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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화 재결합

다음 날, 비록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송재이는 약속대로 설영준의 사무실 앞에 나타났다.

또한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두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될 운명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나란히 서 있는 거리는 한 뼘에 불과했지만 마음은 마치 끝이 보이지 않은 벽에 가로막힌 듯싶었다.

설영준과 송재이는 잇달아 사무실을 나섰고, 가는 길 내내 침묵을 지켰는데 심지어 눈빛 교환조차 없었다.

송재이는 만감이 교차했고, 설영준의 무심한 태도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둘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운전석에서 차를 몰던 여진도 유난히 가라앉은 분위기를 느끼고는 숨을 죽이고 있었다.

이내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에 앉은 두 남녀를 힐끔거렸고, 불편한 표정의 송재이와 침묵을 유지하는 설영준을 발견했다.

설영준의 오른팔로서 페이스를 잃은 상사와 이처럼 쌀쌀맞은 송 선생님의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기에 저도 모르게 걱정이 들었다.

차 안은 에어컨을 틀어 시원했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한기 때문인지 송재이는 두 팔을 꼭 껴안으며 조금이나마 체온을 유지하려고 했다.

설영준이 무심결에 시선을 돌리자 스스로 껴안은 송재이를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도로 삼켰다. 대체 무슨 수로 이 침묵을 깨뜨려야 하지?

그렇게 차가 약속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입을 꾹 닫고 있었다.

여진은 차를 세우고 뒤를 돌아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대표님, 송 선생님, 도착했어요.”

차에서 먼저 내린 설영준은 밖에 서서 감정을 추스르는 듯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두 사람이 레스토랑에 들어섰을 때 뜻밖에도 박윤찬과 류지안도 있었다.

눈치 빠른 설영준은 무언가를 알아차리고 마치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에서 실마리를 찾으려는 듯 번갈아 훑어보았다.

곧이어 종업원을 불러 음식을 주문했고, 주문하는 동안 박윤찬은 류지안을 과하다시피 챙겨주었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에 송재이도 어안이 벙벙했다.

레스토랑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수라장을 마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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