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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아닐 거예요 아마... 그냥 혹시 하는 마음에 물어본 거예요.”

한지영은 서둘러 해명하며 조금 어색하게 몸을 움직였다. 배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그 때문에 어쩐지 민망해졌다.

“그런데 나 이번 달 아직 생리 안 했어요...”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이 말을 덧붙였다.

백연신은 그 말을 듣더니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다른 증상은 몰라도 생리를 아직 안 한 거면 충분히 임신 가능성이 있었다.

만약 한지영이 임신한다면...

“임신인지 아닌지는 병원 가서 혈액 검사해보면 돼.”

그 말에 한지영은 저도 모르게 그의 팔을 잡았다.

“혈액 검사 말고 우리 일단은... 임신 테스트기로 확인부터 해요, 네?”

“...”

백연신은 조금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혹시 피 뽑는 거 무서워서 그래?”

한지영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집에 가기 전에 약국에 들러서 임신 테스트기 사다 줘요. 혹시 모르니까 여러 개 많이 사 와요.”

별장으로 가기 전 마침 약국이 보였다.

백연신은 도로 옆에 차를 주차하고는 약국으로 들어가 그녀의 말대로 여러 종류의 테스트기를 다 집은 다음 계산했다.

그러고는 다시 차로 돌아와 그것들을 전부 한지영에게 건네주었다.

한지영은 조수석에 앉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임신 테스트기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설명서를 읽었다.

하지만 막상 백연신의 별장에 도착해 화장실에 들어가 확인하려 하자 갑자기 긴장이 밀려와 심호흡을 여러 번 내뱉었다.

“어떡해요? 나 지금 너무 떨려요!”

한지영은 백연신의 손을 꽉 잡았다. 그러자 맞잡은 그의 손이 축축한 것이 땀으로 가득 젖어있었다.

“설마... 연신 씨도 떨려요?”

“응. 나도 떨려.”

백연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유례없는 떨림이었다. 백씨 가문을 곧 손에 넣을 때도 이렇게 떨리고 긴장되지는 않았었다.

한지영은 그 모습을 보더니 오히려 서서히 떨림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뭐가 떨려요. 그냥 임신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뿐이잖아요. 기다려요. 금방 확인하고 나올 테니까.”

테스트하는 쪽이 도리어 안 하는 쪽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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