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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화

“그런데 이제는 그런 감정도 쓸모가 없어졌네. 결국에는 다른 여자랑 결혼하니까. 게다가 그때 직접 자기 입으로 언니를 감옥에 보내기도 했고. 언젠가 후회하며 잘못했다고 빌어도 언니는 아마 받아주지 않을 거야. 다 망가트려 놓고 사과해봤자 가소롭기만 할 테니까.”

임유진은 탁유미가 이경빈 같은 남자를 사랑했다는 것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이 같은 건 필요 없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양육권이라니, 뻔뻔하기 그지없는 남자가 아닐 수 없었다.

강지혁은 찬 바람이 쌩쌩 부는 임유진의 말에 몸이 굳어버렸다.

“만약 이경빈이 정말 잘못했다고, 무릎까지 꿇고 진심으로 용서를 빌어도, 그래도 받아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너는?”

“모르겠어. 나는 언니가 아니잖아.”

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이 계속해서 물었다.

“만약... 네가 그 상황에 처해 있다면?”

“만약 나라면 용서 안 하겠지. 세상에는 용서해줄 수 있는 잘못과 그렇지 못하는 잘못이 있어. 물론 시간이 흐르면 그 감정이 옅어지겠지만 그때는 용서보다는 더 이상 그 사람의 모든 것에 관심이 없어질지도 몰라. 꼭 타인처럼 분노도 뭣도 느끼지 못하는 거지.”

강지혁은 순간 심장이 무언가에 꽉 눌린 것처럼 답답하고 먹먹해졌다.

“우리도 이만 가자.”

임유진이 말을 하며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바로 옆에서 함께 따라와야 할 사람의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에 고개를 돌려보자 강지혁이 제 자리에 가만히 멈춰 서 있었다.

“혁아? 왜 그래?”

그 말에 강지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옅게 웃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강지혁은 먼저 말을 거는 법 없이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중간중간 임유진이 뭐라 물어도 짧게 대답하고는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조금 불편한 분위기 속에 차량이 드디어 강씨 저택 앞에 멈춰 섰다.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갑자기 두 인영이 차량 앞으로 뛰어들었다.

물론 차량에 접근하기도 전에 경비원에 의해 막혀버렸지만 말이다.

두 사람은 차량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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