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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쌀쌀맞은 태도

이날 박윤찬은 마침 로펌에 있었다.

송재이와 전화한 지 1시간도 채 안 돼 그녀가 로펌으로 찾아왔다.

박윤찬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크고 작은 쇼핑백을 한가득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그녀를 보며 박윤찬이 물었다.

“아니... 뭘 이렇게 많이 사 왔어요?”

송재이는 방긋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 그의 책상 위에 물건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하나둘씩 꺼내기 시작했다.

“이 셔츠랑 재떨이는 윤찬 씨 거고 가죽 지갑은 도영이 거예요. 나중에 도영이 만나거든 잊지 말고 전해줘요.”

박윤찬은 그녀가 머리를 숙이고 물건을 꺼내는 모습을 보더니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그녀를 만나서 반가운 것도 있고 챙겨온 선물 중에 본인 것도 있어서 너무 기뻤다.

“설영준 씨 거는요? 직접 전해주게요?”

박윤찬이 무심코 물었다.

이에 송재이가 손을 움찔거리며 대답했다.

“안 샀어요. 그 사람은 뭐가 부족하겠어요?”

박윤찬은 멍하니 넋 놓고 말았다.

“영준 씨 선물은 아무것도 없다고요?”

“필요한 것도 없잖아요 영준 씨는...”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사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

설영준이 문 앞에 떡하니 서서 그녀에게 물었다.

“내가 필요한 게 있는지 없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송재이는 화들짝 놀랐다.

‘이 인간이 여길 왜 왔지?’

그녀의 놀란 두 눈을 본 설영준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송재이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책상 위에 놓인 한 무더기 선물을 쭉 둘러보았다.

송재이는 이 선물들을 가지런히 배열해놓았다.

그도 방금 문밖에서 그녀가 한 말을 다 들었다.

설영준을 위해 준비한 선물은 없었다.

‘아주 잘났어 송재이!’

“내 약은 어디 있어?”

설영준이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송재이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정신을 다잡았다.

“아 그건 원래 영준 씨한테 부치려다가 나중에 까먹었어. 올 때 함께 챙겨오려고 했는데 룸메가 요즘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해서 그냥 줬어.”

송재이는 아무렇지 않게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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