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앉아 다치지 않은 오른손으로 젓가락을 들고선 밥을 먹었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곁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불빛 아래 그녀의 속눈썹은 자연스럽게 올라가 있었고 눈을 감으면 눈꺼풀이 내려오면서 더 두드러져 보였다. 손바닥만큼 작은 얼굴은 그의 한 손으로도 완전히 감쌀 수 있어 보였다.작고 귀여운 코와 음식을 씹어 먹을 때 움직이는 두 볼은 마치 조그만 동물이 먹이를 먹는 것처럼 보였고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귀여웠다. 과거에 그였다면 여자가 음식을 먹는 것에 이렇게 빠져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녀를 볼 때면 그녀를 숨기고 싶은 욕망이 더욱 커져 누구도 볼 수 없는 그런 곳에 그녀를 숨겨두고 오직 자신만이 그녀를 보거나 다가갈 수 있게 만들고 싶어졌다.유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며 밥을 먹고 있었지만 지혁이 계속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기 중에는 어색함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고 음식을 삼키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이상하게 예전에는 그가 밥을 같이 먹어주었을 때는 그가 따뜻하게 느껴졌을 뿐 그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은 이상했다. 유진은 무의식적으로 먹는 속도를 높여 빨리 밥을 다 먹으려고 했고 바로 이때, 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누나 강현수 좋아해요?”풋!그녀의 입에서 미처 삼키지 못한 음식이 뿜어져 나왔고 그녀는 한바탕 기침을 하며 앞의 탁자와 그의 몸에 튄 밥알을 보았다.“미, 미안해.”그녀는 얼른 휴지를 뽑고는 그의 옷에 튄 밥알들을 급하게 닦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조금도 개의치 않다는 듯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누나 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잖아. 강현수 좋아해요?”그녀는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강현수를 좋아하냐고? 이걸 왜 물어보는 거지?’게다가 지혁이 유진이가 현수를 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었다. 찰나의 순간에 그녀의 머릿속은 여러 가지 의문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입술은 그녀의 입술과 더욱 가까워져 거의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다.임유진의 얼굴은 자신도 모르게 상기되었다.“하지 마…….그녀는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그는 잠시 멈추고 시선을 고정한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럼 누나 그와 어떻게 만났는지 얘기해 봐.”“한 번은 누군가 그의 팔찌를 훔쳤는데 도둑이 마침 나오면서 나랑 부딪혔고, 팔찌가 내 옷 주머니에 떨어졌어. 그에게 팔찌를 돌려주면서 알게 된 거야.”임유진이 황급히 설명했다.“그래?”그는 중얼거리며 말했다.“그러고 나서 두 사람 또 몇 번 만났어?”그녀가 그걸 어떻게 세어 본 적이 있겠는가! 그러나 강지혁의 다가오는 얼굴을 보고 임유진은 재빨리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네…… 네 번. 한 번은 그가 팔찌를 주워준 게 고마워서 밥이라도 사 주면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했어. 또 한번은 마을에 있을 때 우리 외할머니가 입원한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쳤고, 그리고 이번 엑스트라 촬영 때 다시 한번 또 만난 거야.”그의 눈동자가 번쩍였다. 현수에 대해 잘 아는 그는 현수가 만약 정말 그녀가 팔찌를 주워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 돈을 줬으면 됐을 텐데 왜 굳이 그녀에게 밥까지 샀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그러니까, 그때 이미 현수는 그녀에게 마음이 있었단 말인가?왜 임유진일까? 현수는 임유라와 사귄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 예전 같았으면 현수는 여자를 사귀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른 여자에게 흥미를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지금은…… 뭔가 예외인 것 같았다!“누나 그 사람을 좋아해?”그는 여전히 똑같은 질문을 했다.“말했잖아, 나는 그와 아무 사이도 아니야. 하물며 그는 연예계의 태자야, 나는 보잘것없는 환경미화원일 뿐이고.”분명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인데 그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강현수를 좋아하느냐고 묻고 있다. 그녀가 보기에 이건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다!“나도 누나한테 반했잖아?”강지혁은 가볍게 웃었다. 입술을 그녀의 입꼬
“웁…….”임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그를 밀치려 했다. 하지만 오른손이 그에게 저지를 당했고 별생각 없이 또 왼손을 들었다.그의 손이 그녀의 왼손을 눌렀을 때, 그녀는 가쁜 숨을 들이마시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벌려 아프다고 외쳤다. 이 외침에 그는 오히려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그녀는 그의 갑작스러 키스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마침내 이 키스를 끝냈고 그와 함께 잡고 있던 그녀의 두 손을 놓았다.그의 한 손은 그녀의 허리를 받쳤고, 다른 한 손은 그녀의 왼손을 가볍게 받쳤다.“방금 누나를 아프게 했지.”임유진은 입술을 깨물고 강지혁을 노려보았다.“너 방금 왜 그랬어?”“누나가 내가 듣기 싫은 말을 하는 게 싫어서.”강지혁이 살며시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하는 모습은 정말 부드러워 보였다.“누나가 또 말하려고 한다면 내가 다시 키스 할거야.”“…….”그녀는 숨이 턱 막혔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정말 말한 대로 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강지혁은 고개를 숙이고 임유진의 손등에 아직 가라않지 않고 부어있는 부위를 자세히 살펴보았다.“누나 손에 있는 이 상처는 며칠 동안 치료해야 할 것 같아. 누나 여기서 상처를 치료하는 건 불편할 것 같은데 내가 있는 곳에 가서 상처를 치료하는 게 어때?”“뭐?”그녀는 깜짝 놀랐다.“네가 있는 곳?”“그래, 강 씨 저택으로 가. 그쪽엔 방이 많아. 누나가 원하는 방을 골라도 돼. 그리고 평소에는 하인도 있고.”그가 말했다.“아니야!”그녀가 재빨리 거절했다.“나는 여기에 사는 게 편해. 그리고, 이 상처는 심한 것도 아니야. 심하게 다친 게 아니라서 스스로 처리할 수 못 할 정도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시중을 들어야 할 정도는 더더욱 아니야.”그의 표정은 점점 차가워졌다. 그의 멋진 눈동자에 먹구름이 낀 것만 같았다.“누나 싫어?”그녀는 목이 조여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확실히 싫었다.그곳에서 산다면 그와 점점 더 엮일 수밖에 없을
사실 이 몇 벌의 갈아입은 옷도 그는 그녀가 안 가지고 갔으면 했다. 그러나 그녀가 말했다.“이 옷들은 내가 평소에 자주 입는 편한 옷들이야.”그러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에게 가지고 가라고 했다.짐을 다 싸고 난 임유진이 짐가방을 들려고 하자 강지혁이 먼저 들며 말했다.“내가 할게.”두 사람은 오피스텔을 나왔고 임유진은 강지혁의 뒤를 따랐다.때로 그녀는 그가 종잡을 수 없다고 느껴졌다. 어떨 땐 너무 온유해서 자신한테 정말 뭐든 걸 다 해 줄 수 있 것만 같았고 또 어떨 땐 자신을 지옥에 넣을 것만 같았다.이번에 강 씨 저택으로 가면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더욱더 불분명해질 것이다.도대체 언제쯤 진정으로 그와 아무런 사이도 아닌 상태가 될 수 있을까? 그가 그녀에게 질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걸까? 그녀는 물끄러미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의 목에 걸쳐진 목도리에 시선이 향했다.그녀가 짠 목도리는 모두 낡은 털실을 사용했는데 그가 이런 유명 인사들이 모두 참가한 연회에서 그녀가 짠 목도리와 장갑을 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재밌는 것은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어떤 유명 디자이너의 솜씨인 건지, 수공형 복고형인지 등등을 추측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건 그냥 평범한 사람이 털실로 짠 목도리와 장갑일 뿐이라는 걸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가 전에 말한 바와 같이, 이 목도리와 장갑이 그에게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는 그가 알아서 결정할 것이다.아파트 단지 밖에 도착했을 때, 임유진은 익숙한 검은색 승용차가 이미 앞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고이준은 차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강지혁의 곁으로 가서 강지혁의 손에 있는 짐가방을 받았다.강지혁은 몸을 돌려 아직 그의 뒤에 몇 발자국 떨어진 임유진을 보고 입을 열었다.“왜 그래, 가자.”말하면서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머뭇거리며 발걸음을 옮겼지만 그의 손을 잡지는 않았다.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을 거두었다. 그녀가 몸을 구부
한 씨 아저씨는 생각에 잠긴 채 임유진을 바라보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임유진이 먼저 인사를 했다.“한 씨 아저씨, 안녕하세요.”“임유진 씨, 필요한 게 있으면 무엇이든 말씀해 주세요.”한 씨 아저씨가 웃으며 말했다.“유진이라고 부르면 돼요.”그녀가 말했다. 임유진 씨라는 호칭은 그녀를 조금 불편하게 만들었다.“당신은 도련님의 손님이니 당연히 임유진 씨라고 불러야 합니다.”한 씨 어르신은 예의를 차린 모습으로 말했다.임유진도 호칭에 더 이상은 신경 쓸 수 없었다. 어차피 그녀가 여기서 사는 날도 그렇게 길지 않을 것이다.“한 씨 아저씨, 아저씨가 누나를 데리고 방을 좀 보고 고르게 해줘요.”강지혁이 분부했다.“아무 방이나 주시면 돼요.”임유진이 황급히 말했다.“그건…….”한 씨 어르신은 강지혁을 바라보았다.“그럼 3층 별실에 묵으면 되겠네.”강지혁은 담담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한 씨 아저씨가 대답했다.임유진은 조금 의아했다.‘별실은 뭐지?’하지만 이미 한 씨 아저씨가 그녀를 데리고 3층으로 향했기에,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3층에 도착하자 한 씨 아저씨는 방문을 열고 임유진을 향해 말했다.“임유진 씨, 들어오세요. 세면용품, 생활용품은 잠시 후에 사람을 보내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임유진 씨가 원하는 브랜드나 다른 필요한 있으면 저한테 말해 주세요.”“네, 필요한 거 없어요.”임유진이 말했다.한 씨 어르신이 떠나자 임유진은 커다란 방을 둘러보았다. 방은 전체적으로 여성스럽고 복고적인 느낌이었다. 가구들도 지금 유행 하는 유럽풍이 아닌 한국식으로 된 가구여서 사람들에게 더욱더 그윽한 느낌을 주었다.그리고 임유진은 사용된 목재를 대충 살펴보았는데, 이 가구들을 모두 자단목인 것 같았다.만약 모두 진짜 자단이라면 이 방의 가구만 해도 엄청 비쌀 것이다.이것이 바로 강씨 가문의 재력이란 말인가?임유진이 방의 자단목에 놀라 있을 때 하인이 세면용품과 침대 시트 등을 가져와 모두 새것으로 갈아주었고 임대주택
임유진은 생각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화장대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시선이 화장대 위의 액자로 향했을 때, 그녀의 몸은 갑자기 굳어졌고 놀라움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끄러미 그 사진을 바라보았다.그녀의 사진이다!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이런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사진 속 그녀의 시선은 카메라를 향하지 않고 있었다.‘이 사진 누가 찍었을까? 이게 왜 여기 있는지, 그리고 이 방엔 대체 누가…….’“달칵.”누군가 방문을 열었고, 임유진이 고개를 들고 보니 그건 강지혁이었다.“내가 설명해 주기도 전에 누나는 이미 두 방이 서로 통한다는 것을 알았네.”강지혁은 웃으며 앞으로 걸어갔고 시선은 임유진이 손에 들고 있던 액자로 향했다. “이 사진, 어때?”“여기에 왜 내 사진이 있어?”그녀가 물었다.“내가 사람을 시켜서 찍은 거야.”그는 말하면서 그녀의 손에서 액자를 가져와 침대 머리맡에 다시 놓았다.“누나가 내 곁에 없을 때 나는 누나가 너무 보고 싶었어.”그가 이 한마디를 할 때의 말투는 무언가 애매한 느낌을 줬다.그녀는 갑자기 뭔가 떠올라 그에게 말했다.“여기가 네 방이야?”“내 방이야.”그가 고개를 끄덕였다.임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그럼……방 좀 바꿔줘.”“왜, 누나가 어느 방이든 괜찮다고 하지 않았어? 그리고 우리 예전 셋방에서 한 명은 침대에서, 한 명은 침대 아래에서 잠을 잤잖아. 심지어 거긴 문도 없었잖아. 그런데 지금 누나는 뭐 때문에 그렇게 신경 쓰는 거야?”강지혁이 말했다.임유진은 아랫입술을 깨물었고 얼굴은 자신도 모르게 약간 붉어졌다. 머릿속에는 예전에 같이 임대주택에서 생활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그녀가 고개를 숙이기만 해도 침대 아래에 누워 있는 그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를 볼 때면 적막하고 추웠던 방까지 따뜻해졌었다.그때의 그는 그녀에게 그렇게 거리낌 없이 다가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누나…….”그는 갑자기 허리를 숙였다. 눈빛에는 그의 무거운 마음이
임유진은 강지혁을 무서워해야 되지 않을까? 그는 그녀에게 고통을 아주 쉽게 줄 수 있는 남자이니까. 그는 말 한마디로 그녀를 쉽게 지옥에 떨어뜨릴 수 있다.하지만 왜 그가 그녀에게 다가갈 때마다, 그녀의 귓가에 숨을 내쉬었을 때마다, 그녀는 마치 통제력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았을까.이 남자는 절대 그녀가 쉽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물론 그는 말끝마다 그녀를 누나라고 부르고 있지만, 결국 그녀는 단지 그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 바둑돌일 뿐이다. 그는 그저 심심할 때마다 그 바둑돌로 바둑을 두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이때 강지혁은 고개를 숙이고 침대 옆 테이블에 있는 액자를 들고 사진 속의 사람을 살구 같은 눈동자로 지그시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그의 얼굴에는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고요함과 아늑함이 있다.그녀는 그가 이렇게 웃는 얼굴로 자신을 계속 바라본다면 그가 원하던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누나.”강지혁은 가볍게 부르며 손가락으로 액자 속 사람의 입술을 만지작거렸고 그 사진 속 입술에 키스하고 싶은 생각을 더는 참을 수 없었다.방금 그녀의 몸이 너무 경직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두려운 얼굴을 보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로 그녀에게 키스했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는 것을 선택했다.‘왜? 그녀가 놀랄까 봐?’오늘 월세방에 있을 때 그는 이미 그녀를 한 번 놀라게 했기에 그녀를 다시 한번 놀라게 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그는 가볍게 눈을 감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임유진은 강 씨 저택에서 지내는 첫날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녀는 정말 잘 잤다. 만약 핸드폰 알람 소리가 울리지 않았다면 그녀는 계속 잠에 들어 있었을 것이다.아마도 많은 일이 일어난 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이미 기진맥진해 다른 일을 생각할 힘조차 없었으니까.일어난 임유진이 핸드폰을 보니 시간은 새벽 5시였다.그녀는 환경위생과에 6시 전에는 꼭 도착해야 했다.임유진
”이제야 겨우 5시가 넘었는데,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이렇게 일찍 아침 식사를 준비하지 않을 것이다.“앞으로 아침 식사는 누나의 출근 시간에 따라 정해질 거야. 누나는 반드시 출근하기 전에 아침을 먹어야 해.”강지혁은 임유진을 식탁 옆으로 데려가더니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누르고 그녀를 앉혔다.임유진은 순순히 그의 말을 들었다. 식탁 위의 아침 식사는 종류가 다양했고 한식, 서양식이 모두 있었다. 결국 그녀는 우유 한 잔, 죽 한 그릇, 그리고 떡 몇 조각을 먹었다.이런 아침 식사는 그녀가 평소 간단하게 먹는 500원짜리 붕어빵보다 훨씬 풍성했다.동시에 그녀는 그 작은 월세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강 씨 저택으로 들어온 것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잠시 후에 기사가 누나를 환경위생과로 데려다줄 거야.”강지혁이 말했다.“아니야, 나 혼자 버스 타고 가면 돼.” 임유진이 재빨리 말했다.“여기는 환경위생과와 가깝지 않아. 버스를 타면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해. 누나, 늦을까 봐 걱정되지 않아?”그는 마치 이미 모든 것을 다 정해놓은 것 처럼 말하곤 그녀를 바라보았다.임유진은 할 말이 없었다.그리하여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강 씨 저택의 기사가 은색의 마이바흐를 운전하여 임유진을 환경위생과로 데려다주었다.차에 타자 임유진은 이 상황이 조금 웃기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보잘것없는 일을 하는데 이렇게 비싼 차로 그녀를 데려다주는 것이 마치 더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거 같았다.임유진은 기사에게 환경위생과와 500미터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게 한 후 차에서 내려 걸어서 환경위생과로 향했다. 기사가 만약 환경위생과 앞까지 그녀를 데려다준 것을 누가 보기라도 하면 또 구설에 오를 것이다.그녀는 탈의실로 들어가서 옷을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다. 왼손의 손등엔 연고를 이미 발랐지만 여전히 아팠다. 평소에 쉽게 하던 동작도 지금은 어렵기만 했다.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공구를 수령한 임유진은 평소대로 서미옥과 같이 맡은 구역의 길을 쓸었다. 그때 서미옥은 임유진의 동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