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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소연아

같은 시간에 설영준 역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었다.

마치 빠져나올 수 없는 장막처럼 밤의 어둠은 설영준의 마음을 무겁게 감싸고 있었다.

설영준의 머릿속은 얽힌 실타래처럼 복잡했고 그 실마리는 도무지 풀리지 않았다.

새벽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잠이 들었지만, 그 잠은 얕았고 꿈은 희미한 화면과 간헐적 대화들로 뒤섞여 있었다.

아침이 되어 문밖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에 설영준은 잠에서 깼다. 그 소리는 문틈을 타고 설영준의 꿈속에 스며들었고 설영준을 혼란스러운 잠에서 서서히 현실로 끌어냈다.

설영준은 어리둥절한 채 머리를 쓰다듬으며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흐릿한 눈을 비볐다.

세수하고 나서 설영준은 문을 열고 계단을 따라 거실로 내려갔다.

거실에서는 한 여자가 오서희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깔끔한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움직일 때마다 치맛자락이 부드럽게 흔들렸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폭포처럼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고 햇빛 아래에서 은은한 금빛으로 빛났다.

그녀의 눈은 밝고 깊었으며 마치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듯했다. 입가에는 온화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지만, 친근한 속에 일정한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

오서희는 설영준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반갑게 손짓하며 설영준을 대화에 참여시켰다.

설영준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예의상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소연아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설영준은 예의상 소연아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소연아 씨, 안녕하세요. 저는 설영준입니다.”

소연아의 손은 따뜻하고 힘이 느껴졌지만, 소연아의 열정은 설영준의 마음에 닿지 않았다.

설영준의 마음은 여전히 송재이에게 머물러 있었고 오서희의 이런 만남 주선에 대해 설영준은 설명할 수 없는 거부감을 느꼈다.

오서희는 설영준의 반응을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해서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애썼다.

오서희는 설영준의 냉담한 태도를 눈치채지 못한 채 소연아를 칭찬하며 말했다.

“소연아 씨는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아주 유능해. 자신이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도 있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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