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35화

작가: 유진
드디어 임유진을 손에 넣었다.

이제 그녀는 명실상부 그의 아내다.

나라가 인정하는 관계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그 덕에 그녀를 옆에 묶어둘 수 있게 되었다.

임유진이 그와 결혼을 결심한 게 한지영 때문이든 아이 때문이든 아무래도 좋았다.

그에게는 임유진이 옆에 있다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 충분했으니까.

“만약 네가 그 언젠가 또다시 나를 떠나면 그때는 네 날개를 부러트려서라도 내 옆에 둘 거야. 네가 날 원망해도 상관없어. 네가 전처럼 다시 무릎을 꿇어도 절대 안 놔줘. 무슨 짓을 해서든 내 옆에 묶어둘 거야.”

강지혁은 자고 있는 임유진의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의 말 속에는 경고의 의미도 담겨있었고 애정도 담겨있었다.

그는 말을 마친 후 임유진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녀를 보는 그의 두 눈에는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지독한 사랑이 뚝뚝 흘러나왔다.

눈앞에 있는 여자가 이렇게 간절해질 줄은 강지혁 본인도 몰랐을 것이다.

깊은 상처를 준 여자지만 그럼에도 그는 그녀를 놓아버릴 수가 없었다. 여전히 그녀를 원하고 또 원했다.

강지혁은 임유진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당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품었던 감정만큼 깊은지, 아니면 그 이상인지 아직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결말이 아버지와 같지 않을 거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그때, 평온하게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기사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임유진은 갑작스럽게 멈춘 차 때문에 그만 잠에서 깨버렸다.

“무슨 일이야?”

강지혁이 기사를 향해 물었다.

“그게 차 한 대가 위험하게 달라붙는 바람에 차를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사가 서둘러 해명했다.

그 말에 임유진은 깜짝 놀라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은색 승용차를 보고는 흠칫했다.

그건 강현수의 차였다.

강현수는 강지혁의 차량이 멈춘 것을 확인한 후 이내 조수석에서 내렸다.

임유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강현수를 보고 있던 그때 두꺼운 팔이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감싸왔다.

이에 임유진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236화

    임유진이 입고 있는 옷은 사진에서 봤던 것과 똑같았다.강현수의 시선이 임유진을 넘어 차 안에 있는 강지혁에게로 향했다.뒷좌석 차 문이 닫히지 않은 탓에 강현수는 강지혁이 입고 있는 옷도 사진에서 봤던 것과 똑같다는 것을 똑똑히 확인하게 되었다.임유진은 강현수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그러고는 두어 걸음을 남겨두고 다시 발걸음을 멈췄다.“나 찾으러 온 거예요?”임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강지혁이랑 오늘 혼인 신고했다는 거... 사실입니까?”강현수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네.”“왜요?”강현수가 힘겹게 두 글자를 뱉어냈다.“강지혁의 아이를 임신했어요.”상당히 격앙된 강현수와 달리 임유진은 무척이나 평온했다.강현수의 얼굴은 그녀의 말이 들리자마자 하얗게 질려버렸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얼굴로 그녀의 복부를 바라보았다.강지혁의 말이 다 사실이었다는 건가?사실 강현수는 아까 어쩌면 강지혁이 일부러 거짓말을 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그건 거짓말이 아닌 사실이었다.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다른 남자와 혼인신고를 하고 그 남자의 애까지 뱄다.“만약 강지혁이 아이로 유진 씨를 협박하고 있는 거라면 내가...”강현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유진이 그의 말을 끊고 입을 열었다.“협박당한 적 없어요. 내가 원한 거예요. 내가 강지혁의 옆에 있겠다고 했어요.”협박당한 것이 아닌 그녀가 원한 거라는 말에 강현수의 심장이 욱신거렸다.“강지혁을 사랑해요?”강현수가 그녀에게로 한 걸음 다가서며 물었다.그 질문에 임유진이 침묵했다.사실 그녀도 자신이 강지혁을 아직 사랑하고 있는지 아닌지 몰랐으니까.강지혁과 연인이었을 때의 감정이 산산이 조각나버린 지금, 다시 원래대로 돌리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강지혁을 사랑하지 않는 거죠? 그렇죠? 그런데 왜 유진 씨가 원한 거라는 말을 해요.”강현수가 다급하게 말했다.“내가 도와줄게요. 사실은 강지혁한테서 도망치고 싶은 거면 내가 유진 씨를 도와줄게요.”임유진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237화

    그래서 강현수는 배여진이 자신을 ‘현수야’라고 다정하게 부르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그 호칭을 기억 속 깊이 묻어두었다.그런데 지금 임유진이 그를 ‘현수야’라고 불렀다.대체 왜?순간 강현수의 머릿속으로 지난번 병원에서 그녀가 ‘현수야’라고 부르며 그를 구해준 사람이 배여진이 아닌 자신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당시 그는 곽동현을 위해 임유진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다.그런데...‘설마... 설마...’강현수는 이 이상 상상하기 두려웠다.그때 임유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나 구해준 거 정말 고마워. 그리고 날 좋아해 줘서 그것도 정말 고마워. 하지만 나는 네가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지 못해. 나는 널 한 번도 이성적으로 좋아해 본 적 없으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나를 향한 마음을 이만 접어줬으면 좋겠어. 나한테 괜한 감정 낭비하지 마. 네가 내 목숨을 구해준 건 보답할 수 있는 날이 오면 반드시 보답할게.”“나는 보답 같은 걸 원하는 게 아니에요!”강현수는 임유진과 두 눈을 마주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유진 씨예요? 내가 찾고 있던 사람 유진 씨예요...? 대답해 봐요.”“이제 와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임유진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유진 씨죠? 내가 어렸을 때 만났던 여자애, 유진 씨죠?!”강현수가 임유진의 손을 잡기 위해 팔을 뻗었다.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먼저 팔을 뻗어 그의 손을 막아버렸다.그리고 임유진은 뒤편에서 다가온 남자에 의해 허리를 잡혀버렸고 등은 남자의 가슴팍에 찰싹 기대게 되었다.익숙한 체향이 순식간에 그녀를 감쌌다.“강현수, 내 아내한테 뭐 하는 짓이야.”강지혁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공중에 울려 퍼졌다.강현수는 이에 흠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들어 강지혁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아내라는 두 글자가 이렇게도 거슬렸던 단어였던가.“나는 그냥 유진 씨가 내가 찾고 있던 사람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진작 찾아놓고 왜 자꾸 애먼 사람을 들쑤셔.”강지혁의 담담한 목소리에는 언뜻 조롱하는 듯한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238화

    이에 강지혁이 싸늘하게 코웃음을 치더니 그대로 강현수에게 손을 뻗었다.하지만 그때 임유진이 강지혁의 손을 덥석 잡았다.“왜, 내가 강현수한테 손대는 게 싫어?”강지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강현수는 나랑 아이의 목숨을 살려줬어.”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이 움찔하더니 다시 천천히 팔을 거두어들였다.임유진은 고개를 돌려 강현수를 바라보았다.“만약 내가 맞다고 하면 이번에는 내 말 믿어줄 거야?”강현수의 몸이 움찔 떨렸다.“역시 너였던 거야. 그렇지?!”“예전에 여자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산속에서 놀다가 유괴당했다가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 남자아이를 한 명 발견했어.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줘야겠다고 생각했지. 산속에서 하룻밤도 보내고 위험하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두 사람은 그 누구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어. 서로한테 의지하며 결국 성공적으로 구출됐지.”임유진은 이야기 형식으로 마치 자신은 제삼자인 양 어렸을 적 이야기를 꺼냈다.강현수는 그녀가 말을 하면 할수록 얼굴이 창백해져 갔다.마음속 깊은 곳에서 ‘제발 그만 말해’라는 말이 끊임없이 들려왔지만 그는 도망치지 않고 자리에 선 채 임유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남자아이는 다리를 다쳤고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를 병원까지 데려다줬어. 그때 남자아이가 여자아이한테 반드시 너를 찾아가겠다고 했고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에게 작은 팔찌를 건네줬어. 남자아이가 늦게 찾아올 수도 있으니 약속의 증표라고 어른이 돼서 서로를 기억하지 못해도 팔찌로 서로를 확인하자고 했지.”강현수는 지금 숨 쉬는 것조차 힘이 들었고 심장은 계속 욱신거렸다.어렸을 적 산속에서 함께했던 여자아이는 임유진이 맞다.임유진이 확실했다.임유진은 당시 강현수가 상상했던 그대로였다.그런데 왜 그때는 몰라봤을까.그렇게도 마음이 동했는데, 그렇게도 그녀에게 끌리고 있었는데, 왜 못 알아봤을까!왜! 왜!왜 임유진을 놓쳤을까.수많은 의문이 그의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그 많은 질문을 뚫고 나온 말은 이거였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239화

    강현수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했던 선택이 결과적으로 그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말았다.“미안해... 라고?”강현수가 허탈한 듯 웃었다.“내가 너를 얼마나 찾아 헤맸는지 알고 있었잖아. 그런데 나한테 해줄 말이 고작 미안해 한마디뿐이야? 하하... 하하하...”강현수의 눈에서 결국 눈물이 흘러내렸다.임유진은 그의 눈물에 순간 몸을 움찔 떨었다. 그때 강지혁이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두 눈을 막아버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보지 마. 그리고 할 말 다 했으니까 이만 차로 돌아가자.”임유진은 강지혁에 의해 눈이 가려진 채로 차에 올라탔다.그리고 강지혁까지 차에 탄 후 차량에 시동이 걸리고 천천히 이곳을 벗어났다.옆에 있던 이한은 강지혁이 떠난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오늘 그는 충격의 연속이었다.강지혁과 임유진이 혼인 신고했다는 일도 충격이었고 임유진이 바로 강현수가 줄곧 찾아 헤매던 사람이라는 것도 충격이었다.믿기 힘든 일이지만 모두 사실이었다.이한은 눈물을 흘리는 강현수의 모습을 보며 적잖이 당황했다. 강현수는 어릴 때도 이렇게 울지 않았으니까.그런데 임유진이 강현수를 울렸다. 단 몇 마디 말로 말이다.“현수야, 이제 가자.”“가자고?”강현수는 코웃음을 쳤다.창백해진 얼굴에 눈물까지 흐르자 무척이나 처량해 보였다.“그래. 가야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그런데 한아, 나 지금 꼭 마음에 구멍이 난 것 같아. 나는 뭣 때문에 그간 그렇게 열심히 찾아다닌 걸까? 내가 먼저 만났는데. 내가 강지혁보다 더 먼저 만났는데, 왜 내가 ‘미안해’라는 말을 들어야 해?”이한은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지 몰라 그저 침묵을 지켰다.사실 이 세상에는 누가 먼저라는 게 없다.사람의 인연이라는 건 먼저 만났다고 다 이어지는 것이 아니니까....강지혁은 임유진과 함께 저택으로 돌아온 후 방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임유진을 향해 말했다.“나랑 잠깐 별채로 가자. 아버지한테 말씀은 드려야 할 것 같아서. 우리 혼인 신고한 거.”“응, 알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240화

    임유진은 줄곧 강선우가 사랑 때문에 어린 강지혁을 버리고 목숨을 끊어서는 안 됐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는 최소한 살아있을 때만큼은 정말 강지혁을 사랑했을지도 모른다.그게 아니라면 강지혁이 몇 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이렇게 아버지를 그리워하지 않았을 테니까.“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게요. 그리고 혁이랑 꼭 잘살아 볼게요.”임유진이 진지한 얼굴로 얘기했다.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강지혁과 결혼하기로 한 이상 후회 없이 잘살아 보고 싶었다. 강지혁과 자신을 잇는 연결고리가 아이가 전부라고 해도, 그래도 아이에게만큼은 칙칙하고 온기 없는 가정이 아닌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을 주고 싶었다.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리자 마침 강지혁과 두 눈이 마주쳤다.강지혁은 아까 그녀가 두어 걸음 나섰을 때부터 쭉 그녀만 쳐다보고 있었다.“아버님께 한 말 모두 진심이야.”임유진이 적막을 깨고 먼저 입을 열었다.“그럼 맹세할 수 있어?”강지혁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의 얼굴은 어쩐지 평소보다 한층 더 진지해 보였다.“맹세?”“응. 아버지 앞에서 앞으로 다시는 내 옆을 떠나지 않겠다고, 생이 끝날 때까지 계속 내 옆에 있겠다고 맹세할 수 있어?”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무거운 돌처럼 그녀의 마음에 던져졌다.임유진은 무거운 맹세에 잠시 침묵했다.그러자 강지혁이 갑자기 자조하듯 웃었다.“이만 가자.”어차피 임유진이 맹세를 하든 안 하든 이번 생에는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으니까.다만 그렇게 생각하고 본채로 돌아가려는 찰나 등 뒤에서 임유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맹세할게.”이에 강지혁의 발걸음이 뚝 하고 멈추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임유진은 가녀린 몸으로 바로 서서는 강선우를 향해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나 임유진은 강지혁이 먼저 끝을 얘기하지 않는 한 절대 먼저 강지혁의 옆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이번 생이 끝날 때까지 계속 강지혁의 옆에 있겠습니다. 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241화

    강지혁은 입술을 꾹 다문 채 한 걸음 한 걸음 임유진에게로 다가갔다.칠흑같이 검은 눈동자는 임유진만 바라보았다.그리고 임유진도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같이 그를 바라보았다.그러다 몇 초 후 강지혁이 서서히 팔을 들어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마지막이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믿어주는 거야.”임유진이 정말 방금 맹세한 대로 해준다면 그 역시 그녀를 믿어줄 생각이다.아니, 그녀를 믿어주는 게 아니라 그녀를 믿고 싶은 것이다.그녀의 말대로 되기를 말이다.임유진은 강지혁의 품에 기대 익숙한 체취를 들이마셨다.앞으로의 결혼생활이 평탄할 거라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강지혁이 자신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뭐가 됐든 그의 입에서 믿겠다는 얘기가 나왔다는 건 좋은 징조임이 틀림없었다....이한은 강현수를 다시 별장에 데려다주었다.하지만 강현수는 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별장 밖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이에 이한은 어쩔 수 없이 강현수의 옆으로 가 같이 서 있어주었다.강현수가 현재 자신이 서 있는 땅을 빤히 바라보았다.이곳은 그날 임유진이 서 있었던 자리다.강현수는 임유진의 얼굴이 떠오르자 순간 말 못 할 고통이 밀려드는 것이 느껴졌다.그날 차에서 내리지 않은 뒤로 이렇게 큰 변화가 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임유진은 어릴 때 그를 구해줬던 여자애가 맞다.틀림없다.임유진을 막 알게 됐을 때부터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끌렸는데 그는 느낌보다는 눈에 보이는 증거들을 믿었다.그래서 허무하게 그녀를 놓쳐버렸다.“현수야, 대체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건데?”참다못한 이한이 물었다.“먼저 가. 나는 이곳에서 밤을 지새울 생각이니까.”“뭐? 너 미쳤어? 너 아직 환자야.”이한이 깜짝 놀랐다.“네가 여기 밤새 서 있는다고 해도 알아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이만 들어가자, 응?”강현수는 그의 설득에도 아무런 대답 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이한은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오늘 일로 강현수가 큰 충격을 받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242화

    “대출...?”“네. 대표님 차량을 막아선 것도 아마 돈을 빌리는 게 목적인 것 같았습니다. 액수는 아마 4억이었을 겁니다.”경비원의 말에 강현수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4억이라니?왜 갑자기 4억을 빌리려고 했던 거지?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순간 강현수의 머릿속으로 다시 한번 그날 그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절망으로 가득했던 임유진의 얼굴이 말이다.어쩌면 당시의 임유진에게는 그가 돈을 빌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을 지도 모른다.그런데 그는 그녀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임유진의 성격상 큰일이 아니면 절대 아쉬운 소리를 할 사람이 아닌 걸 강현수는 잘 알고 있다.그러니, 분명히 그가 모르는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임유진이 밤새 이곳에 서서 그를 기다리고 아침에는 다칠 것을 각오하고 차량 앞으로 뛰어는 건 곽동현 때문이 아니라 돈을 빌리기 위해서였다.그런데 강현수는 배여진의 말에 순간 욱해 임유진이 무슨 말을 하려고 이곳까지 찾아왔는지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고 매정하게 떠나버렸다.강현수는 지금 할수만 있다면 과거의 자신을 향해 뺨을 세게 내려치고 싶었다.그날 왜 그렇게 멍청하게 행동했는지, 왜 그녀의 말을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는지 미친 듯이 후회됐다.강현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하지만 손에 힘이 다 풀린 건지 휴대폰이 힘없이 바닥으로 툭 하고 떨어졌다.이에 강현수는 허리를 숙이고 휴대폰을 주었다.그러나 휴대폰을 잡는 것조차 힘이 들어 몇 번을 시도한 뒤에야 휴대폰을 다시 손에 쥘 수 있었다.비서에게 전화를 걸자 2초도 채 안 돼 비서가 전화를 받았다.“네, 대표님.”“임유진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아봐. 돈은 빌릴 만한 일이 뭐가 있었는지.”“네, 알겠습니다.”통화가 끝난 후 강현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휴대폰만 손에 꽉 쥐고 있었다.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듯했다.그렇게 반 시간 정도 흐른 후 드디어 휴대폰이 울렸다.강현수가 전화를 받자 비서가 바로 본론을 얘기했다.“알아본 결과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243화

    “한아...”강현수는 눈앞에 있는 이한을 바라보며 마치 어린애처럼 울었다.“나 어떡해...? 놓쳐버렸어. 완전히 놓쳐버렸어... 고작 며칠밖에 안 됐는데, 그 며칠 사이에 모든 게 다 바뀌어버렸어... 내가 왜 그랬을까? 왜 그때 유진이 말을 믿지 않았을까... 왜 얘기도 들어보지 않았을까...? 그날 유진이한테는 내가 유일한 희망이었어. 그런데 내가 내 손으로 유진이의 희망을 없애버린 거야...”강현수는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유진이 이름을 목 놓아 부르기도 하고 나중에는 아주 말없이 울기도 했다.이한은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 없는 친구의 옆을 그저 묵묵히 지켜주기만 했다....강씨 저택.임유진은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샤워를 하고 강지혁이 준비해둔 잠옷을 입었다. 그러고는 욕실에서 나와 곧장 강지혁의 침실로 향했다.그녀의 옷이나 물건들은 이제 어느 정도 강지혁의 침실로 옮겨졌다.임유진은 이 방이 낯설지는 않았지만 이곳에서 잠을 자본적은 한 번도 없었다.강지혁의 방은 온통 회색 계열이라 조금 차가웠다.하지만 오늘 이 방에는 어딘가 이질적이기도 한, 그렇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전통적인 신혼부부들의 이부자리가 침대 위에 놓여있었다.임유진은 그걸 보고는 이제야 정말 강지혁과 부부가 됐다는 실감이 들었다.강지혁은 지금 방안에 없었다.욕실 쪽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거로 보아 씻는 중인 듯했다.그때 임유진의 휴대폰이 울렸다.저장되지 않은 번호에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받아보자 한지영의 아버지인 한종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 유진이니?”“네, 아버님! 저한테 전화를 하셨다는 건... 혹시 지영이한테 무슨 일이 있나요?!”임유진은 순간 자세를 바로 하며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그도 그럴 것이 전에 의사가 한지영은 아직 완전히 위험한 시기를 벗어난 게 아니라고 했으니까.“아니, 아무 일도 없어. 걱정하지 마. 너한테 전화한 건... 고맙다는 말이 하고 싶어서야. 우리 지영이 도와줘서 정말 고맙다!”한종훈은 진심을 다해 그녀에게 감

최신 챕터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7화

    강지혁은 수저를 들고 그녀가 해준 음식을 하나둘 입에 넣었다.분명히 흔히 볼 수 있는 가정 요리고 손에 들고 있는 것도 포크나 나이프가 아닌 그저 숟가락과 젓가락일 뿐인데 상대가 강지혁이라 그런지 꼭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있는 것 같았다.임유진은 원래 강지혁이 밥을 다 먹은 뒤에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강지혁이 밥을 먹으며 먼저 선수를 쳐버렸다.“오늘 하마터면 떨어지는 화분에 다칠 뻔했다는 얘기 들었어. 무사해서 다행이야. 내일부터는 경호원을 두 명 더 붙여줄게.”임유진은 그 말에 눈을 두어 번 깜빡이며 어리둥절해 하다 이내 남편이 강지혁이라는 것을 깨닫고 납득했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마 일이 터지고 5분도 안 돼 바로 강지혁에게 보고가 들어갔을 테니까.“응, 알겠어.”임유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누가 화분을 떨어트린 건지 알아봐 달라고 했어. 아직 따로 연락이 오지는 않았지만.”“청소부가 한 짓이야.”“청소부?”임유진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벌써 조사를 마쳤어?”“당연한 거 아니야? 네 일인데.”만약 임유진의 몸에 생채기라도 났으면 강지혁은 아마 이성을 잃고 건물 전체를 폭파하고 관계자들까지 다 처리해버렸을 것이다.강지혁은 갑자기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임유진의 양손을 덥석 잡았다.그녀의 손가락은 여전히 삐뚤빼뚤했다.임유진의 손을 이렇게 만든 사람은 진세령이고 소민준은 당시 진세령의 곁에서 가만히 구경만 했다.강지혁은 임유진의 손을 매만지다 문득 1시간 전에 봤던 청소부의 피범벅이 된 두 손을 떠올렸다.그는 다른 사람의 손은 피가 나든 잔인하게 잘리든 아주 조금의 연민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임유진의 손은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또 울컥했다.“왜? 왜 그렇게 봐?”임유진은 강지혁이 손가락을 뚫어지게 보는 게 불편한지 손을 뒤로 빼며 거두어들이려고 했다.그녀 역시 다를 것 없는 여자라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었다.“내 손 안 예뻐... 보지 마.”임유진의 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6화

    “그래...”강지혁이 낮게 읊조렸다.“그래야 할 거야.”고이준은 저도 모르게 소민준이 매우 가엽게 느껴졌다. 만약 임유진이 정말 소민준을 동정하면 그때는 지금 하고 있는 택배 기사 일도 못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고 비서, 누가 저 여자한테 돈을 쥐여주고 유진이를 해할 계획을 세운 건지 알아내.”강지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네, 회장님.”고이준이 얼른 답했다.“그리고 S 시에서 제일 실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서 유진이와 권건우 변호사 고소 건에 붙여. 김승수한테 지시를 내리는 다른 누군가가 있는 건 아닌지도 한번 알아보고.”고이준에게 김승수의 뒷조사를 맡긴 건 이유가 있었다.임유진이 강지혁의 와이프고 현 강씨 가문의 유일한 안주인인 걸 알고도 고소를 한 건 누가 봐도 이상했으니까.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강씨 가문을 상대로 덤빌 리가 없다.게다가 김승수가 억울하다는 당시의 사건을 강지혁도 한번 훑어봤지만 임유진의 말대로 증거가 확실했고 결과 역시 납득 가능한 결과였다.즉 그렇다는 건 김승수에게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또 혹은 김승수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다른 목적이 있을 수도 있고 말이다.하지만 이유가 뭐가 됐든 임유진을 건드린 이상 강지혁이 손을 놓고 있을 리가 없다. 그에게는 임유진이 목숨줄과도 같은 존재니까.“네, 알겠습니다.”임유진이 강지혁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고이준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다만 요즘 따라 부쩍 이상한 위화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임유진을 대하는 강지혁의 태도가 꼭 기억을 잃기 전의 강지혁 같았기 때문이다. 꼭 기억을 다 되찾은 것처럼 말이다.강씨 저택.강지혁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마침 임유진과 두 아이들이 거실에서 동요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현이는 흥분한 건지 얼굴이 빨개진 채로 깔깔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고 무뚝뚝하던 율이도 볼을 살짝 붉히며 어색하게 몸을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몸만 보면 썩 내키지 않아 하는 것 같지만 미소를 띠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5화

    강지혁은 여자를 무섭게 노려보더니 이내 곁에 있는 경호원에게 지시를 내렸다.“두 번 다시 손에 뭘 들 수 없게 만들어놓고 경찰에 넘겨.”“네, 알겠습니다.”청소부는 그들의 대화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지, 지금 내 손을 부러트리려는 건가?’그녀는 이런 무서운 인간을 만날 줄 알았으면 차라리 경찰에게 잡히는 것이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제가... 제가 알아서 경찰서로 가서 자수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발...!”하지만 간절한 그녀의 부탁에도 강지혁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얼굴이 차가워지기만 할 뿐이었다.사실 청소부는 양손만 부러지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만약 그녀가 던진 화분으로 임유진이 큰 상처를 입었으면 그때는 양손은 물론이고 몸 전체가 너덜너덜해진 채 죽으니만 못한 삶은 살았을 테니까.“으아아악!!”그녀의 절규와 함께 강지혁은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고이준도 곧바로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바로 앞에 세워진 차량에 올라탄 후 고이준은 곧바로 강지혁에게 자료 하나를 건넸다.“소민준 씨의 지난 5년간 행적입니다. 몇 년 전부터 배달 기사 일을 하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 오늘은 우연히 건물 앞을 지나가다 사모님을 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모님께서는 감사의 뜻으로 소민준 씨를 병원에 보냈고 손목 골절로 인한 치료 비용을 전액 다 부담해주셨습니다.”강지혁은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수중의 자료를 훑어보았다. 차 안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얼음장 같았다.“참 기막힌 우연이야. 안 그래?”그때 줄곧 입을 다물고 있던 강지혁의 입에서 뜬금없는 한마디가 흘러나왔다.“네... 네.”고이준은 식은땀을 흘리며 룸미러로 강지혁의 눈치를 봤다. ‘혹시 소민준이 사모님을 구해준 것에 질투라도 하는 건가...?’“CCTV는?”“네, 여기 있습니다.”고이준은 얼른 휴대폰을 꺼내 경호원이 보내준 CCTV 영상의 일부를 틀어 강지혁에게 건넸다.영상 속 소민준은 화분이 떨어짐과 동시에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4화

    경비원은 그 말에 시선을 내려 바닥에 떨어진 산산조각이 난 화분을 보고는 그제야 얼른 손을 놓아주었다.임유진은 경호원에게 소민준의 손목을 봐달라고 했고 경호원은 알겠다며 그의 손목을 자세히 살폈다.“사모님, 아무래도 골절인 것 같습니다.”“그럼 지금 당장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세요.”“네, 알겠습니다.”그때 휴대폰이 울렸고 임유진은 경호원에게 가보라는 손짓을 한 후 이내 전화를 받았다.무슨 얘기를 들은 건지 그녀는 전화를 받은 지 얼마 안 돼 곧바로 심각한 얼굴을 했다.“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통화를 마친 후 임유진은 건물이 아닌 법원으로 향했다.잠시 후, 임유진이 법원에서 나왔을 때 마침 소민준을 병원으로 데려간 경호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검사를 받아본 결과 다행히 심각한 상처는 아니고 한 달 정도면 완전히 회복될 거라는 내용이었다.“알겠어요. 치료비는 다 제가 책임진다고 하고 혹시 다른 무언가의 보상을 원하면 저한테 따로 연락 주세요.”“네, 사모님.”임유진은 전화를 끊은 후 휴대폰을 집어넣는 것이 아닌 권건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스승님, 죄송해요. 아무래도 당분간은 좀 시끄러워질 것 같아요.”“들었다. 김승수가 우리 둘을 고소했다지? 걱정할 것 없어. 우리는 그 사건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임했으니까. 그보다 요즘 인터넷에 떠드는 루머 말인데 나야 다 늙어서 그런 건 전혀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지만 너는 남편과 재회한 지도 얼마 안 됐는데...”“걱정하지 마세요. 혁이는 스승님과 제 사이 오해 안 해요.”임유진의 말에 권건우는 안심한 듯 미소를 지었다.“그럼 다행이고.”그날 저녁, 임유진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집사가 다가와 말했다.“회장님은 오늘 일 때문에 조금 늦으신다고 먼저 아이들과 식사를 하시라고 하셨습니다.”“네, 알겠어요.”임유진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들과 밥 먹을 준비를 했다. 일 때문에 늦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그 시각, 강지혁은 냉기를 풍기며 차가운 시선으로 눈앞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3화

    “위험해!”등 뒤로 누군가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임유진은 미처 상황을 파악하지도 못한 채 누군가의 품에 안겨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녀를 구해준 누군가는 쓰러지는 그 순간에도 양손으로 그녀를 지켜주고 있었다.“사모님!”“사모님!”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경호원과 기사들이 큰소리로 외치며 다가왔다.임유진은 그들의 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렸고 경호원의 부축으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난 괜찮아요.”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서 일어나며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는 남자를 바라보았다.“괜찮으세요?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임유진은 말을 하다가 남자가 고개를 드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흠칫하며 말을 멈추고 말았다.그녀를 구해준 건 다름 아닌 소민준이었다.소씨 가문의 장남이자 한때는 그녀의 남자친구였으며 진세령의 약혼자이기도 했던 그 소민준 말이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5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색이 다 바랜 낡아빠진 옷에 더러운 운동화,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것 같은 얼굴에 새치 가득한 머리까지, 지금의 그는 도무지 30대 중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래도 한때는 상류층에 있었던 사람인데 지금은 일반 시민도 아닌 제일 아래 계층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고개를 든 소민준은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임유진이라는 것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조금 놀란 듯 움찔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쓴웃음을 지었다.“너였구나.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는 기사를 봤어.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너...”임유진은 뭐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소민준은 당시 그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고 그녀가 절망의 끝에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궁지까지 몰아붙였으며 두 번 다시 사랑 같은 건 하고 싶지 않게끔 만들어놓기도 했다.아마 강지혁이 아니었다면 임유진은 지금도 여전히 과거의 상처에 매달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살았을 것이다.하지만...하지만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2화

    직장 동료들은 한지영에게 위로를 건네며 은근히 그녀에게 잘 보이려는 듯한 말투로 얘기했다.심지어 어떤 사람은 아예 대놓고 그녀에게 백연신과의 사이를 묻기도 했다.“그럼 지영 씨는 백연신 씨랑 다시 만나는 거예요?”“그날 기자들 무리에서 지영 씨 손을 덥석 잡고 차로 끌고 가는데 내가 다 설렜지 뭐예요? 완전 현실판 왕자님 아니에요?”“그럼 앞으로 지영 씨를 뭐라 불러야 하나?”“백연신 씨가 회장님이니 당연히 회장 사모님 아니겠어요?”한지영은 직원들의 태도가 바뀐 게 전부 백연신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아니요. 백연신 씨와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괜한 추측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저, 사귀는 사람 따로 있어요.”한지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고 이에 사람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금방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옆에서 떠드는 사람들이 없으니 이제야 살 것 같았다.어제 집으로 돌아갔을 때 백연신은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그저 경호원을 통해 그녀에게 전언만 남겼다.“회장님께서 더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앞으로도 쭉 전과 같이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하셨습니다.”전과 같다는 건 백연신 역시 더는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라는 건가?한지영은 그 생각에 갑자기 울컥하며 눈물이 차오르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스스로에게 되뇌었다.이건 자신이 바란 거라고, 그러니 아무것도 슬퍼할 것 없다고 말이다.‘그래, 잘 된 거야. 이게 제일 좋은 결말이야. 증오도 없고 더 이상의 미움도 없는... 그냥 좋은 추억만 간직한 지금이 제일 좋은 끝이야.’다시 그와 연인이 되었다가 또다시 고난에 부딪혀 헤어지게 되면 그때는 완전히 원수지간이 될지도 모르니 차라리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 게 백배는 더 나았다.한지영은 더 이상 백연신과 함께 할 용기가 없었다. 아무리 그가 사랑을 외쳐도 아무리 줄곧 그녀만 사랑해왔다고 해도 이제는 그 마음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1화

    연우진은 그 어느 날 자신이 백연신의 질투 대상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지영 씨한테 마음이 남은 거라면 내가 아닌 지영 씨와 얘기를 하세요.”연우진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내가 지영 씨와 만나고 싶다고 해도 지영 씨가 받아주지 않으면 함께 하지 못해요. 이건 백연신 씨도 마찬가지고요. 백연신 씨가 여전히 지영 씨를 좋아한다고 해도 지영 씨가 받아주지 않으면 두 사람 역시 함께 못해요. 선택권은 지영 씨한테 있으니까.”백연신은 주먹을 말아쥐며 다시 물었다.“지영이와 만날 건지에 대한 대답만 해.”연우진은 한숨을 한번 내쉬었다. 아무래도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순순히 보내주지 않을 듯하다.“지영 씨는 좋은 사람입니다. 이대로 감정이 싹트면 나로서는 당연히 지영 씨와 함께하고 싶겠죠.”“한지영의 곁에 있을 수 있는 남자는 모든 걸 다 내어줄 수 있을 정도로 한지영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안 돼.”백연신이 경고하듯 낮게 읊조렸다.“어째 내가 모든 걸 다 내어줄 정도로 한지영 씨를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 둘이 함께하는 걸 방해하겠다는 얘기로 들립니다만?”연우진의 질문에 백연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냉랭하고 차가운 눈빛을 보면 그 대답이 뭔지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백연신 씨는 지영 씨를 위해 모든 걸 다 내어줄 수 있습니까? 그 정도로 사랑한다면 여기서 나한테 이러지 말고 다시 한번 지영 씨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을 해보는 게 어떨까요?”백연신은 그의 말이 끝난 순간 갑자기 손을 뻗어 연우진의 멱살을 잡았다. 그러고는 이대로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너는 아무것도 몰라. 나라고...”하지만 그는 말을 다 잇지 못했다. 또한 멱살을 잡았던 손도 힘없이 풀었다.질투와 분노로 가득했던 눈동자가 한순간에 어둠에 잠겨버린 듯 시들어졌다.“한지영한테 잘해. 만약 지영이한테 상처를 주면 그때는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다는 게 뭔지 똑똑히 알려주지. 내 말 허투루 듣지 마.”말을 마친 후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60화

    백연신은 그 생각에 얼굴을 한껏 일그러트렸다. 질투와 분노, 슬픔과 고통의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며 그의 얼굴에 담겼다.한지영의 집에서 나왔을 때 연우진은 꽤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는 몇 시간 전에 한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바로 그녀를 찾으러 집까지 왔다.다행히 사건은 무사히 일단락되었고 한지영도 예전의 일상을 다시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우진 씨, 그... 나랑 더는 연락하고 싶지 않으면 언제든지 말해줘요. 난 괜찮으니까.”연우진은 한지영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들은 그녀의 말을 떠올리고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가끔 보면 한지영은 꼭 34살이 아닌 4살짜리 아이 같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음속의 말을 솔직하게 전하며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주니 말이다.하지만 그런 투명한 여자이기에 연우진도 그녀와 함께 있으면 더 즐겁고 자꾸 그녀와 연락을 이어나가게 되는 걸 것이다.“나는 지영 씨랑 계속 연락하고 싶은데. 지영 씨는 그저 피해자일 뿐이었잖아요. 그러니까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말하지 말아요.”“내가 백연신 씨와 호텔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어요?”“네, 지영 씨가 그렇다고 하면 그렇게 믿을게요.”연우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진심이었으니까.만약 정말 뭔 일이 있었으면 한지영 쪽에서 먼저 솔직하게 얘기를 해줬을 것이다. 한지영은 그런 여자니까.연우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문득 백연신의 얼굴을 떠올렸다. 확실히 한지영은 백연신과의 인연을 이미 지난 과거로만 보고 있는 듯했다.하지만 백연신은? 그 역시 그럴까? 이제는 고은채와의 결혼도 파기됐는데?생각에 잠긴 채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던 연우진은 아파트 입구에 서 있는 남자를 보고 멈칫하며 발걸음을 멈췄다.잘 뻗은 기럭지에 고고해 보이는 눈앞의 남자는 다름 아닌 백연신이었다.‘이 사람이 왜 여기에...’연우진과 백연신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침묵이 계속되다 연우진은 놀란 마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659화

    한지영의 말대로 백연신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른 여자를 곁에 둘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예쁜 여자를 곁에 둔다고 해도 그는 그녀가 아니면 안 되는 남자였다. 꼭 한지영이여야만 하는 남자였다.처음 본 순간부터 줄곧 한지영만을 사랑해왔으니까, 이미 모든 마음을 다 그녀에게 줘버렸으니까.사실 5년 전에 한지영이 아닌 고은채의 손을 잡았을 때 속으로 판을 짜고 있었다고는 하나 앞으로가 어떨지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그때는 자신에게 미래가 있을지도 없을지도 확신하지 못했거니와 백씨 가문의 모든 걸 되찾고 고씨 가문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말지도 미지수였으니까.당시의 그에게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다 깨진 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그래서 섣불리 한지영에게 약속을 건넬 수도 없었다.지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백연신은 사람을 은밀히 붙이는 것으로 한지영의 소식을 접할 뿐 그녀의 앞에 나서지는 못했다. 그때는 아무리 보고 싶어도 참아야만 했으니까.그런데 인내의 시간을 겪고 드디어 그녀의 앞에 나설 자격을 갖췄는데 한지영의 마음은 그사이 식어버렸다.백연신은 그 생각에 또 한 번 쓴 미소를 지었다.그녀와 함께하고 싶어 한 선택이, 그녀를 되찾기 위한 인내가 한지영이 거부함으로써 완전히 물거품이 되어버렸다.‘한지영을 살려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라 이건가...?’백연신은 어쩌면 당시 한지영을 살려달라고 간절하게 외쳤을 때 모든 소원권을 다 써버린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그는 운전석에 앉은 채 한지영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아니,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그쪽으로 시선을 고정하며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다 얼마나 지났을까, 휴대폰 진동이 울려댔다.“회장님, 고은채 씨가 방금 S 시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매스컴 쪽에도 더는 한지영 씨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게 조치를 해뒀습니다.”“고씨 가문 쪽은 계속해서 지켜봐. 손 내밀어주는 가문이 있나.”“네, 알겠습니다.”백연신은 통화를 마친 후 휴대폰을 다시 집어넣었다.고씨 가문에게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