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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도발

매장에서 나온 서지훈은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의 번호를 눌렀다.

휴대폰 너머로 연결음이 들리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나이가 지긋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지훈이 나지막이 말했다.

“나야, 서지훈.”

휴대폰을 잡은 도경욱의 손에 힘이 불끈 들어갔고, 가슴 속에 파도가 일렁이는 듯싶었다.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자 의외이면서도 불안했다.

서지훈은 결코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닌 만큼 일거수일투족에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한때 그런 사람의 부하 직원으로서 서지훈을 모시던 시절에 상업계의 잔혹함과 무자비함을 여실히 느낀 적이 있지 않은가?

그동안 겪었던 사사건건 덕분에 비록 이 바닥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았지만 한편으로는 막중한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휴대폰 너머로 여유로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경욱아, 네가 바쁜 건 알지만 어쨌거나 마지막으로 얼굴을 본지 어언 10년이 넘었구나. 오랜만에 같이 식사하면서 회포를 푸는 건 어때?”

도경욱은 몇 초간 침묵을 지키더니 차분하고 침착하게 맞받아쳤다.

“서지훈 씨, 제가 빙빙 돌려서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거 아시잖아요. 본론부터 얘기하시죠? 무슨 일로 절 찾으셨나요?”

서지훈이 피식 웃었다.

“솔직한 건 여전하구나. 그래, 결론부터 얘기해줄게. 최근에 일 보다가 서씨 성을 가진 여자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왠지 너도 관심을 보일 것 같아서 연락했어.”

‘서씨’라는 말을 듣자마자 도경욱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내 머릿속으로 희미한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젊은 시절의 추억과 잊고 싶은 과거들...

결국 저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방금 서씨 성을 가진 여자라고 했나요?”

도경욱의 변화를 단번에 눈치챈 서지훈은 자신의 예상이 들어맞았다는 걸 확신했다.

그리고 뿌듯함이 묻어나는 말투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결코 낯선 여자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도경욱은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연신 심호흡했다.

서지훈이 뜬금없이 이런 말을 꺼내 리가 만무하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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