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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하지만 다급하게 말리는 걸 보면 이경빈은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던 듯하다.

“꼭 나한테서 윤이를 뺏어가야 직성이 풀리겠어?”

탁유미는 이경빈의 두 눈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이경빈은 그녀의 시선을 받으며 괜히 죄책감이 들었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아버지로서 아들의 양육권을 원하는데 죄책감 가질 필요가 뭐가 있단 말인가!

“그래. 난 윤이를 꼭 데리고 올 거야. 네 옆에 있으면 윤이는 고생만 하게 될 게 뻔하니까. 너는 윤이한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 그깟 포장마차 수익으로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다고, 알아?”

이경빈이 또다시 그녀를 다그쳤다.

이에 탁유미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알겠어.”

그러고는 차분하게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그에게 꽉 잡힌 두 손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 손 좀 풀어줄래? 네가 약속을 깨버린 이상 나도 내 눈 찌를 생각 없어.”

이경빈은 그 말에 천천히 손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그제야 자신의 손바닥이 흥건하게 젖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손바닥뿐만 아니라 그의 등줄기에도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탁유미는 지난번에 복부를 찔렀을 때처럼 또다시 그를 심장을 철렁하게 했고 또다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탁유미는 한 걸음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렇게 거리가 꽤 많이 벌어졌을 때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갈게.”

그러고는 미련 없이 뒤돌아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뒷모습은 바람이 불면 금세 날아갈 것 같았다.

이경빈은 심각하게 마른 듯한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사실 아까 탁유미의 손목을 잡았을 때 지난번보다 더 말랐다는 것을 이미 느끼고 있었다.

그때도 말랐지만 지금은 거의 뼈만 붙어있는 것 같았다.

이경빈은 순간 아까 그런 어마어마한 행동을 해놓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었던 탁유미의 얼굴이 떠올랐다.

자신은 아직도 심장이 쿵쿵 뛰는데 그녀는 너무나도 평온했다.

그는 그게 기분이 나쁘고 심지어 심장이 자꾸 찔린 것처럼 아파 났다.

탁유미는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가 문고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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