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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신분 공개

도경욱은 착잡한 눈빛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때 서지원에게 회중시계를 선물한 적이 있죠. 내가 유일하게 준 물건이기도 해서 우리 둘한테 남다른 의미를 지녔지만 지금은 서지훈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설영준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어떤 회중시계요?”

도경욱이 대답했다.

“젊은 시절 서지원과 함께한 세월이 담긴 징표 같은 물건이죠. 그런데 서지훈이 이를 빌미로 본인의 제안에 동의해야만 돌려주겠다고 하네요.”

설영준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그리고 대답이 들려오기도 전에 도경욱은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 추억에 젖은 얼굴로 회중시계를 가리키며 말했다.

“보이죠? 이거예요.”

이내 시선은 사진으로 향했고, 설영준은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고개를 돌려 도경욱을 바라보았다.

“서지훈이 지금 회중시계를 갖고 있다고 그랬어요? 심지어 이걸 빌미로 협박까지 마다하지 않고?”

그의 말투에서 수상한 낌새를 느낀 도경욱은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맞아요.”

설영준이 피식 웃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경멸과 조롱이 담긴 미소를 지었다.

도경욱은 대체 무슨 상황인지 당최 이해가 안 갔다.

이때, 설영준이 주머니에서 사진 속 시계와 똑같이 생긴 회중시계를 꺼냈다.

이를 보자마자 도경욱의 눈이 번쩍 띄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회중시계를 건네받았는데 마치 세월의 흔적과 서지원의 체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싶었다.

곧이어 눈가가 촉촉해지고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잃어버린 보물을 다시 찾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도무지 진정이 안 되었다.

도경욱은 고개를 들어 착잡한 눈빛으로 설영준을 바라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회중시계가 왜 영준 씨한테 있죠?”

설영준이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이건 송재이가 저한테 준 선물이었어요. 그러다 언제 실수로 한 번 떨어뜨린 적이 있는데 마침 서지훈의 눈에 띈 거죠.”

도경욱은 생각지도 못한 사건의 진상에 어안이 벙벙했다.

“다시 말해서 서지훈이 가진 건 사진뿐이고, 물건은 영준 씨가 지니고 있단 뜻인가요?”

설영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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