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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끌려다니다

송재이는 순간 넋을 잃었고, 대체 언제를 얘기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설영준이 입술을 꽉 깨물었고, 눈빛이 점차 싸늘하게 식어갔다.

곧이어 설도영이 화장실에서 돌아왔고,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아이스크림 2개도 챙겼다.

어차피 형은 단 거 안 좋아하기에 일부러 2개만 샀다.

하지만 테이블에 내려놓자마자 설영준에게 빼앗겼다.

“재이는 못 먹어.”

영문을 알 수 없는 설도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송재이는 미소를 쥐어짜 냈다.

“응, 차가운 거 먹으면 안 돼.”

이내 말을 마치고 몰래 설영준의 눈치를 살폈다.

아직도 생리 터진 걸 기억하고 있다니, 어제 일을 떠올리자 그녀의 얼굴이 저도 모르게 화끈 달아올랐다.

이때, 설영준의 시선도 그녀를 향했다.

그리고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

“그날, 호텔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아직도 나한테 화났냐고.”

물을 마시던 송재이는 자칫 뿜을 뻔했고, 무의식중으로 설도영을 바라보았다.

지금 애 앞에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비록 16살이 되었지만 어디까지나 미성년자이지 않은가?

설도영은 여전히 멀뚱멀뚱한 얼굴로 아이스크림만 열심히 먹고 있었다.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송재이는 재빨리 시선을 옮겼고, 곧이어 매서운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호텔 뭐? 이미 잊었어.”

“그렇다면 화가 풀린 건가?”

설영준은 당황한 그녀가 안중에도 없는 듯 말을 이어갔다.

“지난번 박윤찬이 남도에 갔을 때 너랑 밥 먹다가 눈이 빨개진 걸 보고 전날에 분명 울었다고 확신하더니 나 때문이라고 생각했나 봐. 그래서 경주에 돌아오자마자 찾아와서 막 따졌다니까?”

그는 송재이의 반응이 궁금한 나머지 일부러 한껏 부풀려서 말했다.

송재이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비록 말투는 시종일관 무덤덤했고, 감정 기복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웃는 둥 마는 둥 하는 표정은 은근히 비꼬는 것 같기도 했다.

이내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너한테 따졌다고?”

“응. 박윤찬이... 의리가 꽤 있나 봐.”

그는 일부러 뜸을 들이며 말했고, 어떤 표현을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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