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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날 너무 믿는 거 아니야?

인터넷에서 이렇게 큰일이 일어났는데도 송재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서도재가 하마터면 연지수에 의해 모함당할 뻔했다는 것조차 전혀 몰랐었다. 무의식 간에 실시간 검색어를 클릭하기 전까지 말이다.

설영준과 연지수의 원나잇 스캔들을 보게 된 송재이가 미간을 조금 찡그렸다.

송재이는 설영준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고 그녀의 마음속 설영준의 이미지는 이러한 표면적인 글과 비디오 클립을 훨씬 능가했다.

그때, 갑자기 울리기 시작한 휴대폰 벨 소리가 그녀의 깊은 생각을 깨뜨렸다.

휴대폰 화면에는 설영준의 이름이 떠 있었다.

송재이는 묵묵히 발신자 명함을 바라보더니 깊게 심호흡을 마치고 전화를 받았다.

“재이야, 뉴스 봤어? 아니다, 당연히 봤겠지.”

설영준의 목소리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피곤하게 들렸다.

송재이는 가볍게 벤치에 기대어 캠퍼스를 오가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래, 봤어. 근데 네 반응이 정말 빠르다는 건 인정해 줘야 할 것 같아.”

송재이의 말투가 조금 가벼워진 것을 눈치챈 것인지 전화 건너편의 설영준도 그제야 비로소 긴장이 풀린 것 같았다.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운 일이라는 건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나와 연지수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야.”

다급히 해명하는 설영준의 목소리에 송재이는 방긋 웃으며 답해줬다.

“나도 알아. 설영준, 난 무조건 당신 믿어.”

송재인의 말을 듣자 마음속을 짓누르고 있던 무거운 돌을 마침내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은은한 상실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전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조금 주저하며 물었다.

“자기야, 정말 조금도 질투하지 않은 거야? 그런 뉴스를 보고도 자기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어?”

뜻밖의 말에 송재인은 가볍게 웃기 시작하더니 웃음기가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영준 씨, 지금 설마 날 시험하고 있는 거야? 아니면 내 질투심으로 네 허영심을 만족시키기를 원하는 거야?”

송재이의 놀림에 설영준은 조금 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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