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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본능적으로

설영준은 문예슬의 모습을 끝까지 바라보며 그녀가 연회장을 서둘러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리 큰 승리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 연회는 설영준에게 그저 사회적 의무에 불과했으며 진정한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문예슬과의 대결은 잠시 마무리되었을지 몰라도 그녀의 퇴장은 끝을 의미하지 않았다. 되레 또 다른 시작일 수도 있다는 것을 설영준은 잘 알고 있었다.

자신과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문예슬이 촬영하도록 시켰다는 것을 설영준은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되레 이런 일은 송재이에게 먼저 알릴 필요가 있었다. 그녀가 괜한 오해를 하지 않도록 말이다.

문예슬은 무도장을 떠나지 않고 한쪽 구석에 숨어 설영준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여러 계획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문예슬은 자신이 촬영한 이 영상이 새로운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를 적절하게 언론에 유출한다면 설영준의 대중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말이다.

그녀의 생각은 간단했다. 설영준의 사생활이 복잡해질수록 자신이 그와의 경쟁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설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생각이 복잡하게 꼬여있어 피곤해진 설영준은 자리로 돌아가 잠시 머리를 꾹꾹 눌렀다.

문예슬의 위협을 다시 한번 평가하고 새로운 대책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 게임은 설영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했고 그녀의 모든 행동에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었다.

그 시각, 송재이도 연회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녀는 설영준이 알아차리지 못한 곳에 조용히 있었다.

송재이는 우연히 이런 연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면 설영준이 아마 자신에게 말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복잡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녀는 내내 설영준의 모든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문예슬과 춤추는 모습을 보았고 떠날 때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문예슬의 모습도 놓치지 않았다.

송재이는 눈물을 참으며 음료 코너로 향해 술을 한 잔 들었다.

연회는 계속되었지만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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