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74화 파리 여행

도경욱과 송재이는 차에서 내려 캐리어를 들고 공항으로 들어갔다. 느긋하게 걷던 송재이는 설영준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심호흡한 뒤에야 받았다.

“영준 씨, 안 그래도 전화하려고 했어. 아빠가 파리 출장 가는데 나도 바람 쐬러 같이 가려고 공항에 왔어.”

설영준은 침묵하더니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갑자기 파리라니... 재이야, 우리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이겨내기로 했잖아.”

송재이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영준 씨, 며칠 후면 돌아올 거야. 내가 피곤해 보였는지 아빠가 같이 가서 좀 쉬다가 오자고 하더라고.”

설영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아저씨의 마음은 알지만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래. 내가 어떻게 당신 혼자 해외로 보내?”

송재이는 피식 웃었다.

“영준 씨, 나 괜찮아. 아빠도 있고 아빠랑 일하시는 분들도 같이 가거든.”

설영준은 멈칫하더니 말을 이었다.

“알아, 아는데... 그냥 당신이 걱정돼.”

설영준은 송재이와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이 아기를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었기에 갑자기 해외로 놀러 간다는 말이 달갑지 않았다.

설영준이 투정을 부리려 할 때, 도경욱이 전화를 건네받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영준아, 나야. 네가 재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내가 곁에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여행 간 김에 푹 쉬다가 오면 두 사람한테도 좋을 거야.”

설영준은 도경욱의 목소리를 듣더니 공손하게 대답했다.

“아저씨,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재이한테 도움이 된다면 저야 너무 좋죠.”

도경욱이 미소를 지었다.

“이해해 줘서 고마워. 영준아, 재이랑 돌아가면 연락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전화를 끊은 뒤, 설영준은 만감이 교차했다. 송재이가 걱정되었지만 지나친 관심은 곧 집착이 되는 법이었다. 도경욱의 말대로 송재이가 여행하면서 기분이 나아지면 두 사람한테도 좋지만 설영준은 서운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파리에 있는 동안 송재이와 도경욱은 경치 좋은 곳을 둘러보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