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7화 믿거나 말거나

교장은 그제야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입을 열었다.

“대표님, 송 선생과...”

“들어가서 얘기하시죠.”

설영준은 교장실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문까지 닫았다.

사실 오늘 다음 시즌 광고 투자 건 때문에 학교를 찾았는데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인 만큼 교장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설영준이 아무렇지 않게 마침 근처에 있으니 그냥 운전해서 오겠다고 했다.

설영준은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단 몇 마디로 화제를 돌렸다.

방금 밖에서 송재이와 있었던 해프닝은 그다지 언급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

교장도 잡담을 즐기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설영준이 대충 넘어가려는 의도를 눈치채고는 딱히 캐묻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한 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누었다.

설영준은 때로 무심해 보이지만 일에 관해서는 끊고 맺음이 확실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교장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다행히 전체적인 협상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만큼 설영준이 교장의 체면을 세워줬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협상 도중에 교장이 물을 따르러 일어나자 무심코 고개를 돌린 설영준의 시야에 책상 위에 놓인 교환 학생 제안서 더미가 들어왔다.

이내 한 장을 집어 들고 대충 훑어보았다.

교장이 설영준의 앞에 물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번에 우리 학교에도 정원이 몇 명 있는데... 참, 송 선생한테도 추천해줬어요.”

제안서를 뒤적이던 남자의 손이 우뚝 멈췄다.

“누구?”

“송재이 선생이요.”

교장이 싱글벙글 웃었다.

“이미 동의했고, 유학하는데 관심이 많다고 하네요.”

설영준의 눈살이 저도 모르게 찌푸려졌고, 이마에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다.

이미 동의했다니?

“언제 동의했는데요?”

설영준이 싸늘하게 물었다.

상대방의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사실을 눈치챈 교장은 조심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오... 오늘이요.”

즉, 방금 그녀를 만났을 때 이미 교장에게 유학 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자신한테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언제까지요?”

설영준이 다시 물었다.

“6개월이요.”

이내 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