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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서경철은 사무실 책상 뒤에 앉아 경건한 눈빛으로 차분히 입을 열었다.

“지훈아, 네 행동은 이미 회사의 윤리 준칙과 비즈니스 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했어. 자네 행동은 회사의 이익을 해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신용도 저버렸다고. 회사의 설립자 중 한 사람으로서 난 회사의 미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해.”

그러자 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따져 물었다.

“비즈니스 윤리? 이건 그냥 네가 오버하는 거고. 우리는 단지 원가를 낮추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랬을 뿐이라고. 게다가 이런 일은 업계에 비일비재한데 왜 그렇게 옹졸하게 굴어?”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서지훈에 설경철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서지훈에게 다가가 맑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서지훈, 넌 이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신용과 성실은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야. 그러니 이 원칙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거다. 그리고 네 행동은 이미 회사법 중 이사와 임원의 충실한 의무에 관한 조항을 위반했으니 난 너에게 회사를 떠날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지.”

서지훈은 안색이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고 이를 뿌득뿌득 갈며 입을 열었다.

“그래. 하지만 날 내쫓는 건 네 오른팔을 부러뜨리는 거나 마찬가지일 텐데. 내가 떠난 뒤, 네가 어떻게 회사의 운영을 유지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거야.”

“회사의 이익은 그 무엇보다 큰 법이지. 그러니 난 자네 빈자리를 채울 더 적합한 사람을 찾을 거야. 서지훈, 이번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고 앞으로 컴플라이언스 경영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랄게.”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은 듯 평화롭기만 한 설경철의 말투에 서지훈은 울화가 치밀어 올라 곧바로 설경철의 사무실을 떠났다.

물론 나중에 두 사람 모두 화해의 기회를 찾았지만 당시의 그 가시는 늘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어 놓았다.

특히 설경철은 당시 서지훈의 약점을 손에 쥐고 있기에 이후 서지훈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설경철은 신용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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