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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궤변

송재이가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왔다.

설영준과 문성호가 창가에 서서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비록 두 사람의 목소리가 높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유난히 경직되어 보였다.

설영준은 계단을 등지고 서서 문성호와의 대화에 몰입한 것 같았다.

그는 낮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문 대표님, 문정 그룹의 계략은 이미 다 눈치챘습니다. 저의 개인 생활에 지장을 주어 상업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는 수법은 너무 저급한 거 아닌가요.”

순간 문성호의 표정이 바뀌었지만,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는 대답했다.

“설 대표,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네요.”

설영준이 냉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뒤에서 수작 부리는 거 제가 모를 거로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재이 씨를 이용해서 저를 억누르려는 유치한 계략은 저한테 안 통합니다. 괜히 헛된 망상 하지 마시고 회사 사업에나 집중하세요.”

말을 마친 설영준이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은 거실을 가로질러 2층 난간 뒤에 있던 송재이에게 향했다.

그는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는 그녀에게 내려오라고 손짓했다.

송재이는 잠깐 멈칫했지만, 계단을 내려가서 설영준 옆에 섰다.

송재이를 본 문성호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그는 송재이가 갑자기 나타날 줄 생각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설영준이 이렇게 눈앞에서 문정그룹의 계략을 들추어낼 줄은 더 생각지 못했다.

문성호는 어제 레스토랑에서 처음 송재이를 보았지만, 괜히 그녀 앞에서 망신당하고 싶지 않아서 모른 체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설영준은 그런 문성호의 난처함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의 시선은 송재이 한 사람에게만 멈춰있었다.

“재이 씨, 깼어요. 이분은 문성호 씨에요. 두 분이 처음 본 사이도 아니니까...”

설영준 옆에 서 있던 송재이는 좀 긴장했다.

설영준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이미 어젯밤 일에 대해서 다 알고 있었다. 송재이는 좀 놀라기도 했지만 동시에 걱정스럽기도 했다.

설영준이 고개를 돌려서 예리한 눈으로 문성호를 보며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문 대표님, 경고 할게요. 비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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