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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어색

설영준은 서재 의자에 깊이 몸을 기대어 책상 위를 무의식적으로 두드리며 불안과 초조함에 휩싸여 있었다.

설영준은 다시 한번 송재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아무도 받지 않았다.

홀로 남겨졌다는 생각이 설영준의 가슴을 점점 더 짓눌렀다.

마치 출구 없는 미로 속에서 끝없이 헤매는 기분이었다.

문득, 설영준의 머릿속에 송재이의 친구 박윤찬이 떠올랐다. 어쩌면 박윤찬이 송재이의 행방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히 박윤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대답 대신 냉랭한 음성 안내만이 흘러나왔다.

설영준의 마음은 더 혼란스러워졌고 어리석은 의심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혹시 송재이와 윤찬 씨가 함께 있는 건 아닐까?’

그 순간,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울렸다.

설영준은 고개를 들었고 문가에 서 있는 소연아가 보였다. 소연아의 눈에는 기대와 걱정이 담겨 있었다.

“영준 씨가 뭔가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괜찮다면, 저와 함께 밖에 나가서 잠시 산책하며 식사라도 할까요? 환경을 바꾸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지도 몰라요.”

소연아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묘한 설득력이 있었다.

처음엔 거절하려던 설영준은 송재이와 박윤찬이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이 떠오르며 자신도 모르게 질투가 밀려왔다.

설영준은 지금 뭔가 핑계가 필요했다. 어쩌면 소연아의 초대가 그에게 잠시 마음을 달랠 기회를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알겠어요, 연아 씨. 초대해 줘서 고마워요.”

설영준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

소연아의 눈에 잠깐 기쁨이 번졌다. 설영준이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소연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잘됐네요. 그럼 가요.”

두 사람은 함께 서재를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

오서희는 그들이 함께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안도하며 미소를 지었다.

오서희는 말없이 따뜻한 눈길로 그들을 배웅했다.

가는 길 내내 소연아는 여러 대화를 시도했으나 설영준의 대답은 늘 짧고 무미건조했다. 설영준의 마음은 이미 여기에 없었다.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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