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08화

“못할 건 없지.”

강현수는 물러서지 않았다.

S 시의 꼭대기에 있는 두 남자가 지금 서로를 원수 보듯 노려보고 있다.

“만약 유진 씨가 이곳에서 떠나기를 원하면 나는 오늘 무슨 수를 써서든 이곳에서 유진 씨를 데리고 떠날 거야.”

강현수가 말했다.

“이번에는 아예 손을 부러트려야겠네.”

강지혁은 말을 마치고는 강현수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강현수는 이런 상황이 생길 줄 이미 예상했기에 가볍게 옆으로 피했다. 두 남자는 서로 주먹을 휘두르며 싸우기 시작했다.

언뜻 비등해 보였지만 강현수는 오른손에 상처를 입고 있어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했다.

강지혁은 강현수를 빠르게 제압하더니 그의 왼손을 잡고 금방이라도 부러트릴 것처럼 뒤로 꺾었다.

하지만 그때 임유진이 다가와 강지혁의 손을 꽉 잡았다.

“그만해! 강지혁, 그만해!”

강지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만약 내가 기어이 오늘 이 손을 부러트려야겠다면?”

“사람 손 하나 부러트리는 게 너한테는 그렇게 쉬운 일이야?”

임유진이 물었다.

그녀는 순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손을 이렇게 만들어놨던 진세령과 소민준이 떠올랐다.

그들의 한낱 가벼운 행동이 그녀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

“강현수를 지켜주고 싶어?”

강지혁이 물었다.

“그래.”

임유진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강현수는 이미 자신 때문에 손가락을 다쳤다. 그러니 또다시 자신 때문에 그를 다치게 할 수는 없었다.

강현수에게는 더 이상 빚지고 싶지 않았다.

강지혁은 임유진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그렇게도 강현수가 신경 쓰여?”

임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강현수가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강현수는 어릴 적 함께 생사의 고비를 넘겼던,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던 친구니까.

물론 결과적으로 임유진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기억이 돌아왔음에도 그가 계속 착각하게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지난번 그 절벽에서 다시 강현수와 만났을 때, 강현수는 그녀를 구해줬다. 만약 그때 그대로 떨어졌다면 어쩌면 지금쯤 영원히 눈을 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