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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여자때문에 우울했다

설영준은 하루 종일 우울함에 잠겨 있었다.

퇴근 후, 설영준은 곧바로 집으로 향하지 않고 오랜만에 헬스 복싱 장으로 차를 돌렸다.

복싱장 사장은 설영준의 학교 선배였다. 설영준이 도착했을 때 사장은 자리에 없었다.

그러나 카운터에 있던 여직원은 설영준을 알아보았고 오랜만에 설영준의 방문에 조금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설영준은 이곳의 VIP 회원이었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그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그날 저녁, 복싱 장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중 쿤이라는 트레이너는 예전에 설영준과 자주 복싱을 함께했던 인물이었다.

“영준 씨, 오랜만입니다.”

쿤은 설영준을 보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가까이 다가가 그의 굳은 얼굴을 보자마자 설영준의 기분이 좋지 않음을 바로 눈치 챘다.

“누가 당신을 건드렸나요?”

설영준은 쿤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설영준은 직접적인 대답 대신 말했다.

“오늘은 그냥 복싱을 하고 싶어요.”

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설영준이 원래 말수가 적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는 것을 말이다.

쿤은 더 묻지 않고 설영준을 복싱 샌드백 구역으로 안내했다.

쿤이 물었다.

“편하게 하세요. 같이 연습할까요?”

설영준은 고개를 저었다. 설영준이 원하는 것은 스파링 상대가 아니라 복싱을 통해 마음속의 울분을 쏟아 내는 것이었다.

설영준은 샌드백 앞에 서서 간단히 몸을 풀고 갑자기 강한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렸다. 쿵하는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쿤은 조용히 옆에서 지켜보았다.

설영준의 동작은 점점 빨라졌고 힘도 강해졌다. 설영준의 매 펀치마다 샌드백이 흔들리며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마치 모든 불만과 분노를 주먹에 실어 내는 듯했다.

설영준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고 설영준의 호흡은 점점 거칠어졌지만 멈출 생각은 없었다.

설영준의 머릿속에는 송재이와의 기억들이 끊임없이 떠올랐고 그때마다 설영준의 마음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박히는 듯했다.

“영준 씨, 잠시 쉬는 게 어때요?”

쿤이 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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