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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그럼 저는 친구 병실에 가봐야 해서 먼저 가볼게요.”

“아, 네.”

임유진의 말에 곽동현은 서둘러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는 임유진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한참이나 빤히 바라보았다. 어쩐지 전보다 더 마른 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곽동현은 아까 그녀에게 강지혁과 강현수 중에서 누구를 선택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담도 없었고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누구를 선택하든 임유진은 다 행복할 테니까.

곽동현은 두 사람과 어깨도 나란히 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쓸쓸하게 웃었다.

이런 쓸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아마 그가 아직 임유진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머리는 그녀를 놔줘야 한다고 끊임없이 외치고 있지만 가슴은 누군가를 좋아했던 마음을 쉽게 놓아주지 못했다.

임유진은 강현수의 병실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저번이랑 달리 배여진 말고 강현수의 부모도 있었다.

“임유진 씨가 여기는 뭐하러 왔죠?”

한은정은 임유진을 보더니 바로 얼굴을 찌푸렸다.

“현수 씨 병문안 왔어요.”

임유진은 손에 든 과일을 들어 보였다.

“과일 좀 사 왔어요. 뭘 좋아하는지 몰라 일단은 종류별로 다 샀고요. 음... 그럼 오늘은 과일만 놓고 갈게요.”

임유진은 자신이 강현수의 부모에게 있어 얼마나 불청객일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자기 아들을 하마터면 죽일 뻔한 여자를 그 어떤 부모가 반길 수 있을까.

“필요 없으니까 도로 가지고 가요.”

한은정은 임유진의 것은 하나도 받지 않겠다며 매정한 태도를 보였다.

“임유진 씨가 아니었으면 현수가 이렇게 다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어머니!”

강현수가 외쳤다.

“유진 씨를 구한 건 제 선택이었어요. 누구도 저한테 강요하지 않았다고요. 정말 저를 생각하시면 유진 씨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주세요.”

“너...!”

한은정이 고개를 돌려 강현수를 노려보았다.

“저한테 있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여자는 단 두 명뿐이에요. 한 명은 어머니고 다른 한 명은 바로 유진 씨에요.”

강현수가 한은정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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