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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다만 이번 일은 고유정 혼자 벌인 일이고 고씨 집안은 아무것도 몰랐다. 만약 고씨 집안에서 나섰다면 더 은밀하고 더 무서운 수법으로 한지영을 처리했을 것이다.

한지영은 경찰을 통해 고유정의 얘기를 듣고는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유진아, 미안해. 다 나 때문이야. 내가 널 끌어들였어.”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그리고 이런 일로 죄책감 가질 필요도 없고. 미안한 거로 따지면 내가 너한테 더 미안하니까.”

한지영은 그때 임유진의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학업도 포기하고 미래도 포기했다. 그렇게 삼 년을 한지영은 오직 임유진을 위해서만 뛰어다녔다.

임유진은 그 일을 한 번도 잊어버린 적이 없다.

“이번 일은 내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입니다. 설마 고유정이 멋대로 이런 짓을 저지를 줄은 몰랐어요. 지영이도 그렇게 유진 씨까지 끌어들여서 정말 미안합니다.”

백연신은 모든 걸 자기 탓으로 돌렸다.

그는 고씨 가문만 예의주시하느라 고유정은 아예 잊어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만도 했던 게 고유정은 고씨 집안에서 버리는 패였고 그렇기에 고유정은 큰 소란은 일으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결과적으로 안일한 생각이었다.

“고유정이 절대로 법망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꼭 강력하게 처벌할 겁니다. 배짱 좋게 이런 일을 저질렀으면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니까요.”

백연신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차가웠다. 그리고 눈빛은 당장이라도 사람 하나를 죽일 것만 같았다.

이에 임유진은 순간 한기가 느껴졌다.

그녀는 고유정의 인생은 앞으로 죽을 때까지 힘들 거라고 확신했다.

백연신에게 있어 한지영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그런데 그렇게 소중해 마지않는 한지영을 건드렸으니 백연신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백연신은 원래 매정하고 냉혹한 사람이다. 그게 아니면 백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꿰찰 수도 없었을 테니까.

경찰서에서 나온 후 한지영은 임유진을 보며 말했다.

“유진아, 우리랑 같이 밥 먹으러 가지 않을래?”

이에 임유진이 입을 열고 대답을 하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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