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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사랑해서 보내주는 거야

송재이는 절망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머리가 지끈했다. 하지만 설영준이 설씨 가문 독자로서 가문의 기대와 책임을 혼자 짊어졌다는 것을 송재이는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설영준의 미래는 가문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었고 오로지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할 수 없었다.

카페를 나선 송재이는 넋이 나간 채 방황했고 찻길로 걸어가다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던 택시에 치일 뻔했다. 아찔한 순간 송재이를 인도로 끌어준 건 다름 아닌 이원희였다.

이원희는 송재이와 친하게 지내면서 관심해 주고 친절을 베풀었다. 이원희는 낯빛이 창백하고 초점을 잃은 송재이를 부축하며 다급히 물었다.

“재이 씨, 왜 위험하게 이러고 있었어요!”

송재이는 입만 뻐끔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아봤지만 결국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이원희는 조심스럽게 송재이의 손을 잡고는 근처 백화점으로 들어가서 조용한 곳을 찾아 앉았다.

이원희가 송재이에게 따뜻한 차를 건네며 어깨를 토닥여 주었고 겨우 진정한 송재이가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원희 씨, 저... 영준 씨를 보내줘야 할 것 같아요.”

이원희는 적잖이 놀랐고 보내준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눈치챘다. 그러고는 잔뜩 움츠러든 송재이를 다독이며 부드럽게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천천히 얘기해 봐요.”

송재이는 오서희와 나누었던 대화 내용과 자신의 고민을 전부 알려주었다. 설영준이 책임져야 할 것들, 이 감정의 깊이 그리고 난처한 입장까지 모조리 말하자 이원희는 송재이를 꼭 안아주며 위로해 주었다.

때때로 인생의 중요한 선택은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 수 없기에 이원희는 송재이를 격려해 주고 응원해 줄 수밖에 없었다. 이원희는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난 재이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영준 씨를 많이 사랑하는 건 알지만 재이 씨를 더 사랑해 줘요. 사랑해서 보내준다는 말도 있잖아요.”

송재이가 눈시울을 붉히더니 이원희의 손을 꼭 잡은 채 고개를 끄덕였고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씩 풀려갔다. 송재이는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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