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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미묘한 관계

그 시각 설영준은 비행기의 일등석에 앉아 있었다. 창밖의 두터운 구름층은 마치 그의 가슴 위에 얹힌 무거운 돌처럼 느껴졌다.

설영준은 손에 든 핸드폰을 내려다보았다. 화면에서는 바로 얼마 전 문예슬이 보낸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영상 속에서 박윤찬이 송재이를 얼마나 신경 쓰고 걱정하는지가 너무도 뚜렷이 드러났다. 하나하나의 세세한 행동들이 설영준에게 박윤찬이 여전히 송재이에 대한 마음을 놓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있었다.

때문에 설영준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류지안이 송재이 곁에 있어 준다면 박윤찬의 영향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거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송재이에게는 여성 친구의 위로가 큰 힘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영상 속 박윤찬의 시선과 다정한 행동들, 그 모든 것이 설영준에게 위협으로 다가왔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지금은 약한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니라는 것을 설영준은 잘 알고 있었다. 송재이는 지금 그의 강인함과 지지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의 이성적이고 자제력 있는 모습으로도 마음속에 피어오르는 질투와 불안을 완전히 억누를 수는 없었다.

설영준은 다시 한번 그 영상을 재생하며 박윤찬이 송재이에 대해 가진 감정의 깊이를 찾으려 애썼다.

이런 행동이 지나치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스스로를 멈출 수 없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송재이를 믿어야 한다는 작은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그들 사이의 신뢰를 놓지 말아야 한다고.

비행기가 가볍게 흔들리자 설영준은 그제야 생각에서 벗어나 핸드폰 화면을 끄고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안 돼. 냉철한 정신을 유지해야 해.’

남도에 도착하면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었다. 송재이의 병세, 박윤찬의 마음, 그리고 문예슬의 의도까지 설영준이 마주해야 할 문제들은 많았다.

눈을 다시 떴을 때, 그의 눈빛은 다시금 결의와 냉정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

남도의 병원에서 송재이는 류지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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