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23화

하지만 그럼에도 탁유미는 버선발로 뛰어나와 고개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저녁이라 제가 제대로 보지 못했나 봐요. 돈은 바로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금방 다시 새 음식을 올려드릴게요.”

“지금 우리가 공짜로 밥이나 얻어먹으려는 사람으로 보여? 파리가 나왔다고 파리가! 이것 때문에 식중독이라도 걸렸어 봐, 병원비 감당할 수 있었겠어? 응? 그리고 이미 한번 이딴 게 나왔는데 우리가 뭘 믿고 또 음식을 주문해?”

“됐어. 쓸데없이 입씨름하지 말고 그냥 돈으로 보상해달라고 해.”

“그래, 빨리 돈으로 보상해! 절대 이대로 못 넘어가.”

셋 중 키가 제일 작은 남자 한 명이 죽은 파리를 젓가락으로 집어 탁유미의 코앞에서 흔들어댔다. 꼭 증거가 나왔으니 빼도 박도 못한다고 얘기하는 듯했다.

옆 테이블에서 식사 중이던 손님들은 어느새 젓가락을 내려놓고 전부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탁유미는 남자 세 명이 돈을 뜯어내기 위해 이러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파리를 그 남자들이 넣었다는 증거가 없으니 마땅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러면 10만 원 보상해드릴게요.”

이 정도면 많이 양보한 것이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 돈이 성에 차지 않는 건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놓고 코웃음을 쳤다.

“10만 원 먹고 떨어져라? 이게 지금 누굴 거지로 아나.”

“천만 원. 당장 천만 원 내놓지 않으면 이곳에서 다시는 장사 못 할 줄 알아.”

천만 원이라니.

탁유미가 제시한 금액의 100배가 되는 금액이었다.

옆에서 듣다 못한 한지영은 주먹을 부들부들 떨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보자 보자 하니까 뭐 이런 양심 없는 것들이 다 있어. 천만 원은 무슨! 그 파리도 그쪽 세 명이 작당하고 음식 안에 넣어둔 거 아니야?!”

“야, 너 뭐라 그랬어.”

험악한 얼굴의 남자가 한지영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내가 틀린 말 했어? 지금 일부러 행패 부리는 거 맞잖아!”

한지영은 전혀 그들의 기세에 눌리지 않았다.

“우리가 음식에 파리를 넣었다는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