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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그러다 아침에 잠에서 깨보니 아직 통화 중이었다.

백연신은 그녀가 자는 걸 뻔히 알면서도 전화를 끊지 않았다.

이에 한지영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자 백연신이 바로 아침 인사를 건네왔다.

그의 목소리는 잔뜩 가라앉아 있었다. 꼭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사람처럼 말이다. 아니, 어쩌면 한지영이 깰 때까지 한숨도 자지 않았을 수도 있다.

백연신이 S 시를 떠난 지 이제 고작 2주 정도밖에 안 됐지만 한지영은 그가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정말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해보니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더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다.

한지영은 지하철역에서 나와 집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 안으로 막 들어가려는 그때 한지영의 발걸음이 멈췄다.

한지영은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된 검은색 승용차를 빤히 바라보았다.

승용차 문이 열리고 익숙한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 남자는 별다른 말 없이 바로 한지영 쪽으로 다가왔다.

한지영은 그 남자를 보자마자 코가 찡해 나더니 이내 눈가가 빨갛게 변했다.

“지영아, 나 왔어.”

남자는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한지영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고는 다정한 눈빛으로 한지영을 바라보았다.

이에 한지영은 어린아이처럼 큰 소리로 울더니 그대로 백연신의 품에 안겼다.

한지영은 두 팔로 백연신을 꼭 끌어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 더 서럽게 울어댔다.

그 눈물에는 두려움도 있었고 백연신을 향한 그리움도 있었다.

백연신은 고개를 숙여 한지영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분명히 부드러운 손짓이었지만 거기에는 어쩔 줄 몰라 하는 마음도 담겨있었다.

한지영의 눈물은 언제나 그를 긴장하게 하고 가슴을 졸이게 만든다.

어젯밤 한지영이 전화기 너머로 울어댈 때 백연신은 자괴감 때문에 가슴이 욱신거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백연신은 한지영이 그런 일을 당한 것이 모두 자기가 옆에서 지켜주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만약 한지영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겼다면 아마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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