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혁은 이한을 힐끗 본 후에 이한은 주위에 어떤 양집의 규수가 숨을 내쉬며 중얼거리는 소리로,“어머나, 흰 눈이 저렇게 예쁘게 뒤집다니!” 이렇게 말했다.“…….”이한은 순간 토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강지혁은 그저 눈만 뒤집었을 뿐인데, 저 상사병을 앓는 여자들이 감탄할 만한 가치가 있긴 한 걸까?’강지혁이 장갑을 벗었을 때, 이한은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한 것처럼 문득 강지혁의 손에서 장갑을 움켜쥐었다. “어? 이 장갑은 손으로 짠 것 같은데, 뜨개질 솜씨가 별로야.”이한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이 장갑을 평가했다.“그리고 이 털실은 아무리 봐도 낡은 털실 같은데, 이 장갑은 어느 매장에서 속아서 산 거 아니야? 이런 장갑을 너한테 팔다니?”“누가 샀다고 했어.” 강지혁은 담담하게 말했다.이한은 턱이 갑자기 땅에 떨어진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산 것이 아니라면 설마.’“설마 다른 사람이 짜서 너에게 선물로 준 건 아니겠지?”강지혁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표정은 부정하는 표정은 아니었다.이한은 머리가 좀 어지러웠다.‘정말 다른 사람이 준 거야? 강지혁의 성격으로는 이런 것을 아예 안 차고 다니잖아.’‘하지만 오늘 착용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공개된 자리에서 이런 걸 착용하다니.’‘도대체 누가 짠 거야?! 어떤 사람이 이렇게 뜨개질을…… 어, 어떻게 이렇게 별로인 목도리와 장갑을 낄 수 있는 거지?’이한의 머릿속에는 소문으로만 듣던 섣달그믐날 저녁에, 친구가 김문철을 버리고 S시 근처의 작은 마을로 달려가 구해낸 그 여인이 한순간에 스쳐 지나갔다.심지어 그 여자를 위해 현지 경찰서에까지 대동했었다.‘설마 그 여자인가?!’한창 생각하고 있을 때 강지혁은 이미 이한을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돌려줘.”“아!”이한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장갑을 강지혁에게 돌려주려 할 때 옆에서 소리 하나가 울렸다.“이 장갑은?” 이한은 먼저 제대로 말했다.“이것은 지혁이 오늘 낀 장갑인데, 아니면.”다만 그의 말이 아직
이한는 농담을 하고 있었지만 어차피 그는 친구가 여자 친구를 바꾸는 데는 이미 익숙해진 상태였다.만약 시간이 지나도 여자 친구를 바꾸지 않았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할 것만 같았다.다만 지금 사귀는 이 어린 아이돌은 헤어진다면 현수 곁에서 가장 짧은 시간을 보낸 여자 친구가 될 것으로 보였다.“응, 마음에 들었어.” 강현수는 장난처럼 말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강지혁의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이한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강지혁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주변 공기마저 얼어붙는 것 같았다.“아이고, 지혁, 너는 왜 그래? 표정이 이렇게 심각해졌어?”이한은 이유도 모른 채 그에게 물었다. 다만 분위기가 조금 이상한 것을 느꼈다.강지혁은 이한을 무시했고 검은 눈동자는 강현수를 쳐다봤다. 그러다 갑자기 입꼬리를 가볍게 치켜세웠다.“그 배우가, 설마 네 여자 친구의 누나는 아니겠지?”“그래, 공교롭게도 맞아.” 강현수이 말했다.강지혁의 입꼬리는 더욱 심하게 올라갔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그래, 정말 공교롭네.”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몸을 돌려 회의장 출구 방향으로 걸어갔다.이한은 알 수 없는 얼굴로 곁에 서 있는 강현수를 보았다.“지혁이는 갔어?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강현수는 강지혁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의 안색도 똑같이 굳어 있는 거 같았다.“너희들 방금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했지?”이한이 물었다. 방금 이 두 친구가 한 말을 분명히 한마디 한마디 다 알아들었지만 그는 알아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그들의 반응을 이해 못 할 수 있을까?“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일이 좀 있었어. 정말 우연한 일치야.” 강현수는 눈을 가리고 이렇게 말했다.‘그도 예전에 이한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지혁이 한 여자를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다만 지혁이 신경을 쓰는 그 여자가 임무진이라고는 생각 못했다.’임유진은 이때 배달 음식을 먹으면서 휴대전화를 켜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뒤져
바로 이때 그 사람이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그의 실루엣도 카메라 앵글에서 점점 더 선명해졌다. 임유진은 화면 속의 그 사람을 보자 미처 삼키지 못했던 밥이 하마터면 입에서 튀어나올 뻔했다. 강, 강지혁이다! 카메라 속의 강지혁은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꼿꼿한 몸매와 단정한 헤어 스타일은 마치 고귀한 도련님처럼 보였다. 그리고 유일하게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그가 목에 두른 목도리와 손에 착용한 장갑이었다. 그것은 전혀 양복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인플루언서의 생방송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이미 미친 듯이 열광하며 스크린을 댓글로 도배하기 시작했다. [저 사람은 누구야?][연예인은 아닌 것 같은데, 멋있다. 세상에, 나는 그의 양복바지 핏에 취할 것 같아.][세상에, 이 사람이 정말 연예인이 아니라고? 만약 그가 데뷔한다면 난 반드시 그의 열렬한 팬이 될 거야!] [빨리 가서 인터뷰 좀 해! 답답해 죽겠다고!] 부추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인루언서는 휴대폰 카메라를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우리 한번 인터뷰하러 가볼까요? 저분께서 저의 인터뷰에 응해줬으면 좋겠네요!” 그 사람을 향해 몇 걸음 나아갔을 뿐인데 핸드폰을 들고 촬영을 하던 촬영사는 그녀를 따라가지 않았다. 그러자 인플루언서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 “가요, 설마 지쳐서 걷지 못하는 건 아니죠?” “강, 강지혁입니다. 저 사람은 강지혁이라고요.”핸드폰에서는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분명 핸드폰을 들고 촬영하던 사람이 낸 소리였다. “뭐라고?” 인플루언서는 깜짝 놀라 전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즉시 강지혁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당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녹화 중지하고 영상 당장 삭제해!” 그러나 상황은 이미 늦어버렸다. 촬영사는 이미 강지혁을 찍어버렸고 구경하던 시청자들은 발칵 뒤집혀 버렸다. 강지혁이 누구인지는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었다. 평소 그들이 먹고 입고 자는 것 모두 GH 그룹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강지혁이 떠난 것이 다른 사람과 말다툼하고 화가 나서 그런거다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었고 오늘 현장에 적지 않은 유명 인사들이 그를 둘러싸 너무 귀찮아서 미리 자리를 떠났다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튼,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했다. 임유진은 가십거리를 보는 것처럼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녀도 도대체 강지혁이 왜 떠났는지에 대해 추측하고 있었다. 이때 임유진이 갑자기 들리는 문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나 문을 열었다. 그리고 뜻밖에 문 앞에 서 있는 강지혁의 모습을 봤다. 그 순간 임유진은 사레가 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콜록, 콜록.” 임유진은 참지 못하고 기침을 했고 순간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한참 동안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하던 사람이 지금 그녀의 앞에 나타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강지혁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손으로 임유진의 등을 두드려주며 말했다. “웬일이야? 사레를 이렇게 심하게 다 하고 뭐 감기라도 걸렸어?” 임유진은 콜록대면서 고개를 저었는데 그녀는 감기에 걸린 게 아니라 강지혁이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란 것이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임유진은 가까스로 숨을 돌렸고 그제야 강지혁을 바라보았다. “너, 너 왜 왔어?” “왜? 나 오면 안 돼?” 강지혁이 되물었다. 임유진은 입술을 오므렸다. 강지혁이 여기를 오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강지혁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좁은 방에 그가 들어오자 방은 더욱 좁아 보였다. 강지혁의 시선은 눈에 띄게 빨갛게 부어오른 왼손으로 향했다. “이 손은 왜 다친 거야? 엑스트라 할 때 다친 거야?” 강지혁은 말하면서 그녀의 손목을 당겨 왼손을 잡았다. 강지혁의 손가락이 임유진의 부어오른 손등에 닿자 그녀는 소리쳤다. “손대지 마. 연고 발랐어!” 강지혁은 자신의 손가락을 살짝 치웠지만 시선은 여전히 그녀의 부은 손등을 주시하고 있었다. 강지혁은 전에 이한에게서 임유진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아가며 절을 했다는 말만 들었
임유진이 오늘 촬영장에서 억울하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걸 알게 되자 강지혁의 마음에 화가 나 당장이라도 그녀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보고 나니 오히려 기분이 더욱 안 좋아졌다! 강지혁은 손끝으로 그녀의 멍든 이마를 쳤다. “아파!” 임유진은 참지 못하고 아프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강지혁은 냉랭하게 말했다. “너도 아픈 건 아네?” 당연했다! 그녀의 머리는 돌로 만든 것도 아닌데 맞으면 당연히 아팠다. 심지어 강지혁이 다친 곳을 때렸으니 말이다. 임유진은 눈을 부릅뜨고 강지혁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강지혁은 오히려 화를 내며 말했다. “임유진, 너 아주 잘하는 짓이야. 내 곁에 있기를 거절하고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러 갔나 했더니, 고작 엑스트라를 하러 가서 동생한테 당해 머리나 땅에 박고, 넌 이게 재밌어?” 임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이때 임유진은 왠지 강지혁이 조금 두렵게 느껴졌다.그러나 임유진이 한 걸음 물러서자 강지혁은 한 걸음 다가섰다. 그녀는 줄곧 벽 쪽으로 물러섰고 등은 이미 벽에 닿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강지혁은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 두 손을 벽 쪽에 얹더니 그녀를 거의 품 안에 가둬 버렸다. “재밌냐고 물어봤잖아?” 강지혁은 뚫어지게 임유진을 쳐다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낮았는데 분노를 억누르는 것 같았다. 오늘 다치고 괴롭힘당한 사람은 그녀인데 도대체 왜 강지혁이 더 화가 났는지 알 수 없었다! “나, 나도 재밌지 않아.” 한참 후에야 임유진은 나지막이 대답했다. “그래? 그럼 왜 촬영장에 갔는데? 엑스트라 하러? 아님 스타라도 되고 싶었던 거야? 그럼 진작에 말하지. 나에게 부탁하면 내가 도와 줄 수도 있었잖아. 그럼 남한테 가서 머리 박아가며 무릎 꿇어 절하고 손도 이렇게 다칠 필요 없었잖아?” 강지혁은 냉담하게 말했다. 만약 강지혁의 이성이 그를 억누르고 있지만 않았다면 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아무 데도 못 가게 자신의 곁에 묶어두고
“그래서 내가 널 무섭게 했어?”지혁이 묻자 유진은 잠시 머뭇거렸다.“난 네가 나를 단지 장난 대상으로만 생각한다는 거 잘 알아. 지금의 너는 그저 재미있으니까 나에 대한 흥미가 있는 거겠지. 하지만 그 흥미가 사라진다면 난 아무런 가치가 없어질 거고 만약 내가 실수로라도 널 화나게 한다면 난 예전에 감옥에 있었던 그 꼴이 나게 될 거라는 것도 잘 알아.”그녀는 더 이상 그런 암울하고 참혹한 날들을 다시 보내고 싶지 않았다.“그럼 지금 네가 하는 이런 말들이 나를 화나게 할까 두렵진 않아?”그녀의 몸이 갑자기 뻣뻣해지기 시작했다. 당연히 두려웠지만 그냥 말하는 걸 선택을 했을 뿐이었고 현재의 모습이 이미 모든 걸 설명하고 있었다.주위는 조용하다 못해 무서울 정도로 고요했다. 유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지금 들리는 것은 오직 자신의 호흡과 심장 박동 소리뿐이다. 비록 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의 시선이 줄곧 그녀의 몸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는 그가 갑작스럽게 뱉은 목소리를 들었다.“만약 내가 장난치는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내 곁에 계속 머물러 줄 거야?”그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지 그녀는 고개를 번쩍 들고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그럴 거야?” 그는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쳐다보았고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네 곁에서 뭘 할 수 있는데? 계속 너의 누나로 있을까? 아니면 네 장난의 상대? 그게 뭐가 됐든 그 어느 쪽도 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지혁이 입술을 오므렸고 눈빛은 점점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아내라는 두 글자가 그의 목구멍에서 걸렸다. 만약 유진이 입을 열었다면, 그녀를 아내로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그동안 지혁은 누군가에게 아내가 되어달라 청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갑자기 가볍게 웃으며 천천히 허리를 굽히고는 그녀의 뺨을 살짝 스쳤다.“누나가 이리 말하니 그럼 계속 이렇게 지내면서 누가 더 인내심이 강한지 겨뤄봐요. 내가 먼저 누나를 내 곁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앉아 다치지 않은 오른손으로 젓가락을 들고선 밥을 먹었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곁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불빛 아래 그녀의 속눈썹은 자연스럽게 올라가 있었고 눈을 감으면 눈꺼풀이 내려오면서 더 두드러져 보였다. 손바닥만큼 작은 얼굴은 그의 한 손으로도 완전히 감쌀 수 있어 보였다.작고 귀여운 코와 음식을 씹어 먹을 때 움직이는 두 볼은 마치 조그만 동물이 먹이를 먹는 것처럼 보였고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귀여웠다. 과거에 그였다면 여자가 음식을 먹는 것에 이렇게 빠져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녀를 볼 때면 그녀를 숨기고 싶은 욕망이 더욱 커져 누구도 볼 수 없는 그런 곳에 그녀를 숨겨두고 오직 자신만이 그녀를 보거나 다가갈 수 있게 만들고 싶어졌다.유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며 밥을 먹고 있었지만 지혁이 계속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기 중에는 어색함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고 음식을 삼키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이상하게 예전에는 그가 밥을 같이 먹어주었을 때는 그가 따뜻하게 느껴졌을 뿐 그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은 이상했다. 유진은 무의식적으로 먹는 속도를 높여 빨리 밥을 다 먹으려고 했고 바로 이때, 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누나 강현수 좋아해요?”풋!그녀의 입에서 미처 삼키지 못한 음식이 뿜어져 나왔고 그녀는 한바탕 기침을 하며 앞의 탁자와 그의 몸에 튄 밥알을 보았다.“미, 미안해.”그녀는 얼른 휴지를 뽑고는 그의 옷에 튄 밥알들을 급하게 닦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조금도 개의치 않다는 듯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누나 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잖아. 강현수 좋아해요?”그녀는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강현수를 좋아하냐고? 이걸 왜 물어보는 거지?’게다가 지혁이 유진이가 현수를 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었다. 찰나의 순간에 그녀의 머릿속은 여러 가지 의문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입술은 그녀의 입술과 더욱 가까워져 거의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다.임유진의 얼굴은 자신도 모르게 상기되었다.“하지 마…….그녀는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그는 잠시 멈추고 시선을 고정한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럼 누나 그와 어떻게 만났는지 얘기해 봐.”“한 번은 누군가 그의 팔찌를 훔쳤는데 도둑이 마침 나오면서 나랑 부딪혔고, 팔찌가 내 옷 주머니에 떨어졌어. 그에게 팔찌를 돌려주면서 알게 된 거야.”임유진이 황급히 설명했다.“그래?”그는 중얼거리며 말했다.“그러고 나서 두 사람 또 몇 번 만났어?”그녀가 그걸 어떻게 세어 본 적이 있겠는가! 그러나 강지혁의 다가오는 얼굴을 보고 임유진은 재빨리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네…… 네 번. 한 번은 그가 팔찌를 주워준 게 고마워서 밥이라도 사 주면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했어. 또 한번은 마을에 있을 때 우리 외할머니가 입원한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쳤고, 그리고 이번 엑스트라 촬영 때 다시 한번 또 만난 거야.”그의 눈동자가 번쩍였다. 현수에 대해 잘 아는 그는 현수가 만약 정말 그녀가 팔찌를 주워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 돈을 줬으면 됐을 텐데 왜 굳이 그녀에게 밥까지 샀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그러니까, 그때 이미 현수는 그녀에게 마음이 있었단 말인가?왜 임유진일까? 현수는 임유라와 사귄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 예전 같았으면 현수는 여자를 사귀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른 여자에게 흥미를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지금은…… 뭔가 예외인 것 같았다!“누나 그 사람을 좋아해?”그는 여전히 똑같은 질문을 했다.“말했잖아, 나는 그와 아무 사이도 아니야. 하물며 그는 연예계의 태자야, 나는 보잘것없는 환경미화원일 뿐이고.”분명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인데 그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강현수를 좋아하느냐고 묻고 있다. 그녀가 보기에 이건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다!“나도 누나한테 반했잖아?”강지혁은 가볍게 웃었다. 입술을 그녀의 입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