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10화 조작

이 말을 듣자 도경욱은 머뭇거리더니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영준 씨도 알다시피 난 재이를 무척 아끼죠. 하지만 우리 집안이 워낙 관계가 복잡해서 딸아이를 보호해 주려는 마음에 여태껏 모른 척하고 있었어요.”

설영준은 귀를 기울였다. 도경욱의 근심과 걱정이 그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하지만 고집을 꺾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

“도경욱 씨가 무슨 걱정하는지 이해는 하지만 전 재이를 지켜주지 못할 만큼 무능한 사람이 아니에요. 가족의 사랑이 늘 고팠던 만큼 만약 친아버지와 친오빠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무척 기뻐할 거예요.”

도경욱은 침묵을 지켰다. 확신에 찬 설영준의 말투에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도 재이한테 신분을 밝히고 싶어요. 어쨌거나 피는 물보다 진하기에 혈연은 결코 끊을 수 없으니까.”

설영준이 안도하는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서지훈의 일이 마무리되면 부녀가 상봉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할게요.”

도경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작별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순간 설영준의 얼굴에는 온화함이 온데간데없었고, 대신 싸늘함이 감돌았다.

그는 차에 앉아 서지훈을 떠올렸다.

이러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과 과감한 행동력은 필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내 휴대폰을 꺼내 도정원의 번호를 눌렀다.

통화는 곧바로 연결되었다.

설영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도 전무님, 만나서 상의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어요.”

휴대폰 너머로 시원스러운 대답이 들려왔다.

“시간과 장소만 알려주세요. 전 언제든지 다 되니까.”

두 사람은 프라이빗한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도정원은 일찌감치 도착했고, 설영준이 들어서자마자 인사는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설영준은 서지훈의 계략에 대해 낱낱이 공개했다.

도정원의 눈살이 점점 찌푸려졌고, 곧바로 그에게 물었다.

“대책이 있으신가요?”

설영준이 희미한 미소를 짓더니 칼날처럼 예리한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기회에 잊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