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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그녀에게 여지를 주며 괴롭히다

그 말에 송재이가 멈칫하더니 물잔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차갑게 문예슬을 바라봤다.

“네 연애에 내가 괜찮은 의견을 줬다면, 나 또한 지금쯤 솔로가 아니지 않을까?”

그 말에 문예슬은 말문이 막혔다.

문예슬은 송재이의 웃음기 없이 날카롭고 직설적인 모습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녀는 다시 미소를 머금으며 송재이의 옆에 앉았다.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왜 안 물어봐?”

송재이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아 천천히 물을 들이켰다.

그녀가 전혀 대꾸하지 않으니 문예슬은 본인 입으로 이어서 답했다.

“나 설영준 씨랑 잘해보려고.”

문예슬이 말했다.

“너도 알다시피 나 일찍 이부터 설영준 씨 좋아했잖아. 단지 예전에 너랑 그 사람... 하지만 지금은 너희 이미 헤어졌잖아? 내 주변에는 나랑 맞는 남자도 없고 우리 집에서도 내가 빨리 결혼하길 바라고 있어. 근데 난 그 사람 아니면 결혼할 생각이 없거든! 물론 설영준 씨가 여전히 너랑 만나고 있다면 나도 그사이 깰 마음은 없어. 굳이 친구의 남자를 뺏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거든...”

그녀가 구구절절 길게 말했지만, 그 말뜻인즉, 지금 송재이와 설영준이 아무런 사이도 아니니, 그녀가 당당하게 설영준을 꼬실 거라는 뜻이었다.

이윽고 송재이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그녀에게 말했다.

“이미 너 스스로 그 사람으로 결정을 했으면서, 굳이 내 의견은 왜 필요한데? 만약 내 의견이 그 사람과 관련해서 유용한 의견이었다면, 나랑 설영준 씨가 왜 굳이 헤어졌겠어?”

사실 의견을 들으려 한다는 건 거짓이었고, 송재이를 도발하려는 게 문예슬의 진심이었다.

하지만 송재이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고, 표정 또한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문예슬은 속으로 화가 났다.

그녀는 송재이가 그 말을 듣고 안색이 변하며, 자신에게 따질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반응이 이렇게 덤덤할 줄이야!

그 행동은 오히려 문예슬을 한동안 말문이 막히게 했다.

…...

문예슬은 송재이가 모르는 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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