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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임유진은 진애령의 차와 부딪혔을 당시 느꼈던 두려움과 공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두려움보다는 심장이 조여오는 듯한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난 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한 것뿐이에요.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요.”

강현수는 부드럽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배여진은 그 미소가 향하는 곳이 임유진이라는 사실에 질투 나 미칠 것 같았다.

“현수 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단순한 사고 아니었어요?”

그 말에 강현수는 시선을 돌렸다.

“여진아, 나 따뜻한 차 마시고 싶은데 사다 줄래?”

배여진은 그가 지금 자리를 비켜달라는 말을 에둘러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땅히 거절할 명분도 없었기에 애써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알겠어요. 금방 다녀올게요.”

그녀는 병실 문을 열고 나가기 전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남녀를 보고는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임유라의 말대로 임유진이 있는 한 그녀는 강현수와 결혼은 물론이고 연애도 꿈을 꿀 수 없다.

강현수가 임유진을 마음속 깊이 증오하거나 혹은 임유진에게 철저하게 실망해야만 그녀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나아가 강현수의 옆자리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배여진은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문을 닫으며 드디어 결심을 내렸다.

병실 안.

임유진은 강현수를 걱정하며 물었다.

“몸은 좀 어때요? 상처가 난 곳은 많이 아파요?”

그러자 강현수가 더 환하게 웃었다.

“드디어 내 걱정을 해주네요.”

“현수 씨 덕에 무사할 수 있었는데 당연히 걱정해야죠!”

“만약 유진 씨를 구하지 않았으면요?”

강현수는 그 말을 내뱉고는 바보 같은 질문이라는 생각에 금방 다시 입을 열었다.

“방금 한 말은 잊어줘요.”

그는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진지한 얼굴로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유진 씨를 구할 수 있어서 기뻐요. 진심이에요.”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이 지경이 되고서도 기쁘다는 말이나 하고 있다.

임유진은 순간 코가 시큰거렸다.

강현수는 이제껏 여자친구를 셀 수도 없이 많이 사귀었지만 이게 과연 연인이 맞나 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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