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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추억

송재이를 바라보는 성수연의 눈빛은 추억에 젖어 들었고,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듯싶었다.

잠시 후, 그녀는 남편과의 러브스토리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 남편을 대학교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죠.”

나긋한 목소리는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마치 옛날 영화처럼 소박하고 순수한 러브스토리였는데...”

송재이는 잠자코 듣고 있었다. 성수연의 말투에 담긴 애틋함과 슬픔이 그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리고 둘이 함께 아름다운 시간을 수도 없이 많이 보냈어요.”

성수연이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사이의 감정도 점점 변해갔죠.”

이내 한숨을 내쉬며 착잡한 눈빛으로 말했다.

“사소한 일로 다투기 시작하다가 서로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점점 사라지더니 결국 좋게 헤어지기로 했어요.”

회상에 잠긴 성수연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남편과 함께 보내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싶었다.

“우리 남편은 정말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었어요.”

성수연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복잡한 개념도 알기 쉽게 설명해줄 정도로 학문적 조예가 남달랐는데 당시 지식에 대한 열망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넘치는 남편의 모습에 매료되었던 거로 기억해요.”

송재이는 가만히 들어주었고, 성수연이 그나마 추억을 회상하며 위안을 얻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남편은 학자일 뿐만 아니라 자상한 남편이기도 했어요.”

성수연이 다시 입을 열었고, 목소리에 그리움이 묻어났다.

“우리가 서로 사랑했던 시절에 남편은 타고난 지혜와 유머 감각으로 크고 작은 갈등을 해결해 주었죠. 설령 나중에 여러 가지 이유로 헤어지긴 했으나 남편과 함께 보냈던 시간을 후회한 적은 없어요.”

이내 멈칫하더니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그리고 남편에게 특별한 버릇이 있었는데 매번 의견 충돌이 생길 때면 다음 날 항상 꽃다발과 함께 자기 생각과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적은 쪽지를 선물로 주곤 했어요. 이는 본인의 자존심도 지키면서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남편만의 독특한 화해 방식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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