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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질투하다

이때 도경욱이 입을 열었다.

“카를로스 씨, 이것도 인연인데 재이랑 같이 사진 한 장 찍어줄까요? 파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게 너무 신기해서요.”

카를로스는 환한 미소를 짓더니 송재이를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송재이 씨와 다시 만나게 되어 영광이에요. 낭만의 도시 파이에서 사진 한 장 남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송재이는 예상치 못한 제안에 당황했지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사진 찍어요.”

도경욱은 휴대폰을 꺼냈고 카를로스와 송재이 앞에서 왔다 갔다 하며 말했다.

“자, 여기 보세요. 두 사람 좀 더 붙어 서고 웃어볼게요! 지금 표정 아주 좋아요.”

송재이와 카를로스는 어깨가 닿을 만큼 가까이 섰고 두 사람은 카메라를 보며 웃었다. 도경욱은 이 아름다운 장면을 찍었고 이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내려고 마음먹었다.

“사진 잘 나왔네. 재이야, 아빠 잘 찍었지?”

송재이는 휴대폰을 건네받고는 사진을 보더니 밝게 웃었다.

“역시 우리 아빠는 최고예요. 고마워요, 아빠!”

도경욱은 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설영준만 볼 수 있게 설정해 두었다. 오묘한 심리 게임이 시작되었다. 바다 건너편의 설영준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고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설영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사진 속에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재이가 또 카를로스랑 마주쳤다고?’

두 사람은 친구가 아닌 더 깊은 관계처럼 보였고 애틋한 분위기에 질투 난 설영준은 불안한지 손가락으로 책상을 툭툭 두드렸다. 설영준은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고 안절부절못했다.

설영준은 솟구쳐 오르는 감정을 간신히 억눌렀고 고민 끝에 송재이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상황인지 물어보고 싶었다. 연결음이 몇 번 울리고 난 뒤, 송재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준 씨, 무슨 일로 전화했어? 나 지금 밖에서 재밌게 놀고 있거든.”

설영준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재이야, 요즘 잘 지내? 파리 음식은 입에 맞고?”

송재이는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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