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87화 회피

송재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물이 저절로 흘러 베개를 적셨다.

그러자 설영준은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돌려 마주 보게 했다.

이마를 잔뜩 찌푸린 채 목소리마저 조금 무게감이 있었다.

“송재이, 왜 울고 있어?”

송재이는 눈물을 머금은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 남자가 밖에서 다른 여자들과 즐기는데 난 울 자격도 없다는 거야?”

순간 설영준은 심장이 덜컹했다.

그는 박윤찬이 송재이를 바라볼 때의 그 애정이 어린 눈빛을 떠올렸다. 그 눈빛은 자신 앞에서도 숨김이 없었고 그때마다 질투가 피어올랐다.

복잡한 감정이 설영준의 마음을 휘감았다. 송재이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단지 춤춘 것뿐인데 이렇게 심하게 반응할 일이야?”

설영준의 목소리에는 냉소가 담겼다. 자신의 불안감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송재이는 더욱 크게 울었고 목소리도 떨렸다.

“그게 단지 춤춘 거라고? 그 여자들이 영준 씨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얼굴이 굳어진 채 설영준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여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설영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는 일부러 냉담하게 굴어 송재이에게 자신이 느꼈던 질투와 불안을 느끼게 하려는 듯했다.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요동쳤고 박윤찬에 대한 질투와 송재이에 대한 깊은 애정이 얽혀 있었다.

송재이는 그의 말을 듣고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떨리는 목소리에서마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영준 씨, 난 영준 씨가 나를 이해하고 나를 믿는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이렇게 날 몰아붙이다니... 우리 관계가 이것밖에 안 되는 거였어?”

설영준은 자신에 송재이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걸 알았지만 자존심과 질투 때문에 쉽게 고개를 숙일 수 없었다.

고통스러운 눈빛이 스쳐 지나갔지만 곧 그는 다시 냉담한 표정을 되찾았다.

“널 믿지 않는 게 아니야. 그냥...”

그는 말을 끝내지 못했다.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