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 제500화 난 오직 너뿐이야.

공유

제500화 난 오직 너뿐이야.

작가: 라오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얼굴빛이 살짝 변한 송재이는 잠깐 침묵을 지키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맞아요. 우리 사이에 조금 문제가 생겼어요. 설영준 씨가 나와 박윤찬 사이에 뭔가가 있다고 오해하고 있어요. 여러 번 설명하려고 했지만 듣고 싶지 않나 봐요.”

송재이의 억울함과 슬픔을 알 수 있었던 성수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재이 씨, 나는 재이 씨 사람 됨됨이를 믿어요. 재이 씨와 박윤찬은 친구일 뿐이잖아요. 설영준도 알 거예요. 다만 시간이 좀 필요하겠죠.”

송재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견고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저도 설영준씨가 이해 할거라고 믿어요. 다만 조금이라도 빨리 의심을 풀고 예전처럼 돌아가기를 바랄 뿐이에요”

두 사람은 식사하면서 각자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송재이는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애썼다.

그는 설영준한테도 시간이 필요하고 자신한테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점심 식사 후 송재이와 성수연은 함께 거실에서 TV를 보며 수다를 떨었다.

송재이는 여전히 우울했지만 성수연의 관심과 응원을 느낄 수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

송재이와 성수연이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송재이는 궁금증을 안고 문어 구로 향했다.

문을 연 송재이는 문밖에 서 있는 설영준을 보고 어리둥절해졌고, 마음속에 복잡한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영준아, 여긴 어쩐 일이야?”

이런 상황에 설영준을 만날 줄 몰랐던 송재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설영준은 겸연쩍으면서도 기대를 담은 눈빛으로 대답했다.

“재이야, 나... 너랑 할 얘기 있는데.”

송재이는 고개를 돌려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성수연을 쳐다보았다.

성수연은 싱긋 웃으며 들어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깊은숨을 들이마신 송재이는 어쩌면 이것이 둘 사이의 오해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를 집으로 들여보낸 후 문을 닫았다.

둘 사이의 문제는 둘이 해결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 성수연은 방을 정리해야 한다는 핑계로 설영준과 송재이만 남겨둔 채 거실을 나갔다.

둘만 남은 거실 분위기는 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501화 억누르지 못했다

    설영준의 마음이 한순간에 무겁게 가라앉았다. 설영준은 어머니와의 통화가 송재이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을 수 있음을 문득 깨달았다.그 통화에서 어머니가 유산과 손자에 대해 언급했을 때 송재이는 설영준이 아이를 원한 이유가 재산 상속 때문이라고 오해했을지도 모른다. “송재이, 몇 가지 오해를 풀어야 할 것 같아.”설영준의 목소리는 낮고 진지했으며 표정은 유난히 심각했다. “예전에 어머니와 통화한 내용을 네가 오해했을 수도 있어. 아버지와 나는 오래전에 갈라섰고 아버지의 재산이 손자에게 상속되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건 중점이 아니야.”송재이는 설영준을 바라보며 약간 혼란스러운 눈빛을 보였다.“설영준, 네 말은…”설영준은 송재이에게 다가가 송재이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아버지의 재산이 없어도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충분하다는 뜻이야. 나는 유산에 기대지 않아. 내가 진정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너뿐이고 다른 건 문제가 되지 않다고 생각해.”송재이의 마음은 따뜻해졌지만, 송재이의 눈에는 여전히 망설임이 어렸다. “설영준, 나는 네가 그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알아. 하지만 내가 네가 마땅히 가져야 할 것을 놓치게 하고 싶지 않아.”설영준은 단순한 말로는 송재이의 마음을 완전히 풀어주지 못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설영준은 자신의 다짐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했다.갑자기 설영준은 송재이를 들어 올렸다. 송재이는 놀란 나머지 설영준의 목을 끌어안았다.“설영준, 뭐 하는 거야?”송재이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당황함이 묻어났다.설영준은 대답하지 않고 송재이를 꽉 안은 채 그대로 문밖으로 걸어 나갔다.송재이는 설영준의 굳은 결의와 결단력을 느꼈고 송재이의 마음도 차츰 평온해졌다.집 밑으로 내려온 후 설영준은 송재이를 조심스럽게 차 옆에 내려놓고 문을 열었다.설영준은 송재이를 그들의 함께 사는 집으로 데려갔다. 집 안은 여전히 익숙하고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다.집에 들어가자마자 그들의 감정은 마치 억눌려 있던 화산처럼 순간적으로 폭발했다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502화 그의 눈을 피해 가지 못했다

    저녁이 되자 송재이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설영준이 아직 깨어 있고 설영준의 시선이 계속 송재이를 따라오는 걸 느꼈다.송재이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 박윤찬에게 전화를 걸어 초대에 응답할 준비를 했다.설영준은 송재이 옆에 앉아 조용히 듣고 있었고 설영준의 눈빛에는 심사숙고하는 듯한 느낌이 엿보였다.전화에서 송재이는 부드럽고 예의 바르게 박윤찬의 초대를 수락하며 저녁 식사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전화를 끊고 송재이는 설영준을 바라보며 목소리에 약간의 떨림과 불확실성을 담아 물었다. “설영준, 내일…너도 갈 거야?”설영준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넌 내가 가기를 바라는 거야?”송재이는 잠시 망설였고 설영준의 눈빛에는 기대와 걱정이 섞여 있었다. 송재이는 조용히 대답했다. “나는…바래.”설영준의 입가에는 냉소적인 미소가 떠오르고 설영준의 목소리에는 확고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안 가. 나는 가지 않을 거야.”송재이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설영준이 이렇게 답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송재이가 말을 하려던 순간에 설영준은 송재이의 말을 가로막았다. “난 일부러 가지 않을 거야. 네가 윤찬 씨와 단둘이 있을 때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송재이의 마음은 복잡한 감정으로 가득 차올랐다. 설영준의 질투가 다시 작용하고 있음을 송재이는 느꼈다.송재이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감정을 가라앉히려 했다. “설영준, 왜 이렇게 해야 해? 나는 윤찬 씨와 그냥 친구일 뿐이야.”설영준은 차갑게 웃으며 눈에 경멸의 기운을 담았다. “송재이, 너는 너무 순진해. 윤찬 씨와 지안 씨의 재결합은 그저 형식에 불과해. 사실 윤찬 씨의 마음속에는 항상 네가 자리를 잡고 있어.”설영준의 주장에 송재이는 의심하였지만, 믿으려하지 않았다. 송재이는 박윤찬의 우정이 진실하다고 생각했으며 설영준이 말하는 그런 감정이 있을 리 없다고 믿었다.설영준은 송재이가 믿지 않자 더 이상 주장하지 않았다. 설영준은 송재이가 박윤찬과의 관계를 오해하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503화 놓을 수 없는 불안

    송재이는 레스토랑에서 박윤찬과 저녁을 함께하고 있었으며 밖에서의 이상함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하지만 박윤찬은 이미 레스토랑 외부에 정차해 있는 차량과 그 안의 인물을 알아차렸다. 박윤찬은 그 사람이 설영준의 비서인 여진임을 알아봤다.박윤찬의 눈빛에는 약간의 무력함이 담겨 있었고 박윤찬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송재이는 박윤찬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윤찬 씨, 무슨 일이에요? 몸이 안 좋으신가요?”박윤찬은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띠며 외부 상황을 굳이 알리지 않기로 했다. 송재이가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었다.박윤찬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재이 씨. 잠시 옛 생각에 잠겼을 뿐이에요.”송재이는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었다.송재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박윤찬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박윤찬은 송재이의 걱정을 덜어주려는 듯 부드럽게 미소 짓고는 대화의 화제를 바꾸었다. “재이 씨, 창밖을 봐요. 저 차, 누구의 것일까요?”박윤찬은 차분한 목소리로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다.송재이는 박윤찬이 가리키는 창밖을 따라 눈길을 주었고 곧 익숙한 차와 그 안의 인물을 알아차렸다.송재이는 그 사람이 설영준의 비서인 여진인 것을 알아보았다.송재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설연준이 자신을 감시하려고 사람을 보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윤찬 씨, 저…저 사람은 영준 씨의 비서 여진 씨예요.”송재이의 목소리에는 불확실함과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감정이 배어 있었다.박윤찬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맞아요. 저도 한참 전에 알았어요. 영준 씨는 재이 씨를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아요."송재이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고 설연준의 불신이 송재이를 실망하게 했다. “윤찬 씨, 저는...”송재이가 설명하려는 순간에 박윤찬이 송재이를 가로막았다.“재이 씨,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 저는 재이 씨와 영준 씨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504화 알 수 없는 실수

    송재이는 레스토랑을 나왔을 때 깊어져 가는 밤의 고요함이 송재이를 감쌌다.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마음속도 마치 이 어둠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송재이는 핸드폰을 꺼내어 설영준에게 전화를 했다. 송재이는 익숙한 설영준의 목소리가 들릴 줄 알았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음성 안내뿐이었다.송재이는 포기하지 않고 전화를 끊은 후 다시 시도했으나, 여전히 같은 결과였다.송재이의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카톡으로 설영준에게 행방을 묻는 문자를 보냈다.잠시 후, 마침내 설영준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나 설씨 가문으로 들어왔어. 송재이, 우리 당분간은 좀 덜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아.]한 줄의 메시지를 읽은 송재이의 마음에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설영준의 메시지에서 느껴지는 거리감에 송재이는 혼란스러웠다 설영준이 일부러 자신을 멀리하는 듯했다. 송재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마지막 말을 보냈다.[설영준,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왜 갑자기 날 피하려고 하는 거야?]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송재이는 답장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하지만 핸드폰은 마치 신호가 없는 것처럼 아무 반응도 없었다.불안은 실망으로, 실망은 이내 걱정으로 바뀌었다.설영준이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왜 둘 사이가 이렇게 긴장된 상태로 변했는지 송재이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송재이는 집에 돌아왔다. 문을 열자 고요한 집 안의 침묵이 송재이를 맞이했다.송재이는 거실로 들어와 불을 켰지만, 설영준은 집에 없었다.점점 더 무거워지는 마음에 송재이는 방 안을 이리저리 서성였다. 송재이의 마음은 불안과 의문으로 가득 찼다.아무도 없는 거실 한가운데 서서 송재이는 마음속의 의문과 무력함을 느꼈다.설영준이 갑자기 이렇게 냉정해진 이유와 자신을 일부러 외면하며 문제를 혼자 해결하게 두려는 듯한 설영준의 의도를 송재이는 의아해했다.송재이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감정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불안과 초조함은 물밀듯이 송재이를 덮쳤다.송재이는 다시 핸드폰을 들고 메시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505화 소연아

    같은 시간에 설영준 역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었다.마치 빠져나올 수 없는 장막처럼 밤의 어둠은 설영준의 마음을 무겁게 감싸고 있었다.설영준의 머릿속은 얽힌 실타래처럼 복잡했고 그 실마리는 도무지 풀리지 않았다.새벽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잠이 들었지만, 그 잠은 얕았고 꿈은 희미한 화면과 간헐적 대화들로 뒤섞여 있었다.아침이 되어 문밖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에 설영준은 잠에서 깼다. 그 소리는 문틈을 타고 설영준의 꿈속에 스며들었고 설영준을 혼란스러운 잠에서 서서히 현실로 끌어냈다.설영준은 어리둥절한 채 머리를 쓰다듬으며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흐릿한 눈을 비볐다.세수하고 나서 설영준은 문을 열고 계단을 따라 거실로 내려갔다.거실에서는 한 여자가 오서희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그녀는 깔끔한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움직일 때마다 치맛자락이 부드럽게 흔들렸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폭포처럼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고 햇빛 아래에서 은은한 금빛으로 빛났다.그녀의 눈은 밝고 깊었으며 마치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듯했다. 입가에는 온화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지만, 친근한 속에 일정한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오서희는 설영준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반갑게 손짓하며 설영준을 대화에 참여시켰다.설영준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예의상 다가갔다.“안녕하세요, 저는 소연아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설영준은 예의상 소연아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소연아 씨, 안녕하세요. 저는 설영준입니다.”소연아의 손은 따뜻하고 힘이 느껴졌지만, 소연아의 열정은 설영준의 마음에 닿지 않았다.설영준의 마음은 여전히 송재이에게 머물러 있었고 오서희의 이런 만남 주선에 대해 설영준은 설명할 수 없는 거부감을 느꼈다.오서희는 설영준의 반응을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해서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애썼다.오서희는 설영준의 냉담한 태도를 눈치채지 못한 채 소연아를 칭찬하며 말했다.“소연아 씨는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아주 유능해. 자신이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도 있고 그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506화 어색

    설영준은 서재 의자에 깊이 몸을 기대어 책상 위를 무의식적으로 두드리며 불안과 초조함에 휩싸여 있었다.설영준은 다시 한번 송재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아무도 받지 않았다.홀로 남겨졌다는 생각이 설영준의 가슴을 점점 더 짓눌렀다.마치 출구 없는 미로 속에서 끝없이 헤매는 기분이었다.문득, 설영준의 머릿속에 송재이의 친구 박윤찬이 떠올랐다. 어쩌면 박윤찬이 송재이의 행방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급히 박윤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대답 대신 냉랭한 음성 안내만이 흘러나왔다.설영준의 마음은 더 혼란스러워졌고 어리석은 의심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혹시 송재이와 윤찬 씨가 함께 있는 건 아닐까?’그 순간,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울렸다.설영준은 고개를 들었고 문가에 서 있는 소연아가 보였다. 소연아의 눈에는 기대와 걱정이 담겨 있었다.“영준 씨가 뭔가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괜찮다면, 저와 함께 밖에 나가서 잠시 산책하며 식사라도 할까요? 환경을 바꾸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지도 몰라요.”소연아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묘한 설득력이 있었다.처음엔 거절하려던 설영준은 송재이와 박윤찬이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이 떠오르며 자신도 모르게 질투가 밀려왔다.설영준은 지금 뭔가 핑계가 필요했다. 어쩌면 소연아의 초대가 그에게 잠시 마음을 달랠 기회를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알겠어요, 연아 씨. 초대해 줘서 고마워요.”설영준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소연아의 눈에 잠깐 기쁨이 번졌다. 설영준이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소연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잘됐네요. 그럼 가요.”두 사람은 함께 서재를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오서희는 그들이 함께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안도하며 미소를 지었다.오서희는 말없이 따뜻한 눈길로 그들을 배웅했다.가는 길 내내 소연아는 여러 대화를 시도했으나 설영준의 대답은 늘 짧고 무미건조했다. 설영준의 마음은 이미 여기에 없었다.그럼에도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507화 복잡한 마음

    마침내 설영준은 소연아가 필요로 하는 생리대를 찾아냈다.설영준은 상품을 손에 쥐고 시선을 피하며 계산대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결제 후에 설영준은 편의점을 떠나 레스토랑으로 돌아갔다.소연아는 이미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설영준이 돌아오자, 감사의 표정을 지었다.설영준은 물건을 소연아에게 건네주었고 소연아는 계속해서 감사의 말을 전한 후, 급하게 화장실로 들어갔다.설영준은 자리로 돌아왔지만, 설영준의 마음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화장실 안에서 소연아의 감사의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다른 의도가 담긴 미소가 자리 잡았다.소연아는 자신이 계획한 이야기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에 내심 기뻐하며 설영준이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에 안도했다.소연아는 옷을 정리하고 표정을 조정한 뒤에 자신이 불편하고 감사한 모습으로 보이도록 하여 화장실에서 나왔다.설영준은 자리에 앉아 기다리며 소연아에 대한 인상이 살짝 변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경계심을 지우지 않았다.저녁 식사 후, 설영준은 약속대로 소연아를 집으로 데려다주었다.설영준이 집에 들어섰을 때, 송재이는 거실 소파에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었다.설영준의 마음속에서 분노와 불안이 순식간에 치솟았고 설영준은 망설임 없이 송재이에게 다가가 날카롭게 물었다.“왜 전화를 받지 않았어?”설영준의 목소리에는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깃들어 있었다.송재이는 설영준을 차갑게 쳐다보며 입을 열지 않았다. 마치 설영준의 초조함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잠시 후, 송재이는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답했다.“내가 왜 네 전화를 꼭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송재이의 냉담한 태도에 설영준은 격분했고 그 분노는 목소리에 그대로 묻어났다.“네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다고!”송재이는 일어나서 설영준을 마주 보았고 송재이의 눈에도 분노가 서려 있었다.“너 무슨 자격으로 그래? 내가 왜 너한테 내 모든 행동을 보고해야 하지?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508화 복수

    송재이의 눈길이 설영준의 핸드폰에 머물렀다. 송재이의 고민했지만, 결국 소연아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기로 결심했다.[영준 씨,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저를 어색한 상황에서 도와줬을 뿐만 아니라 즐거운 밤도 함께해 줘서요. 우리가 곧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래요.]송재이는 이 메시지를 읽으며 메시지 속의 한 문장 한 문장은 송재이의 가슴에 비수처럼 박혔다.송재이의 마음은 복잡했고 분노와 혼란이 교차했다.송재이는 설영준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분노와 배신감에 이끌려 설영준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송재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욕실에서 나온 설영준은 송재이가 핸드폰을 들고 있는 것을 보았고 송재이의 표정에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송재이의 눈빛은 차갑고 그 속에는 배신감과 실망이 가득 차 있었다“송재이, 내가...”설영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송재이가 말을 끊었다.“설영준, 이 메시지 어떻게 된 거야?”송재이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송재이는 설영준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설영준은 메시지를 확인하였고 화면에는 소연아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설영준은 메시지를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설영준은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송재이, 이건 오해야. 소연아 씨는 단지...”설영준이 급하게 변명하려 했지만, 송재이는 설영준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설영준, 더 이상 설명하지 마. 내가 보는 건 너와 다른 여자 사이에 애매한 관계뿐이야.”송재이의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했고 송재이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우리가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게 남아 있긴 한 거야?”송재이의 말에 설영준은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 설영준은 송재이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설영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진실을 밝히고 송재이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비록 이 설명이 자신을 더욱 나쁘게 보이게 할지라도 설영준은 더 이상 거짓말로 이 관계를 이어갈 수 없었다.“송재

최신 챕터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660화 포기하면 안 돼

    통화가 종료된 후 설영준은 더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는 다시 한번 송재이 병실로 가 침대 끝에 앉았다. 그리곤 창백한 얼굴로 고요히 잠든 송재이의 얼굴을 보았다.설영준은 마치 송재이에게 자신이 한 말이 들리는 것처럼 나직하게 말했다.“재이야, 내 말 들려? 나 여기 있어. 네 옆에 있어.”그는 조심스럽게 송재이의 손을 잡으며 미약해진 체온을 느꼈다.“어쩌면 지금 내 말이 안 들릴 수도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그것만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이야.”설영준은 이내 심호흡을 하면서 감정을 갈무리하려고 애를 썼다.“우리 아직 함께 해보진 못한 일들이 많아. 혹시 기억해? 우리 그때 그랬었잖아. 함께 세계 곳곳에 있는 나라로 여행 가서 우리와 다른 사람들의 문화를 체험해 보고 그곳의 음식을 먹어보자고. 네가 지금 눈만 떠준다면 난 지금 당장 너랑 함께 그 떠날 거야.”이때 누군가 노크하더니 도정원이 들어왔다. 그는 아주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영준 씨, 경찰들이 지금 출동했다고 하네요. 곧 도진욱의 거처로 들이닥칠 거예요.”설영준은 자리에서 일어난 뒤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한 눈길로 송재이를 보았다.“정원 씨,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요?”“말씀하세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거면 도와드릴게요.”“저 대신 재이 좀 잘 챙겨주세요. 전 누구 만나러 가야 할 것 같아서 그래요. 그 사람이 아마 이 사건에 아주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예요.”“걱정하지 말고 가봐요. 여긴 제가 꼭 붙어 있을 테니까 아무도 재이를 건들지 못할 거예요.”설영준은 고마운 눈빛으로 도정원을 힐끗 보곤 몸을 돌려 병실을 나섰다.떠나기 전 설영준은 나직하게 송재이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재이야, 나 얼른 돌아올게. 그러니까 나 꼭 기다려줘야 해.”송재이의 병실에선 도정원만이 묵묵히 곁을 지키며 그녀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설영준은 이미 진상을 찾으러 떠났다.그는 오랜 친구를 만나러 갈 생각이다. 그 친구는 의학 부문에서 아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659화 새로운 증거

    그러자 보안 요원이 말했다.“여긴 병원 CCTV를 관리하는 곳입니다. 외부인에게 함부로 영상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설영준은 확고한 어투로 말했다.“전 송재이 씨 약혼자입니다. 전 반드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겠으니 협조 부탁드립니다.”보안 요원은 다소 망설이더니 결국 그에게 영상을 보여주었다.영상 속에서 설영준은 세세한 부분까지 발견했다. 송재이가 쓰러지기 전 도진욱은 물잔을 송재이에게 건넸다. 그 순간 설영준은 의심을 하게 되었다.같은 시각 도정원은 병실에서 쪽지 한 장을 발견했다. 쪽지엔 갈겨 쓴 글씨가 있었다. 약물의 이름과 사용량이 적힌 쪽지였다. 그는 발견하자마자 바로 설영준에게도 알렸다.두 사람은 각자 발견한 것을 공유하곤 분석하기 시작했다. 설영준은 도진욱이 송재이에게 건넨 물잔과 쪽지 위에 쓴 약물의 명칭을 보았다. 그는 순간 무언가 깨닫게 되었다.송재이가 검사실로 들어간 뒤 설영준과 도정원은 각자 단서를 찾으러 움직였기에 설영준은 다시 돌아와 송재이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러나 도정원은 쪽지에 적힌 약물 이름을 보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설영준은 초조한 얼굴로 검사실 밖에서 송재이를 기다렸다.“재이야, 꼭 버텨야 해. 내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시간이 1분 1초 흘러갔다. 설영준은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머릿속에 송재이의 미소와 웃음소리, 그리고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는 속으로 기도했다. 송재이가 무사히 나오길 바라며 말이다.설영준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재이야,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해? 네가 그때 엄청 찬란한 미소를 지었었어. 네 찬란한 웃음이 온통 어둠뿐이던 내 세상을 환하게 빛내주었지. 그때 널 지켜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지금은...”바로 이때 문이 스르륵 열리고 의사가 나왔다. 설영준은 바로 다가가 물었다.“선생님, 재이는 어때요?”“저희가 최선을 다해 독이 퍼지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희귀한 독에 중독된 거라 독 분석하고 해독제를 만드는 데 시간이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658화 단서

    송재이의 말은 청천벽력이었다. 도정원과 도진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수사관이 빠르게 다가와 상태를 살폈다. 그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되어 얼른 입을 열었다.“저희가 바로 의사를 불러오겠습니다.”도정원은 빠르게 긴급 호출 벨을 누르면서 송재이를 부축한 채 옆에 있던 의자에 조심스럽게 앉혔다.의자에 앉히자마자 도정원은 초조한 마음으로 송재이를 어깨에 기대게 했다.“재이야, 조금만 버텨줘. 의사가 금방 도착할 거야.”도진욱은 다소 복잡한 감정이 담긴 얼굴로 송재이를 보았다. 속으로 뭔가 갈등하고 있는 듯했다.그러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독에 중독됐다고? 그럴 리가...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예리한 수사관은 그런 도진욱의 상태를 눈치채고 바로 심문했다.“도진욱 씨, 이 상황에 관해 설명하세요. 송재이 씨가 왜 갑자기 중독된 거죠?”도진욱의 안색은 더 창백해졌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전... 전 정말로 모릅니다. 제가 왜 제 조카를 죽이겠습니까?”바로 이때, 의사와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오며 송재이를 살펴보았다.의사가 엄숙하게 말했다.“아무래도 정밀 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어떤 독에 중독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송재이는 급하게 검사받으러 갔다. 도정원과 도진욱이 그 뒤를 따라갔다. 수사관은 묵묵히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 머릿속에 이미 사건의 윤곽이 그려지기 시작했다.도정원이 밖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송재이를 기다렸다. 그러나 도진욱은 홀로 구석으로 간 뒤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안에 있는 핸드폰만 불안한 마음으로 만지작거렸다.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누군가와 통화했다.“나야. 일이 복잡하게 됐어. 송재이가 갑자기 독에 중독되어서 경찰이 개입하게 되었어. 나도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 하지만 우린 지금 반드시 움직여야 해.”전화기 너머로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군요. 일단 절대 증거를 찾게 해서는 안 돼요. 안 그러면 우리 모두 끝장나게 되니까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657화 중독

    화가 난 도정원은 이를 빠득 갈았다.“그게 무슨 의미죠? 설마 아버지 병이 당신과 연관이 있다는 건가요?”정체 모를 남자는 웃음을 터뜨렸다.“곧 알게 될 거야. 참, 도진욱. 가문의 이익을 위해 네 동생 행복을 희생했었지? 이젠 네가 희생할 차례야.”전화는 그렇게 끊겼다. 송재이와 도정원은 고개를 돌려 도진욱을 보며 설명을 바랐다.그러자 도진욱이 말했다.“난... 난 정말 몰랐어. 그때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그때 내가 그런 선택을 한 건 인정해. 하지만 전부 가문을 위해서였어. 난 너희들을 해칠 생각한 적 없다고.”송재이는 무력감이 들었다. 거짓과 배신으로 가득한 이 가족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절망에 빠진 송재이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 해요? 대체 누굴 믿어야 하는 거예요?”도정원도 다소 괴로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는 주먹을 꽉 움켜쥐며 감정을 갈무리하려고 애를 썼다.“가문의 이익을 위해서 그러셨다고요. 우리 도씨 가문이 언제부터 이익에만 눈멀어 가족을 버리는 가문이 된 거죠?”도진욱의 얼굴엔 죄책감이 가득했다. 그는 힘이 없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정원아, 그땐 내 잘못이 맞아. 나도 인정해. 난 내 선택으로 우리 가문이 더 힘이 있는 가문이 될 줄 알았고 가족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 난... 난 정말 미안하구나.”옆에서 듣고 있던 송재이는 막막하면서도 불안했다.“두 사람은 전부 제 가족이에요. 전 대체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송재이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그 순간 문밖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면서 이 숨 막히는 침묵을 깨버렸다.세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보았다. 제복을 입은 남자들이 엄숙한 얼굴로 들어왔다.“안녕하세요. 저희는 경찰서 수사과에서 나왔습니다. 몇 가지 당신들이 조사에 협조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도정원과 도진욱은 서로 마주 보았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것이 진상을 알아내는 데 중요한 조사라는 것을“네, 협조하겠습니다.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656화 충격적인 사실

    전화기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이내 짙은 한숨 소리가 들렸다.도진욱이 입을 열었다.“그래, 알았다. 너희들한테... 해줄 얘기가 있단다. 네 아버지의 과거와 어머니에 관한 얘기란다.”도정원과 송재이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의아하면서도 초조했다.“큰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뭔가 알고 계신 거예요?”도진욱은 미간을 찌푸렸다.“곧 도착하니 얼굴을 보면서 얘기하자꾸나. 이 일은 내가 너희들 얼굴을 보면서 직접 말해줘야 할 것 같구나.”전화를 끊은 후 도정원과 송재이는 생각에 잠겼다. 두 사람은 도진욱이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몰랐고 도진욱이 그들에게 해줄 얘기가 그들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도진욱이 병원에 도착했다. 그의 얼굴엔 초조함과 죄책감이 담겨 있었다.그는 송재이와 도정원의 얼굴을 보더니 심호흡을 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금 마음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알고 있단다. 하지만 더는 너희에게 숨길 수 없을 것 같구나. 너희들이 모르는 사실은 더 많단다.”송재이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머리가 어질거렸다.“큰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가 아직도 모르는 비밀이 있는 건가요?”“그래, 그때 당시 나와 네 엄마는 확실히 그런 사이였었지. 하지만 그건 다 지나간 일이란다. 나중에 난 그 삼각관계에 빠지기로 했고 네 엄마랑 네 아빠를 이어주기로 했었지. 그때의 난 그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단다. 지금까지도 말이야.”송재이와 도정원은 충격받은 얼굴로 도진욱을 보았다. 그가 꺼낸 얘기는 도경욱이 꺼낸 얘기보다 더 충격적이었다.“큰아버지, 정말로... 정말로 그러셨어요?”“나도 알고 있단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과거의 일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난 아직 살아 있을 때 너희들에게 진실을 말해주고 싶구나.”바로 이때 병실 안에서는 긴급 호출 벨이 울렸다.의사와 간호사들이 급하게 병실로 달려왔고 송재이와 도정원도 얼른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의사는 그들을 보더니 고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655화 마지막 오늘

    송재이는 얼른 도경욱의 손을 꼭 잡았다. 눈물이 그녀의 눈 앞을 가렸다.옆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던 도정원도 눈시울이 붉어졌다.병실 안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저 일정한 의료 기기 소리만 들려오며 시간이 흘렀다.도경욱은 송재이를 빤히 보았다. 그의 두 눈엔 아쉬움과 죄책감만 남아 있었다.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죽기 전 꼭 해야 할 말이 있었다.미약한 목소리지만 그는 확고한 어투로 말했다.“재이야, 내 딸. 너에게 꼭 해줄 말이 있단다. 네 출생의 비밀과 네 엄마에 관한 얘기야.”송재이는 고개를 들었다. 눈물 그렁그렁 맺힌 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아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 엄마가 왜요?”도경욱은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마치 온몸의 힘을 모으고 있는 것 같았다. 깊이 숨겨둔 진실을 정확하게 말해주기 위해서 말이다.“그때 네 엄마, 그러니까 서지원의 약혼 상대는 내 형이었단다. 네 큰아버지지. 하지만 운명이 장난을 쳤지. 서지원이... 네 엄마가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은 나였단다.”송재이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너무도 충격적인 진실이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출생에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었던 거죠?”도정원도 놀란 표정인 것을 보아 처음 알게 된 사실인 것 같았다.도경욱은 다소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네가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는 것을 나도 안다. 그렇지만 전부 사실이란다. 난 지원이를 단 한 번도 강요한 적 없었어. 우리는 서로 진심으로 사랑했어. 하지만 그때는 이런 추문을 받아들이지 않던 시절이었지.”송재이는 마음이 복잡했다. 이렇게까지 혼란스러운 감정은 처음이었다.그녀는 이렇게나 갑작스러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아빠, 그럼 대체 왜 일찍 말씀해 주지 않으신 거예요? 왜 그동안 숨기고 계셨던 거예요?”도경욱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송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654화 마지막 만남

    박정후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다소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 듯한 눈빛으로 박윤찬을 보았다.“그때 내가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어. 아주 똑똑하고 예쁘고 착한 사람이었지. 나한테 아주 특별한 사람이기도 했어. 하지만 어머니가... 어머니가 우리 사이를 반대하셨어.”박윤찬은 미간을 찌푸렸다.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어머니가 왜 반대하셨는데? 어머니는 아무 이유도 없이 그러실 분이 아니잖아.”박정후가 대답했다.“처음엔 나도 이해하지 못했어. 그때의 난 분명 어머니가 그 여자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었지. 또 어쩌면 내가 사랑놀이에 푹 빠져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을까 봐 걱정하시는 건 줄 알았어.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전혀 아니었어.”박윤찬은 초조하게 한숨을 내쉬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어머니가 아무 이유도 없이 반대하실 분은 아니야.”박정후의 낮게 깔린 목소리에선 슬픔이 느껴졌다.“그 여자는 성이 임 씨였어. 임씨 가문은 우리 성씨 가문과 오래전부터 원한이 있었지. 이 원한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거라 저주와도 같은 것이었어. 두 가문의 후대에도 아주 큰 영향을 주고 있어.”박윤찬은 놀란 모습이었다.“난 임씨 가문에 대해 들어본 적 단 한 번도 없었어. 어머니도 나한테 한 번도 말씀하신 적 없었다고.”박정후가 말했다.“어머니는 이 원한이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길 바라셨던 거야. 하지만 사실상 잊히지 않았지. 임씨 가문과 성씨 가문은 지난 세대에서도 심각한 충돌이 있었어. 두 가문은 사업 경쟁을 벌이다가 더 틀어지게 되었지.”박윤찬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사업 경쟁이라니? 그게 언제 일인데 아직도 신경 쓰고 있다는 거야?”“그래, 하지만 지난번 경쟁에서 임씨 가문은 파산당하게 되었지. 그 가문 어르신도 결국 그때 세상을 뜨게 되신 거야. 임씨 가문에서는 우리 성씨 가문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을 벌여 그런 비극을 만든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박윤찬은 한참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러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653화 떠난 이유

    박정후는 시선을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더니 생각에 잠겨 버렸다.그는 나직하게 말했다.“제가 멀리 떠나기로 결정한 건 저와 윤찬이 사이에... 오해가 있기 때문이에요. 저랑 윤찬이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전 제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윤찬이 곁을 떠났죠. 하지만 혈연관계는 영원히 끊을 수 없는 거잖아요.”묵묵히 박정후가 하는 얘기를 듣고 있던 송재이는 박정후의 안타까움과 죄책감을 고스란히 느꼈다.송재이가 말했다.“가족 사이에 확실히 갈등이 생길 수도 있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서로 항상 응원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이죠.”설영준은 진지한 얼굴로 박정후를 보았다.“정후 씨는 정의를 위해, 동생을 위해 이미 많은 것을 했으니 윤찬 씨도 이해해줄 거예요.”장주영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정후 씨가 한 모든 것을 박윤찬 씨가 알게 된다면 분명 아주 자랑스러워할 거예요.”박정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고개를 돌려 확고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들을 보았다.“그랬으면 좋겠네요. 이번에 돌아온 것도 윤찬이에게 뭐라도 도움이 되어주고 싶어서였어요. 그리고 윤찬이와 화해할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네요.”그들을 도와준 정체 모를 인물은 바로 박정후였다.그는 마음이 너무도 복잡했다.이번 일로 동생과 무너진 관계를 회복하고 다시 화목하게 지내고 싶었다.박정후가 말했다.“관계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전 기다릴 수 있어요. 윤찬이가 저한테 기회만 준다면 형으로서 책임을 다할 거예요.”그는 확고한 눈빛으로 말했다. 박윤찬과의 거리감을 하루아침에 줄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다시 창밖을 보았다. 꼭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를 찾는 듯한 모습이었다.“전 반드시 윤찬이한테 찾아가야 해요.”박정후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윤찬이가 저를 만나고 싶어 하든 말든 상관없이 알려주고 싶어요. 전 단 한순간도 윤찬이를 포기한 적 없다고 말이에요.”송재이는 박정후의 손을 잡아

  • 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   제652화 그의 정체

    설영준과 송재이는 서도재의 비웃음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빠르게 방 안의 상황을 살펴본 뒤 도망칠 길이나 반격할 기회가 없는지 파악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은 조용히 숨어서 행동을 개시하려고 했다.설영준은 차갑게 피식 웃었다.“서도재, 이러면 네가 정말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네가 저지른 범죄는 이미 전부 드러났어. 밖엔 경찰들이 깔려 있다고.”서도재의 웃음이 사라지고 표정이 굳어졌지만 빠르게 다시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경찰이 깔려 있다고? 넌 내가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거로 보이나 봐? 이 아지트는 아주 단단하게 만들었거든. 너희들은 도망칠 수 없어.”송재이는 설영준이 방 한구석에 있는 창문에 힐끗 본 것을 발견하곤 바로 그의 의도를 눈치챘다.그녀는 일부러 서도재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그럼 우린 여기서 그쪽과 시간을 끌 수밖에 없겠네요. 그쪽 아지트가 먼저 무너질지 아니면 밖에 경찰들이 먼저 쓰러지게 될지 한 번 지켜보자고요.”서도재는 손을 들어 올리며 부하들에게 준비하라는 사인을 보냈다. 하지만 이때 방 안의 불빛이 꺼지더니 어둠이 내려앉았다.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은 확성기로 말했다.“꼼짝 마!”설영준과 송재이는 어둠 속에서 빠르게 창문이 있는 쪽으로 움직였다.설영준은 있는 힘껏 발로 창문을 깨버렸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바깥엔 이미 에어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서도재는 갑자기 어두워진 주위에 당황스러워하면서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불빛이 다시 켜졌을 땐 설영준과 송재이는 이미 사라졌다.그는 잔뜩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쫓아가! 반드시 두 사람 내 앞에 잡아 와!”그러나 서도재의 부하들이 아지트에서 나가자마자 이미 밖을 포위하고 있는 경찰들을 발견하게 되었다.알고 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이 미리 익명으로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경찰은 확성기로 말했다.“안에 있는 사람 모두 들으세요. 당신들은 포위되었습니다. 당장 손에 든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세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