괴롭힘당하고 있는 소씨 모녀를 보고 갑자기 여동생이 갖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강지혁은 아들의 한마디에 바로 사람을 시켜 소씨 모녀를 데려왔다. 그러고는 소민아에게 만약 딸을 양녀로 삼게 해주면 앞으로 소안나가 성인이 될 때까지에 필요한 모든 금전적인 지원을 다 해주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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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소민아는 어떻게든 그 전에 강지혁의 마음을 잡아야만 했다.소민아는 남자들을 꼬실 때 쓰던 청순한 미소를 지으며 강지혁을 맞이했다. 그녀는 원체 얼굴도 예쁘고 또 몸매도 좋았다.만약 예쁜 얼굴이 아니었으면 애초에 돈 많은 남자의 시선을 끌지도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시선을 끈 것까지는 좋았지만 혼전임신으로 부잣집에 시집가려 했던 그녀의 계획은 이루어지지 못했다.남자 쪽 집안에서 그녀의 배가 잔뜩 불러있는데도 그녀에게 그 어떤 기회도 주지 않았으니까.소민아는 당시 아이를 이미 밴 상태였기에 자신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반드시 돌아봐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어코 아이까지 낳았다.하지만 그럼에도 남자 쪽 집안은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고 그녀의 딸까지도 모른 척했다.“회장님, 오셨어요? 안나가 회장님 보고 싶다고 계속 졸라서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왔어요. 얘도 참, 나한테는 안 이러면서 회장님은 엄청 좋아한다니까요.”소민아가 말했다.그리고 소민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안나가 강지혁에게 안기려는 듯 활짝 웃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지나치게 쌀쌀맞은 강지혁의 눈빛에 소안나는 결국 겁을 먹고 중간에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그러고는 조금 눈치 보는 말투로 얘기했다.“아빠, 보고 싶었어요...”강지혁은 소씨 모녀를 한번 훑더니 별다른 감정이 섞이지 않은 말투로 한마디 했다.“늦었으니 이만 가봐.”“하지만... 안나는 아빠랑 여기서 같이 자고 싶어요... 그래도 돼요?”소안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민아가 가르쳐줬던 그대로 얘기했다.소민아는 아이에게 반드시 양부인 강지혁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하며 그를 진짜 아빠로 만들어야만 앞으로도 이렇게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예쁜 옷도 입으며 마치 공주님처럼 살 수 있다고 했다.아이는 그녀의 말을 이해하기는 했지만 어떻게 해야 그를 진짜 아빠로 만들 수 있을지 몰랐다. 그래서 일단은 소민아가 시키는 건 뭐든 하기로 했다.아이는 공주가 되고 싶었고 그 누구에게도 무시당하고 싶지 않았으니까.강지혁은 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10화

    아마 지금의 강지혁이 유일하게 신경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그의 아들인 강선율일 것이다.물론 겉으로는 그런 모습이 전혀 드러나지 않지만 말이다.고이준은 두 부자지간의 평소 모습을 떠올리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만약 임유진이 살아있었다면, 만약 강지혁이 그녀를 향한 감정을 잊어버리지 않았다면 강지혁은 아마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표현도 하며 더 많이 사랑해줬을 것이다. 보통의 아버지들처럼 그렇게 아들과 친밀한 사이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찬 바람이 쌩쌩 부는 듯한 분위기가 아니라 말이다.하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고 강지혁은 임유진을 잊어버린 대가로 살 수 있게 됐으니 여러모로 다행인 결과였다.“회장님은 사모님을... 정말 많이 사랑하셨습니다.”고이준이 답했다.“내가?”강지혁이 코웃음을 쳤다. 주위에서 임유진과 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그는 마치 책이라도 읽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분명히 자기 얘기인데도 전혀 다가오는 바가 없었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만약 내가 정말 그 여자를 그토록 사랑했다면 이렇게도 쉽게 잊어버리지 않았겠지. 그런데 난 그 여자와의 모든 기억을 다 잊었어. 그렇다는 건 내 기억에 남을 만한 여자는 아니었다는 소리야.”강지혁이 차갑게 말했다.고이준은 그 말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그의 기억이 사라진 게 김재호 때문이라는 걸 그는 말할 수 없었다.기억을 잃은 것으로 그때의 감정을 다 지울 수 있게 됐는데 만약 다시 기억이라도 났다가는 강지혁이 또다시 무너질 테니까.차량이 강씨 저택에 멈춰서고 강지혁이 차 안에서 내렸다.그리고 집사는 그런 강지혁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을 건넸다.“소안나 아가씨와 소민아 씨가 와 계십니다.”집사가 말한 소안나가 바로 강지혁이 입양한 딸이었다. 그런데 입양이라고는 하나 생모가 살아있어 합법적인 입양절차는 밟지 못했다. 그러나 강씨 가문은 대외적으로 소안나를 입양했다고 얘기했기에 사람들은 입양절차 같은 것이 없어도 그녀가 강씨 저택에 양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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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지혁, 너...!”강현수가 뭐라 말하려는데 이한이 다급하게 달려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지혁아, 신경 쓰지 마. 현수 이놈이 아까 술을 좀 많이 마셔서 헛소리하는 것뿐이야.”이한은 말을 마친 후 얼른 강현수의 손을 잡으며 옆으로 잡아당겼다.하지만 그의 손에 끌려갈 강현수가 아니었다.“놔. 강지혁한테 확실하게 물어야 할 게 있으니까.”“현수야. 너 오랜만에 돌아온 거잖아. 안 그래도 너랑 가고 싶었던 곳이 있는데 지금 갈까? 기왕이면 다른 애들도 부르자, 어때?”이한이 필사적으로 화제를 바꾸며 강현수를 설득했다.그런데 그때 가만히 있던 강지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한아, 현수 놔줘. 나 때문에 일부러 왔다는데 궁금한 거 다 해결하게 하고 보내야지 않겠어?”이한은 그 말에 속으로 제발 싸움이 일어나지 않게 빌며 강현수의 손을 놓아주었다.강현수는 웃는 듯 마는듯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강지혁을 보며 눈앞에 있는 사람이 정말 강지혁이 맞나 싶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어쩌면 이런 느낌이 드는 게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 연락 한번 주고받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강현수는 지난 5년간 일부러 더 강지혁과 만나는 것을 피했고 그에게 먼저 연락도 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임유진의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한데 강지혁과 만나면 더 고통스러워질 게 뻔했으니까.“유진이를 아직도 사랑해?”강현수가 물었다.“아니. 안 사랑해.”시원하고도 명쾌한 대답이 강지혁의 입에서 흘러나왔다.“대답 들었으니 이제 만족해?”강현수는 그의 대답에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는 강지혁의 두 눈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정말 아무런 동요도 없었으니까.정말 더 이상 임유진을 사랑하지 않는다고?강현수는 좀처럼 이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강지혁한테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강지혁이 파티장에서 나오자 고이준이 예를 갖춰 차량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고이준은 오늘 처리해야 할 일 때문에 강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8화

    이한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하지만 되도록 강지혁 앞에서 유진 씨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더 이상 유진 씨에게 별다른 마음이 없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남들 입에서 유진 씨 이름이 나오는 걸 썩 좋아하는 눈치는 아닌 것 같았으니까.”“강지혁이 정말 유진이를 잊었다고...?”강현수의 표정이 완전히 일그러졌다.“그럼 뭐 이미 죽은 사람을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까? 현수야, 고작 여자 하나가 곁에서 사라진 것뿐이잖아. 물론 강지혁의 아들까지 낳은 여자는 흔하지 하지만...”이한은 강지혁의 아들을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이는 이제 고작 5살밖에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강지혁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그런지 머리는 지나치게 똑똑하고 또 또래 아이들답지 않게 냉랭한 구석이 있었다.실제로 이한은 강지혁의 아들과 한번 만났다가 뼈도 못 추리고 벙찐 얼굴로 5살짜리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어야만 했다.그리고 그날 그는 그 꼬맹이가 제 아들이 아닌 것이 천만다행으로 느껴졌다. 만약 자신에게 그런 아들이 있었으면 아마 평생을 아들에게 잔뜩 눌린 채로 살았을 테니까.강지혁의 아들을 제압할 수 있는 건 강지혁뿐이었다.강현수는 이한의 말에 표정이 점점 급격히 어두워졌다.고작 여자 하나가 곁에서 사라진 것뿐이라고?그 여자 때문에 강지혁은 하마터면 미친놈이 될 뻔했는데 그렇게도 사랑했던 여자를 고작 5년도 안 돼서 잊어버렸다고?강현수는 와인을 한입에 마셔버리더니 이내 잔을 내려놓고 강지혁 쪽으로 걸어갔다.“야, 현수야!”이한이 뒤에서 강현수를 불렀다.‘저 녀석 설마 지혁이 앞에서 유진 씨 얘기를 꺼낼 생각인가? 설마... 저 녀석이야말로 아직도 유진 씨를 잊지 못한 거 아니야?!’이한은 즐거운 파티장에서 임유진 때문에 두 사람이 괜한 소란이 일으킬까 봐 얼른 강현수의 뒤를 따라갔다.실제로 두 사람은 임유진 때문에 하마터면 치고받고 싸울 뻔하기도 했으니까.강현수가 강지혁의 앞에 멈춰 서자 강지혁과 얘기를 나누던 남자가 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07화

    강지혁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또 이렇게 마치 임유진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울분과 속상함을 잔뜩 털어놓았다.그런 그를 보며 강현수는 하고 싶었던 말들을 결국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그 뒤로 강현수는 해외 시장을 넓히는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며 S 시를 떠났다. 사실 충분히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되는 일이었지만 그는 당시 S 시에 있는 게 숨이 막히고 또 너무 고통스러워 자신이 직접 가기로 했다.하지만 해외로 가서도 그는 여전히 임유진 생각밖에 머릿속에 없었다. 그는 당시 질투 때문에 그녀를 모른 척했던 자신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지속해서 죄책감에 시달렸다. 만약 그때 차에서 내려 그녀의 사정을 들어줬으면 그녀가 강지혁과 결혼할 일도 없었을 것이고 그녀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그리고 차라리 그때 임유진이 아무리 원치 않아도, 아무리 강지혁을 사랑한다며 버텨도 억지로라도 그녀를 데리고 갔어야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렇게 했으면 임유진은 꽤 오랜 시간 그를 미워했을 테지만 적어도 이 세상과 완전히 작별하지는 않았을 테니까.강현수가 시선을 내리며 조금 어두운 얼굴로 과거를 회상하던 그때 익숙한 누군가가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강현수의 바로 옆으로 다가온 남자는 다름 아닌 그와 강지혁의 오랜 친구인 이한이었다.이한은 조금 의외라는 얼굴로 강현수를 바라보았다.“언제 돌아온 거야?”“며칠 전에.”강현수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답했다.“돌아왔으면 왔다고 얘기를 해줬어야지. 오늘 파티에 참석 안 했으면 너 왔는지도 몰랐을 거 아니야.”이한이 불만인 듯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이제 알았잖아.”강현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더니 다시 시선을 돌려 강지혁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딸을 하나 입양했다고 하던데... 정말이야? 그리고 그 딸의 친모랑 꽤 사이가 가깝다지?”강현수는 줄곧 해외에만 있었지만 강지혁의 소식은 계속해서 듣고 있었다.그래서 강지혁이 2년 전에 웬 여자아이를 한 명 입양하고 그 아이의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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